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고 배우는 일을 소홀한 것은 망할 징조
가르치고 배우는 일을 소홀한 것은 망할 징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1.0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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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우리가 어렸을 때는 동내어른들 모두가 우릴 지켜보고 계셨기에 뉘 집 자식인지 다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작은 잘못이라도 했을 때는 뉘 집 자식가리지 않고 야단도 치셨다.


우리는 항상 어른들 속에 생활하면서 마을의 경조사 때는 불평 없이 심부름도하며 자랐다.

지금은 가족 간에도 서로 간섭하는 게 싫어서 집에서도 각자 자기 방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부모 따로 자식 따로 의 인생을 살아간다. 이젠 이웃 간의 친밀한 교류도 찾아보기 힘들다. 아이들은 사람들 속에서 얽히고 부대끼며 배워가며 성장하여야한다.

세상일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잠자는 시간 아니면 혼자 있지 말고 항상 사람들과 어울려야한다. 나 홀로 커서 성인이 되면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된다.

그런 사람은 한 직장에 오래 견디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돌게 된다. 사회에 나가면 먹기 싫은 음식도 먹어야하고 싫은 상사나 맞지 않는 동료와도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이 현대사회의 생태이다. 아이들은 먼 미래를 내다보며 키워야한다. 오늘 열 살 아이가 10년 후면 20세 성인이 된다. 이들의 미래를 위해 첫째, 집안의 경조사에는 반드시 아이들을 대동하자.

둘째, 바쁜 집안일에는 꼭 참석시켜 거들도록 하자. 셋째, 어른들을 만나면 반드시 인사하고 집 앞 청소 등 착한 일을 하여 어른들로부터 칭찬을 받을 수 있게 하자. 낮이 기울면 밤이 오고, 밤이 깊어지면 새날이 밝아온다. 자식을 귀엽게만 키운 것은 헛발질이요, 자살골 넣는 격이 된다. 사람들은 절대 안 늙고 안 죽을 것처럼 살아가면서 소리 없이 늙어가며 죽어가고 있다. 우리는 풍부한 물질을 누리고 살면서도 경제 불황과 부의양극화, 끊임없는 분쟁과 사건사고 등으로 너무도 많이 갈라져있다. 각자 제목청만 높이느라 소통부재에다, 자기집단의 화합이란 미명아래 자신들의 허물은 감추고 덮어나가며 적대적 공생을 하고 있다.

이젠 한 살 더 먹었으니 자기입장만 고수하며 세상을 갈라놓지 말고, 각자의 삶터에서 제 몫을 해나가자. 살다보면 잘못도 있을 수 있고, 비난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서로 원수처럼 대하기보다는 부드러운 말과 온화한 미소로 ‘대화와 소통’, ‘이해와 공감’, ‘화해와 용서’라는 공통의 큰길로 나아가자. ‘세월 앞에 장사 없다.’ 강한 것은 언젠가 약해지고 올라간 것은 결국 내려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이제는 더불어 미래를 논하고 희망을 이야기하자.

모든 문제는 가정교육에서 출발된다. 자녀를 무조건 감싸고 귀엽게만 키운 부모는 결국 닭 쫒던 개처럼 허탈하게 된다. 나비눈에는 꽃만 보이고 파리 눈에는 쓰레기만 보인다.

세상살이는 너는 죽고 나는 살아야 한 다거나, 너 죽고 나 죽자 도 아니다. 너도 살고 나도 함께 살아야한다. 겉만 멋있으면서 속빈인간 아닌, 교양으로 속을 꽉 채워야나가야 한다.

가르치고 배우는 일을 소홀한 것은 망할 징조이다. 모든 것은 끊임없이 생주이멸(生住異滅)하고 있다. 우리는 머지않아 지수화풍(地水火風)사대(四大)로 흩어질 것이다. 낮은 곳에서 나눔과 희생으로 기쁨의 삶을 몸소 보여주며, 늘 하심 하는 마음과 참회 속에 살아가자.

문제를 밖에서 찾으려하면 점점 멀어진다. 더불어 살며 국가에 충성하고 직업에 충실하며 사회에 봉사하는 도덕적 습관을 기르는 훈련이 강화되어야 한다. 직장에서도 정상적 업무활동과 노력한 만큼만을 댓 가로 받겠다는 직업관과 노동의 개념도 갖추도록 하자.

건강하고 성실하게 일하면서 작은 기쁨을 서로 나누는 생활로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자.

후세들은 조국의 훌륭한 미래이다. 윗사람을 존경할 줄 아는 젊은이는 더욱 위대하다. 모든 해법은 책속에 들어있다. 더 큰길을 가기위해 전 국민의 독서운동을 조심스레 제안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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