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병이란
냉방병이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2.1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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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다움생식회장·이학박사

냉방병이라는 새로 생긴 질병이 있다. 진단은 있는데 치료 방법이 없는 신종 질환이다. 에어컨 문화와 냉장고, 얼음 문화가 만들어 낸 질병이다.


추울 때 소변을 보면 몸이 부르르 떨리는데, 소변으로 몸 안의 더운 물이 0.4~0.5L 나가는 바람에 순간적으로 체온 역시 0.4~0.5도 떨어지는 것을 제때 원상복구 시키기 위한 생체 방어 반응으로 몸은 일정 체온을 유지하기 위하여 엄청난 몸부림을 치는 것이다.

이러한 몸부림을 아랑곳 하지 않고 냉방에, 얼음 물, 얇은 옷으로 집, 자동차, 사무실, 온갖 공간이 냉한 기운으로 가득 차있으니 그 속에서 삶을 영위해야 하는 몸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힘들까를 생각해 보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몸이 원하는 대로 살아줘도 몸이 제대로 말을 들을까 말까 한데 몸이 원하지 않은 정 반대되는 방향으로 살아가면 몸이라는 것이 제대로 말을 들어 줄 리가 없지 않겠는가 말이다.

고급 정밀 기계들은 항온, 항습, 항기압같은 동일한 조건을 갖춰 줘야 기계적 특성과 성능이 제대로 발휘되고, 고장 또한 적기 때문에 한 여름에도 섭씨 18도 정도를 유지 하는 것이 정밀 기계실의 특징이다.

이러한 기계실에서 장기 근무를 하면 처음에는 모르지만 시간이 갈수록 몸이 저체온 상태로 되게 마련이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대사기능이 떨어지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쉽게 노출되는 것은 물론, 무기력증에 빠지게 된다. 이를 냉방병이라고 한다. 병이니까 약을 만들어야 하는데 병명은 있으나 약은 없다.

왜? 체온을 올려 주는 것은 약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의학에서는 약이 없으면 불치병이고 한다. 민간요법이나 대체의학, 곧 섭생 방법으로 병을 고치면 현대의학에서는 돌팔이, 무면허 의료행위, 또는 우연히 날 때가 되어 나았다고 한다. 자기들 방법이 아닌 것은 무조건 반대한다.

옛 조상들은 삼복염천에 복찜과 삼계탕을 먹는 것이 습관이었다. 밖의 온도가 높다보니 자연히 사람들이 쉽게 몸을 냉하게 만들기 쉬우니까 펄펄 끓는 탕을 후후 불어 가면서 시원하다고 즐겨 먹어 속 열을 높여주는 지혜를 지녔던 것이다.

오히려 한여름에 냉이 들어와 식욕이 없어지고 대사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더위 먹었다고 하여 이열치열의 슬기로 다스렸다. 한여름에 더위 먹은 것이 오늘날의 냉방병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비유일까?

자연에 냉해가 들면 모든 농사가 폐농이 되고 몸에 냉해가 들면 몸의 기능이 거의 정지 상태에 가까이 간다. 아직 겨울이 남아 있으니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여 좀 덜 힘든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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