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여드름의 공포
성인여드름의 공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11.1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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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정/미가람한의원 원장

 
일반적으로 여드름이라 하면 청춘의 상징이라고 하여 사춘기가 지나 20대 초반을 경과하면서 자연스럽게 호전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호전되기는 커녕 군입대와 제대 그리고 취업 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오히려 더욱 상태가 좋지 못한 상태로 진행되는 여드름을 겪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춘기에는 전혀 여드름을 겪지 않았으나 생리 전후나 변비가 있을 때 잠을 제대로 못 잤을 때 간혹 한 두 개 정도의 뾰루지로 나타났던 것이 얼굴 상부(이마, 코 등)에서 시작하여 볼과 턱선 이하로 퍼져 내려오고 굵고 크며 아프기도 하지만 사람을 마주하기 꺼려할 정도로 난처하게 만들기도 하여 실제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은 하나같이 말씀 하십니다. 이렇게 까지 심해질 줄은 몰랐다고. 한 때 여드름과 탈모가 자살까지 하고 싶을 정도로 우울감과 자신감상실을 유발한다는 보고들도 있었으니 그저 미용적인 부분으로 치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사춘기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시기에는 각 성별에 맞는 성호르몬뿐 아니라 상대되는 성호르몬까지 같이 분비가 활발해져서 좌충우돌하면서 균형을 맞춰가는 시기입니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 20대 초반을 넘어 대학을 졸업할 때가 되고 혹은 그 이상이 되었음에도 여드름이 나는 것은 균형을 이루었어야 하는 호르몬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 요인으로는 앞서 말한 식습관과 생활습관의 불량과 함께 다양한 스트레스 인자들일 수도 있고 다낭성 난소 증후군 등의 호르몬 질환이나 자궁난소 관련 기질적 이상으로 인한 어혈(瘀血), 기름지고 짜고 매운 음식과 함께 습열(濕熱)을 띄는 술의 반복 섭취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등과 옆구리가 결리고 갈증이 나고 얼굴로 열이 오르며 항상 피곤하고 대변 이상이 나타나고 생리 이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생긴 노폐물들이 열과 함께 위로 오르게 되면 여드름과 안면 홍조 등이 나타나는 것이죠.

사춘기의 일반적인 여드름은 약간의 선후천적인 불균형을 살짝만 바로 잡아도 회복이 좋은 상태라고 한다면 성인이 되고 난 후의 여드름은 선천적으로는 별 문제가 없었던 장부상태가 후천적으로 하나 둘씩 망가지면서 그 정도가 심해지는 것이므로 보다 근본적인 치료가 적극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 고려해야 할 장부들이 간, 대장, 위, 대장 등이 됩니다.

물론 하나의 장부만을 문제로 볼 수는 없습니다. 스트레스가 많아 안면홍조나 옆구리 결림, 가슴 답답함 등을 호소한다면 간이 이상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손발이 차고 소화가 잘 안 되면서 설사가 잦고 무력함을 자주 느끼는 경우에는 붉게 화농되기보다 좁쌀 같은 여드름이 자주 보이게 될 것이며 잘 곪지 않고 재생도 잘 안되게 됩니다. 또한 얼굴로 열이 자주 오르고 갈증이 심하고 변비가 잦은 경우에는 붉고 굵게 여드름이 발생하며 많이 아프기도 하며 주변의 모공과 유합되어 여드름 흉터를 심각하게 남기기도 합니다. 이는 각각 한(寒)과 열(熱)이 문제가 되기도 하며 각기 다른 장부의 이상도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입니다. 자세한 진단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중요한 것은 사춘기 여드름과 달리 성인 여드름은 본인의 신체 이상을 소리 없이 드러내는 증상이며 또한 치료가 필요한 하나의 질환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한 두 개 정도의 뾰루지도 얼굴 중 코에 생기면 비위 기능 이상을 이마에 나게 되면 폐나 심장 기능 이상을 턱에 생기게 되면 자궁과 대장 등의 이상을 드러내는 징표가 됩니다. 화장으로 곱게 가려 악화시키지 말고 내 몸의 어디가 이상이 있는지 알아내고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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