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수행자들에게는 현실의 고통을 벗어나 살맛나는 세상을 실현해야하는 중차대한 행원(行願)이 있다. 파사현정(破邪顯正)의 의무와 책임도 있고, 민중을 교화하고 인재를 양성해야하는 임무도 지니고 있다. 수행자들은 날마다 각양각색의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아가고 있다. 슬픔에 잠긴 사람, 사업에 실패한사람, 갈등으로 고민 하는 사람, 노동자, 정치인, 학자, 어린이와 노인까지 함께 호흡하며 살아간다. 상담 시에는 마음을 비우고, 움켜쥔 것을 놓고, 자신을 낮추는 자세만이 괴로움에서 해방되는 길임을 일러주기도 한다.
지난날을 되돌아보아 잘못 걸어온 길이면 즉각 궤도를 수정하고 옳은 길이면 흔들리지 말고 더욱 힘차게 나가도록 격려도 해준다. 우리는 거대한 대한민국이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태어나 여러 갈래로 나누어진 가지들이다. 이쪽가지가 밉다하여 제초제를 뿌리면 나머지가지도 성할 수가 없다. 어느 한쪽도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동반자임을 명심하도록 하자.
남의 인권이나 남의 자리를 침해하면 반드시 불행이 온다. 행복한나라를 건설하려면 서로를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면서 공동선을 향하여 필사적인 노력을 경주하여야 한다.
윤리교육을 망각하고 자식들 하인노릇만 해온 댓 가의 혹독한 형벌이 애처롭고 불쌍하다. 은혜를 모르면 짐승이나 진배없지만 안 배운 효도를 할 수가 없다. 인간을 안 가르친 죄의 댓 가는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차라리 그 돈으로 노후 준비나 철저히 했더라면 늙은 부모라고 자식들이 무시하겠는가. 초현대사회가 되더라도 윤리와 도덕은 변할 수 없다.
구박받는 노인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보다 엄격한 자녀 교육을 시켜야할 것이다. 사람은 정신적 양식이 고갈 될 때 인간성은 병들고 만다. 내가먼저 노인들을 잘 모셔야 이다음에 내 자식들도 나에게 효도한다. 색이 곱고 향이 짙으면 좋은 꽃이고, 색이 탁하고 향이 옅다고 가치 없는 꽃은 아니다. 공부 잘하고 말잘 듣는다고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요, 공부 못하고 말 안 듣는다고 가치 없는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자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안 보이는 것이 없고 안 들리는 것도 없다. 삶의 후반기에 접어든 노인들을 싫어하거나 혐오하지 말라. 보듬어주고 안아주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한다. 그것이 자신이 맞이할 미래의 모습을 아는 것이다. 자녀들에게 사람의 향기와 아름다운 기도와 밝은 빛과 늠름한 기상이 흐르도록 가르쳐나가자. 인간에게서 ‘교육’이란 두 글자를 빼고 나면 야생동물이나 다름없다.
사람답게 사는 길을 열어주어 동방예의지국의 젊음이로 성장시켜 한국의 강한일꾼으로 키워나가자. 그리하여 먼 훗날 자신의 차원 높은 자녀교육을 감탄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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