삶을 뒤돌아 보며
삶을 뒤돌아 보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8.0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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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경희/금산 리라어린이집 원장
봄이면 피는 꽃이 가을에 피고 가을에 피는 꽃이 하얀 눈 내리는 시기에 피고 단풍이 가을엔 제대로 물들지 않는 그런 세상이 되어버렸다. 계절마다 어울리는 이미지가 있는데 우리들은 세상을 너무 함부로 대하다보니 자연이 복수라도 하는 듯하다. 나무나 꽃이 계절과 시기에 맞게 변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자연이 자연스럽지 않으니 이제야 사람들은 불안해 한다.
나 자신 역시 일에만 온갖 열정을 쏟아 부으며 앞만 보고 달려가다 문득 뒤를 돌아보면서 누군가가 또 다시 그 길을 가라고 하면 못갈 것 같은 아니 가지 않을 인생의 한자락이었다.
30대 초반에 진주시 어린이집 1호를 개원하며 꿈 많았던 시절이 그럭저럭 20년 문턱에 왔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콘크리트 속에서 머무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자연 속에 자연과 함께 마음이 예쁜 아이들로 키우고 싶은 욕심에, 언젠가는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유아교육기관을 꼭 만들어야 겠다고 혼자 다짐하며 먼 길을 나만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달렸다.
그 약속을 위해 달리다 보니 사람과 사람 속에서 생기는 피로감 또한 함께하지 않으면 지나갈 수 없는 길목이었다. 그 인생행로 속에 생기는 피로감은 사람에 의해서 생기고 사람에 의해서 아름답게 회복시켜주기도 한다.
우리에게 더 큰 행복을 꿈꾸게 하는 것 역시 사람밖에 없다. 수많은 경쟁 사회 속에서 견주어야 하고 밀어내고 이겨야 하고 얻어야 하는 순간이 반복 되면서 애초의 자신과 너무 멀어져 버린 것 같다.
귀찮다는 이유로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미루고 소홀히 하다보면 정작 소중한 것을 할 기회가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주변의 모든 것에 미안할 뿐이다. 가족과 사랑 우정 같은 것들이 당장 급한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하찮은 일도 아니다. 모두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히 여겨야 할 가치들이다. 빨리 가는 데는 소용없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오랫동안 멀리 가려면 반드시 챙겨야 할 것들이 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직원회의 때 많이 사용하는 ‘언젠가 할 일이면 지금하고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면 내가 하고 어차피 할 일이면 즐기면서 하자’라는 문구를 생각하며 그렇게 우리가 모두 지금보다 서로에게 힘이 되고 그로 인해 자신의 능력을 행복하게 발휘하며 더 좋은 내일이 함께 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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