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칠순 잔치
어머니의 칠순 잔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8.2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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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나의 어머니는 올해 일흔 살이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거의 7년이 지났다. 어머니는 시집 온 후 우리 1남 5녀를 키우시기 위해 거의 쉴 틈 없이 일하셨다. 지금은 얼굴에 주름도 많으시고, 손은 거의 거북이 등껍질처럼 거칠어지셨다.
그런 어머니를 볼 때, 마음 한편으론 안쓰럽고 가엾게 여겨지지만, 표현은 항상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한 성격인 나는 퉁명스럽게 엄마에게 대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엄마에게 쉽게 짜증을 낸다. 먼저 칠순 잔치를  일요일 아침에 우리 가족끼리 먼저 단출하게 상을 차려 지낸 후 다가오는 토요일은 친지 분들을 모시고 근처 식당에 모시고가 대접을 할 예정이다.
우리는 먼저 조카가 사온 고구마 케익으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그런 다음 언니들과 장만한 미역국과 잡채, 갈비, 전, 떡으로 생일상을 차린 후 형부, 동생 내외와 함께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어린 시절부터 형제가 많았던 우리 집은 항상 어린애들로 북적 거렸고, 맛있는 음식과 좋은 옷을 입을 기회가 거의 없었다. 엄마는 애들 키울 게 너무 걱정이셨던지 좋은 음식과 새 옷을 못 사서 입혔노라고 말씀하신다. 농사를 지어서 우리 6남매를 공부 시켰고, 솔직히 어머니 아버지는 우리가 공부 마칠 때까지 자신들에겐 입고, 쓰고를 거의 하시지 않으셨다. 오로지 절약과 근검과 성실 하나로 버터 내셨던 것이다.
어머니는 일 밖에 모르신다. 좀 쉬어라고 농사일은 이제 그만 해도 되지 않느냐는 자식들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여전히 들에 나가 일을 하신다. 집에 돌아오시면 허리며 팔, 다리가 쑤셔서 밤에 잠도 못자고 뒤척이시면서 아직도 뼈 빠지게 일하시는 걸 보면, 내 마음이 아프고 어머니가 답답하게 느껴진다.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으시려는 생각에서 열심히 일하노라고 말씀 하신다. 결혼 한지 벌써 50년이 되어가시는 어머니, 어머니 세대는 빨리 결혼하여 자식 많이 낳아 출가 시키는 게 부모의 큰 의무가 되었던 시기였던 것 같다.
어머니는 동네 비슷한 또래 분해 비해 한문도 잘 읽으시고 수학 셈도 잘하시는 박식한 분이시다. 어머니는 자주 말씀 하시기를 외할아버지가 한의사여서 한문을 눈 너머로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말씀하신다. 어머니는 “오늘 칠순 잔칫날” 우리 형제들이 모여 즐겁게 얘기하고, 손자 손녀들이 축하해 주어 즐겁다고 하시며 가벼운 웃음을 지으셨다. 옛말에 “열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는 손가락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항상 부모는 자식들 걱정에 하루인들 마음 편하게 지내셨을까. 이런 부모님의 마음을 자식들은 얼마나 헤아리고 있는지 나 자신을 볼 때도 부끄러울 따름이다. 어머니가 막내딸인 내가 결혼하고 손자, 손녀 낳을 때까지 오래 건강하게 살았으면 하고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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