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11.04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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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한국농어촌공사 진주지부장

 
어느 날 하늘나라에 계시는 신(神)이 천사(天使)를 불러서 인간이 사는 세상에 내려가서 제일 아름다운 것 세 가지를 골라 오라고 하였다. 천사는 지상으로 내려왔다. 그는 이 지상에서 아름다운 것을 세 가지 골랐다. 하나는 예쁜 꽃이었다. 또 하나는 어린애의 천진스러운 웃음이었다. 그리고 하나는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꽃은 이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중의 하나이다. 아름답지 않은 꽃은 존재하지 않는다. 봄 날 산비탈에 활짝 핀 진달래, 여름에 화사하게 피는 붉은 장미, 가을에 청초하게 피는 코스모스, 겨울에 서릿발 속에 늠늠하게 피어나는 동백꽃, 모두 놀랍고 아름답다. 어린이의 웃음은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가. 맑은 눈으로 엄마의 얼굴을 쳐다보며 방그레 웃는 모습은 인생의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광경이다. 어머니의 사랑은 얼마나 아름답고 숭고한가.

천사는 예쁜 꽃과 어린이의 웃음과 어머니의 사랑을 가지고 지상(地上)을 떠나 하늘로 올라갔다. 천국(天國)에 가는데 긴 세월이 걸렸다. 천사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세가지를 하늘나라의 신에게 바쳤다.
예쁜 꽃은 이미 시들어져 추하게 되고 말았다. 어린이의 웃음도 긴 세월을 지나는 사이에 세파에 시달려 아름다운 모습을 많이 잃어 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한결같이 변하지 않고 아름다운 것은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신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서 어머니의 사랑을 받아들였다.

사랑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친구지간의 우정, 젊은 남녀간의 사랑, 부부간의 사랑, 사제지간(師弟之間)의 사랑, 이웃과 동포에 대한 사랑, 그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으랴 많은 어머니의 사랑은 가장 으뜸가는 사랑이다. 어머니의 사랑은 끝없이 주는 사랑이다. 받기를 바라지 않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다. 샘터에서 샘물이 넘쳐서 철철 흐르듯이 어머니의 가슴속에는 사랑의 따뜻한 샘물이 한없이 솟는다. 우리는 이 사랑을 먹고 자랐다. 우리는 이 사랑의 힘으로 성장하였다. 우리는 어머니의 사랑과 꼭 같은 사랑을 마음속에 그대로 지닐 수는 없다. 다만 그 사랑을 본받고 배우고 따르도록 힘쓸 따름이다.

필자의 어머니께서는 12남매(6남6여)를 낳으셨다. 어릴 때는 우리집 식구가 참 많았다. 증조부모님, 조부모님, 부모님, 머슴 한사람, 우리형제 12명 이렇게하여 총 19명의 대 식구였다. 어머니께서는 이 많은 식구의 뒷바라지를 하시면서 자녀들을 키우셨다. 때론 식량이 없어서 감자나 고구마로 끼니를 때우기도 한 적이 다반사의 생활이었다. 그러다 보니 다 성장하지 못하고 중간에 도중하차하는 형제가 많이 발생하게 되었다. 그래서 현재는 반만(6형제) 생존해 있다. 이 얼마나 가슴아픈 일인가. 나는 어릴 때 피지도 못한 동생을 뒷산에 어머니와 같이 가서 묻어 주곤 하였다. 남편이 속 썩이면 속상할 뿐이지만 자식이 속 썩이면 심장이 녹는다고 했는데 어머니께서는 여섯 자식을 어머니 당신보다도 먼저 땅에 묻으시면서 살으셨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괴롭고 힘들 때가 자식을 먼저 보내는 일이라 했는데… 나의 어머니께서는 그런 삶을 살다가 환갑도 넘기시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셨다. 어머니께서 숨을 거두시는 그 순간 저승가시는 노자돈 하시라고 어머니 손에 쥐어드린 지폐 한 장을 받으시지 못하시고 손을 스르르 펴시고 조용히 눈을 감으시고 가셨다. 이렇게 가실 것을 인생살이가 그렇게 모질고도 험난했던가! 하늘나라에 계시는 신께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했는데 우리모두 어머니의 고귀한 사랑을 소중하게 받아들이고 감사하며 살아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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