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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임살이가 아닌 살림살이류재주/환경부 환경교육홍보단·경남환경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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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04  18: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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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이라는 말은‘살리다’는 뜻으로 ‘죽임’의 반대어이다. 우리는 예로부터 집안일을 그냥 단순히 가사라는 개념으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살리는 일을 하는 것’으로 인식해 왔다. 짐승을 살리고 남편과 자식을 비롯한 식구를 살리는 일뿐만 아니라 가정이라는 공동체를 살리고 삶터와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오늘날 환경위기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연을 파괴하고 생명을 살생하는 ‘죽임’의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로 경쟁하며 상대의 패배는 나의 이익이라고 생각하며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지만 그것이 결국 자신도 파괴하는 그런 문화인 것이다. 그래서 생명사상가인 김지하 시인은 이것을 ‘죽임의 문화’라고 했고, 독일의 녹색당 이론가인 루돌프 바로(Rudolf Bahro)는 환경위기를 초래한 오늘날의 사회를 ‘서로를 죽여 나가는 거대한 자살기계시스템’이라고 표현 하기도 했다. 환경문제는 단순히 자연환경의 파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간의 공동체파괴, 인간내면의 심성파괴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이다.

전통문화에 담겨있는 선조들의 환경지혜를 살펴보면 ‘집안일’을 ‘살림살이’로 생각한 선조들의 놀라운 혜안을 되살려 환경위기‧생명위기의 시대에 직면한 우리의 삶을 친환경적‧친인간적으로 교정하는 지침이 되고 있다. 우리의 전통적 세계관에서의 자연은 지배하고 정복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조화를 이루고 더불어 살아가야 할 대상이다. 그래서 자연을 개조하고 정복하는 것은 동양적 자연관과는 어긋나는 사고방식이다. 동양에서의 질병은 고장난 부위만의 문제가 아니라 몸의 균형과 조화가 무너지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신체기관의 깨어진 균형을 바로잡고 다스려 서로 원활히 통하게 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중요하다고 보았다.

동양의 전통지리학이라고 할 수 있는 ‘풍수’에서 산과 강,바다는 생기있는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라고 옛부터 생각해 왔다. 1978년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이 '지구상의 생명을 보는 새로운 관점'이라는 저서를 통해 주장함으로써 소개된 가이아 이론과 같은 맥락이다. 가이아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대지의 여신'을 가리키는 말로서, 지구를 뜻한다.

지구상에서 저질러지고 있는 인간의 환경파괴 문제 및 지구온난화현상 등 인류의 생존과 직면한 환경문제와 관련하여 많은 과학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러브록에 따르면, 가이아란 지구와 지구에 살고 있는 생물, 대기권, 대양, 토양까지를 포함하는 하나의 범지구적 실체로서, 지구를 환경과 생물로 구성된 하나의 유기체로 보는 것이다. 즉 지구를 생물과 무생물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생명체로 바라보면서 지구가 생물에 의해 조절되는 하나의 유기체임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의 가이아 이론에 비하여 동양의 풍수는 수천년 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집터를 찾는 ‘양택’이나 묏자리를 찾는 ‘음택’ 모두 자연을 조화롭게 이용하고 순리대로 흐르게 하려는 지혜였다.

서구사상에서 자연은 인간의 ‘과학’이라는 이성에 의해 모두 분석되고 파악될수 있다고 생각하여 자연에 대한 존중과 신성함 보다는 자연은 인간이 조작하고 지배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인간에게 피해가 되는 것은 퇴치하고 말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간주한다.
 
해충은 갖가지 살충제를 써서 박멸해야 하고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도 인간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말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생명체는 생태계의 중중첩첩히 연결되어 있는 관계망 속에서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을 뿐 그 어떠한 생명체도 존재해야 할 분명한 이유와 의미가 있다는 인식은 하지 않았다.

하나의 생명체가 사라지면 연쇄적인 반응으로 또 다른 생명체가 사라지게 되는 반면 또 다른 생명체나 또는 인간에게 유해생명체가 탄생되고 있음을 모르지는 않을 터, 이기적인 현실주의로 무시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자연이 병들면 그곳에 살고 있는 인간도 병이 들 수밖에 없는 것처럼 자연과 인간은 둘로 나뉠 수 없는 것이며 ‘둘이면서 둘이 아닌(二而不二)’관계라는 것이 우리 전통의 자연관이었다. 그리고 전통의 자연관에서는 인간이 자연의 주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의 선조들은 모든 생명은 더불어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인간에게 피해를 끼치는 동물이나 해충이라도 함부로 죽이거나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니라 멀리하거나 피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자연 속에서 인간은 동식물과 더불어 윤회하고 서로 관계를 맺으면서 의존하는 관계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으며 ‘자연과 인간은 둘로 나뉠 수 없는 의정불이론(依正不二論)’에 따라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살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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