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성형' 함부로 하면 큰 코 다친다
'치아성형' 함부로 하면 큰 코 다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3.1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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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뉴연세치과 원장

직장인 이모(여·36)씨는 평소 삐뚤고 벌어진 앞니가 고민이어서 근처 치과를 찾았다. 상담을 받으며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이 웃을 때 보이는 것처럼 하얗고 바른 치아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백과 치아교정을 받은 것처럼 깨끗하고 바른 치아를 보게 되면 자신도 같은 치아를 갖고 싶어한다.

하지만 TV에 나오는 연예인들 중 상당수는 전통적 치아교정이 아닌, 치아성형이라고 불리는 라미네이트나 올세라믹 크라운 보철 치료를 받는다.

치아교정은 치아의 뿌리까지 움직여서 위치 변화를 통해 치아를 가지런하게 하는 것이다. 반면 치아성형은 치아를 갈아내거나 씌워서 치아의 형태, 배열, 색깔까지 바꾸는 치료법이다.

하지만 일부 치아성형 전문병원에서는 치아성형이 치아의 수명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치아를 한 번 갈아내면 원상태 회복이 어려우며, 씌웠던 치아도 10년 주기로 교체해야 한다. 또한 치아성형이 잇몸에 좋지 않은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치과의사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간혹 초단기교정·급속교정이라는 명분 아래 아래위 6~14개의 앞니들을 신경치료한 뒤 라미네이트나 올세라믹 크라운으로 씌우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치아성형법으로 돌출입을 교정하는 것은 치료비도 막대할 뿐 아니라, 2년간의 치아교정 기간을 줄이려다가 치아 수명을 40년 단축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물론 치아성형이 언제나 좋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치아성형은 여러 가지 이유로 치아교정을 하기 힘든 경우에 어쩔 수 없이 시행해야 하는 경우나 치아 모양이 선천적으로 좋지 않은 경우, 치아교정으로 해결하기 힘든 경우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만 시행돼야 한다. 우연히 앞니에 충치가 많고, 치열이 불규칙하거나 변색이 심한 경우라면 모를까, 초단기교정이라는 명분 아래 멀쩡한 치아를 깎는 라미네이트 돌출입 교정법은 치아 하나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더 잘 아는 치과의사 입장으로서는 씁쓸함을 느낀다.

TV나 각종 매체에 등장하는 젊은 연예인들에게 라미네이트나 올세라믹 크라운 치아성형은 마치 필수사항인 것처럼 돼 버렸다. 그러나 연예인들의 치아성형을 마케팅 수단으로 앞세워 일반인을 현혹하는 일부 상업적인 행태는 같은 치과의사로서도 부끄러울 때가 많다. 이들이 과연 자신의 부모형제, 자녀에게도 멀쩡한 치아를 깎는 치아성형을 권할 것인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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