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거지악(七去之惡)과 삼불거(三不去)
칠거지악(七去之惡)과 삼불거(三不去)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10.2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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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어떤 상황을 이해하는데 있어서는 결코 성급한 판단은 금물이다. 남이 나를 몰라준다 한탄 말고 내가 남을 모르는 것을 한탄해야한다. 직장이나 상사가 못마땅하면 직장을 그만두고, 인간관계에서 잡음이 계속된다면 교재를 끊어버릴 수도 있다. 부부사이가 좋지 못하여 늘 지지고 볶고 싸운다면 이혼해버린 방법도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을 택하고 난 뒤의 결과가 어떻게 될까 깊이 생각해보아야한다. 마음속 응어리는 인내심을 갖고 서서히 녹여서 잘 풀어내도록 하자. 수감생활이 힘들어서 탈옥을 하면 기다리는 건 더 무거운 형벌뿐이다.

이처럼, 현실도피는 더 나쁜 결과만 초래한다. 사람들은 자기방어심리가 강하여 상대를 변화시키려하면 할수록 상대는 더욱 철통 방어를 취하게 된다. 결론은, 자신을 변화시키는 길밖에 없다. 상대가 변하도록 아무리 노력을 해도 결국은 실패하게 된다. 직장을 그만두고, 탈옥을 하고, 이혼으로 결판내는 것은 제일 쉬운 방법 갖지만 최악의 극약처방이다.

상대에게서 한 번 더 좋은 점과 장점을 찾아보라. 너만 좀 더 솔직해지고, 마음을 고쳐먹는다면 같이 갈수 있다는 생각은 어리석은 작전이다. 특히 부부이혼은 문제가 해결되기보다는 자녀문제와 사회문제로 더욱 확대된다. 화합하지 못하는 부부는 온가족을 고뇌에 빠뜨린다. 결혼에 실패한자가 무엇에 성공할 수 있겠는가. 상대의 인생을 망쳐놓고 나만 행복 하겠다는 발상이나, 헤어지고 나면 휘파람불며 잘살 것으로 생각하는 건 큰 착각이다.

가정불화 원인의 대부분은 사소한데에 있다. 배우자가 출퇴근할 때 서로가 손 흔들며 다정하게 인사만주고 받아도 이혼은 피해갈 수 있다. “프랑스 대통령이었던 드골은 엘리제궁으로 이사를 들어갈 때 드골장군과 그의 부인은 비록 숫자는 얼마 안 되지만 대통령 관저에서 일하는 사람가운데 이혼한 사람은 모두 조용히 잘 다루어서 저마다 그 직책을 면하도록 만든 일이 있었다. 독실한 가톨릭신자인 드골은 자기와 자기 가족들이 이혼한 사람들의 시중을 받는다는 일이 온당치 못하다고 생각한 때문이었다.”사람들은 자기가 잘못하여 다툼이 일어나는 일은 거의 없는 것으로 착각한다. 너만 변해주면 나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자신의 변화를 어렵게 만든다. 내가변하는 길이 가장 빠른 길이다.

해로동혈(偕老同穴)이란, 부부의 사이가 좋아 살아서는 같이 늙고, 죽어서는 같은 무덤에 묻히기를 맹세한다는 뜻이다. 집에서 행복한사람이라야 나가서도 행복한 것이다. 칠거지악(七去之惡)이란, 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일곱 가지 허물이다. 시부모에게 불손하거나 자식이 없고, 행실이 음탕하거나 투기를 하고, 몹쓸 병을 지녔거나, 말이 지나치게 많고, 도둑질을 하면 내쫓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더라도 삼불거(三不去)하여, 부모의 삼년상을 같이 치렀거나, 장가들 때에 가난했다가 뒤에 부귀하게 되었거나, 아내가 돌아가서 의지할 때가 없는 경우에는 이혼해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이다. 조강지처는 보호하여야한다.

조강지처(糟糠之妻)의 조강은 지게미와 겨를 말한다. 가난하여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같이 고생한 아내를 부귀를 누리게 되었다하여 버리거나 천대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조강지처가 싫어져서 내쫓는 것은 제 옷을 찢는 것과 같다. 나는 그러한 자들을 미워한다. 만군의 야훼가 말한다. 변심하여 조강지처를 버리지 않도록 하여라.’ 구약성서에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께서 이르시는 말씀이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좀 더 깊이생각해보고 힘들더라도 서로가 자연스런 미소로 서로를 대해보자. 찌푸린 의사는 웃는 의사에 비해 진료미스가 두 배 란걸 기억하도록 하자. 건전한가정은 평화의 안식처이자 행복의 보금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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