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안 가르친 죄의 댓가는 무섭다
인간을 안 가르친 죄의 댓가는 무섭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10.0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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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수행자들에게는 현실의 고통을 벗어나 살맛나는 세상을 실현해야하는 중차대한 행원(行願)이 있다. 파사현정(破邪顯正)의 의무와 책임도 있고, 민중을 교화하고 인재를 양성해야하는 임무도 지니고 있다. 수행자들은 날마다 각양각색의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아가고 있다. 슬픔에 잠긴 사람, 사업에 실패한사람, 갈등으로 고민 하는 사람, 노동자, 정치인, 학자, 어린이와 노인까지 함께 호흡하며 살아간다. 상담 시에는 마음을 비우고, 움켜쥔 것을 놓고, 자신을 낮추는 자세만이 괴로움에서 해방되는 길임을 일러주기도 한다.

지난날을 되돌아보아 잘못 걸어온 길이면 즉각 궤도를 수정하고 옳은 길이면 흔들리지 말고 더욱 힘차게 나가도록 격려도 해준다. 우리는 거대한 대한민국이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태어나 여러 갈래로 나누어진 가지들이다. 이쪽가지가 밉다하여 제초제를 뿌리면 나머지가지도 성할 수가 없다. 어느 한쪽도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동반자임을 명심하도록 하자.

남의 인권이나 남의 자리를 침해하면 반드시 불행이 온다. 행복한나라를 건설하려면 서로를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면서 공동선을 향하여 필사적인 노력을 경주하여야 한다.

살기가편해저서 평균 수명이 늘어난 것은 좋은 일이지만, 노인문제가 심각하다. 자식들은 서로 늙은 부모 모시기를 싫어한다. 원인은 자식을 키울 때 너무 왕자나 공주로 떠받들며 비위맞추기에 급급해온 결과이다. 등록금과 학원비를 빚까지 얻어가며 등골 빠지도록 뒷바라지하면서도 인성교육의 틈은 주지 않고, 공부만 잘해라. 그래서 의사, 박사, 판검사가 되라, 그것이 가문의 영광이다 며, 허리가휘도록 속 골병들어가면서 뒷바라지한 결과지만 남만도 못한 자식이란 철저한 배신감뿐이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발생한 존속살해 범죄건수는 총287건으로 부모살해 범죄가 일주일에 한번 꼴이라는 섬뜩한 통계다. 그동안 어른을 공경하는 예절을 가르치는 대신, 내 자식을 체벌했다며 학교까지 쫒아가 선생님께 폭언, 폭행을 한 걸 그대로보고배운 결과로서 그 고통을 받을 사람은 그렇게 키운 부모의 당연한몫이 된다. 자식은 부모의 모든 것을 그대로 닮는다.

윤리교육을 망각하고 자식들 하인노릇만 해온 댓 가의 혹독한 형벌이 애처롭고 불쌍하다. 은혜를 모르면 짐승이나 진배없지만 안 배운 효도를 할 수가 없다. 인간을 안 가르친 죄의 댓 가는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차라리 그 돈으로 노후 준비나 철저히 했더라면 늙은 부모라고 자식들이 무시하겠는가. 초현대사회가 되더라도 윤리와 도덕은 변할 수 없다.

구박받는 노인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보다 엄격한 자녀 교육을 시켜야할 것이다. 사람은 정신적 양식이 고갈 될 때 인간성은 병들고 만다. 내가먼저 노인들을 잘 모셔야 이다음에 내 자식들도 나에게 효도한다. 색이 곱고 향이 짙으면 좋은 꽃이고, 색이 탁하고 향이 옅다고 가치 없는 꽃은 아니다. 공부 잘하고 말잘 듣는다고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요, 공부 못하고 말 안 듣는다고 가치 없는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자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안 보이는 것이 없고 안 들리는 것도 없다. 삶의 후반기에 접어든 노인들을 싫어하거나 혐오하지 말라. 보듬어주고 안아주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한다. 그것이 자신이 맞이할 미래의 모습을 아는 것이다. 자녀들에게 사람의 향기와 아름다운 기도와 밝은 빛과 늠름한 기상이 흐르도록 가르쳐나가자. 인간에게서 ‘교육’이란 두 글자를 빼고 나면 야생동물이나 다름없다.

사람답게 사는 길을 열어주어 동방예의지국의 젊음이로 성장시켜 한국의 강한일꾼으로 키워나가자. 그리하여 먼 훗날 자신의 차원 높은 자녀교육을 감탄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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