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언어습관이 명품사회를 만든다.
바른 언어습관이 명품사회를 만든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3.3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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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국/합천 논술 지도사
 

‘심유소지(心有所之) 필형어언(必形於言)’ 이란 말이 있다. 즉 “마음이 가는 바가 있으면 반드시 말(言)에 나타난다”는 말이다.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言語)는 그 사회의 얼굴이며 개인은 물론 사회 구성원들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그 나라 사람들의 마음이나 문화의 측도를 가늠할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나라 국민의 언어사용 습관은 어떠한가? 품격 높은 언어는 고사하고 비난과 야유, 즉흥적인 인기성 발언을 비롯한 상스러운 말들로 무성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인터넷, 스마트폰 문화의 확산으로 우리 고유의 언어문화가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으며, 과학문명의 발달과 급격한 국제화로 인한 외래어(外來語)의 무분별한 사용은 우리 문화의 정체성과 창조성을 저해하고 있다. 우리주변을 살펴보면 자가용차를 ‘마이카’, 내집을 ‘마이 홈’, 자문과 상담을 ‘컨설팅’, 비법·기술을 ‘노하우’, 기업가를 ‘비지니스맨’ 이라 하는 등 외래어를 너무 자연스럽게 쓰고 있다. 또한 우리말을 잘못 사용하는 사례도 흔하다. ‘되다’를 ‘되어지다’로 ‘설득하다’를 ‘설득시키다’로 ‘손뼉치다’를 ‘박수치다’등으로 무심코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말과 글의 능력을 바탕으로 민주주의가 발전한다. 얼머나 합리적이로 다수의 의견이 토론을 거쳐 도출되느냐가 그 나라의 민주주의 수준을 결정한다. 상대를 코너로 몰아가 백기를 들게 만드는 것 보다는 자신의 견해를 상대가 발아들이도록 배려하고 설득하는 훈련은 바른말과 바른글의 사용에서부터 비롯된다. 김진배 유머경영원장은 “품격 있는 사회란 폭력이나 상소리 대신 웃음과 유머, 부정과 비난보다는 긍정과 칭찬이 있는 사회”라며 “원색적 비난보단 유머감각이 뛰어난 사람이 성공하가, 그런 국민이 많은 나라가 경쟁력을 갖춘다”고 말한다.

프랑스는 바른 모국어 사용을 위해 제화·제품·용역의 명칭과 송장, 영수증에 프랑스어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으며, 폴란드는 상품과 서비스명칭을 외국어로만 표기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고, 러시아는 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고유어 지키기 운동을 벌여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미국도 1958년 쉬운 영어 사용규정을 마련하고 2010년에는 쉬운 글 쓰기법, 2011년에는 ‘연방 쉬운 언어 지침’을 마련하는 등 비속어·저속어와 폭력적인 언어로부터 자국어를 보호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 나라의 언어는 그 나라의 정신이다. 정신이 바르지 못하면 결국 쇄락하고 만다. 언어의 바른 습관과 품격을 높이는 것이야 말로 나라의 정체성을 지키고 문화융성을 통한 부강한 나라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우리말·우리글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어기본법을 개정해 바르고 쉬운 언어를 확산시키고 공공언어 인증제를 시행하는 등 말(言)을 더 잘하고 글을 더 잘 쓰기위한 언어문화 개선 운동이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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