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中道)의 마음
중도(中道)의 마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1.1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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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이것과 저것을 넘어서는 것이 곧 중도이다. 생(生)과 사(死)의 중심은 삶. 진심과 망심의 중심은 깨달음. 이것이 생존의 의미이다. 중도는 즉 항상심(恒常心)이다. 깨끗하게 씻은 밥그릇에 담긴 밥은 밥그릇의 이름은 간 데 없고 다만 밥이라 한다. 무심한 땅에 심어진 나무는 땅의 이름은 간 데 없고 나무라 한다. 이것이 곧 중도의 마음이요 생각이다. 산을 오르는 자의 걸음은 느리다. 산을 내려오는 자의 걸음은 빠르다. 바람은 허공의 실존이지만 생각은 마음의 실존이다. 시간도 공간도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 흐르는 물도 막으면 고여서 썩는다. 막혀 썩은 물도 터서 흐르게 하면 살아난다. 용광로는 화염으로 잡철을 녹여 생철을 만들어낸다. 마음이 고요한 자는 화두(話頭)로 번뇌망상(煩惱妄想)을 녹여 일심을 만들어낸다. 해진 서산에 달이 떠오르고 있다. 달뜬 동산에 해가 스며들고 있다.


사람들은 문안, 문밖의 쓰레기는 열심히 치울 줄 알지만 내안의 헛된 잡념의 허욕과 과욕과 망상의 쓰레기는 치울 줄을 모르면서 살아가고 있다. 내 마음속의 쓰레기를 치우자. 사람들은 새로워지고자 여행도 하고 일도 하고 갖가지 탐구를 하며 살고 있다. 시공을 창조하는 것은 마음이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마음을 닦고 닦아 가꾸어야 할 것이다. 강에는 물이 있어야 강 다워 지고, 산에는 나무가 있어야 산 다워 진다. 사람 또한 생각이 있어야 사람 다워 진다. 생각이란 무엇인가? 상식이요 지식이요 예의요 분별이요 사랑이요 포용이요 너그러움이요 참회하는 것이요 이런 것들이다. 거울은 몸의 진실을 비추어 주고 반성은 마음의 진실을 비추어준다. 집안에 있어도 집밖에 있어도 쉬고 있어도 일을 하고 있어도 눈을 감고 있어도 눈을 뜨고 있어도 번뇌 속에 빠져 사는 중생들이여… 풍선은 아름답지만 알고 보면 내용이 바람이기에 그 자체가 허공, 낙과(落果)는 쓸모없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그 내용이 씨앗이기에 그 자체가 곧 생명이다.

동굴에 들어가 어둠에 갇힌 자는 들어 왔을 때의 길을 찾아 나오면 된다. 생각의 미로(迷路)에 갇힌 자는 생각을 일으키면 회복이 된다. 길을 떠나면 출발점과 도착점이 있다. 그 중간 지점이 중도이다. 시공간(視空間)이 둘이 아니듯 소우주와 대우주 속에 음과 양의 조화가 있고 치우치지 않는 균형이 있다. 그것이 중도이다. 세상의 이치가 맞물려 가는 그 조화와 균형을 보면 결국 모두 상대적일 뿐 절대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중도의 실체는 곧 “나”이고 “너”이다. 중도의 길은 자연 속에서 체험 할 수 있다.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았으면 하는데 속세는 너무도 시끄러운 소리들로 가득차 있다. 푸른 바다 위에는 흰 구름 두둥실 여기 저기 떠 돈다. 세월은 바람 따라 흘러만 가는 구나! 사람들이여 서러워 할 것은 몸의 쇠약이 아니라 마음이 영글지 못함이요, 그리워해야 할 것은 마음의 깨달음이다. 나는 누구요 너는 누구인가. 이곳은 어디이고 저곳은 어디인가. 흐르고 흐르는 강하(江河)에서 불변의 저 영롱한 생명력을 보고 있는가. 흘러간 세월은 자취가 없고 돌아올 세월은 형체가 아직 없다. 지나간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니며 지금의 나는 지나간 네가 아니다. 지나간 일들 물어 무엇 하는가. 계곡에 흘러가는 물소리에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한데 엉켜 있다. 세속의 시간을 초월해서 거기 그렇게 흘러갈 뿐이다. 천 년 전에 누군가가 듣던 물소리나 지금 나그네가 듣고 있는 물소리나 무엇이 다를 것인가! 정치권은 내 밥그릇 네 밥그릇 때문에 늘 시끄럽다. 우리당에 유리하면 불법이라도 합법이라고 우겨대고 우리당에 불리하면 합법이라도 불법이라고 우겨대고 있다. 생활보호대상자들은 떼거리로 모여서 이거 해 달라 저거 해 달라 떼를 쓸 기력도 없는데 고액의 연봉을 받는 노조원들은 더 달라고 파업을 하고 거리로 나서서 불법으로 떼도 쓰고 악도 쓰고 있으니 거대한 공룡인 정부라는 존재가 밀리고 흔들이고 있다. 높은 사람들이여 새해에는 제발 좀 중도의 마음을 갖고 이 불쌍한 민초들을 보살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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