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야 놀자!
골프야 놀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4.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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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멋모르고 골프를 시작한지도 벌써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렸다. 어지간히도 노력했지만 아직도 미로 속에서 헤매고 있는 느낌은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혼란 속에서 헤매도록 만들고 있을까하는 고민을 몇 달째 하고 있다. 과연 골프가 잘 되게 하는 비결이 있을까? 혹은 나에게도 골프의 완성은 있을까? 결론적으로 우문우답(愚問愚答)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작해 본 운동 중에 골프만큼 난해한 운동이 없다. 노력한 만큼의 성적도, 보람도 그리고 즐거움도 가져다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주변에서 골프 경력 2년차가 되면 슬슬 골프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 시작하고, 그만둘 수밖에 없는 핑계를 찾다가 적당한 핑계거리가 생기면 바로 골프를 그만두게 된다. 충분히 마음이 통한다. 어느 개그 코너의 말처럼 ‘느낌 아니까!’

얼마나 힘들고 고민스러웠으면 어렵게 시작한 골프를 그만두게 되는 것일까? 한 번의 라운딩을 위해 쏟아 부었던 정열과 시간, 비용 그리고 라운딩 중간 중간 느껴지는 속상함과 무너져가는 알량한 자존심은 어디서도 보상 받지 못한다.

오늘부터 골프를 접근하는 생각을 좀 바꿔보면 어떨지를 생각한다. 첫째, 골프의 비결은 없지만 노력의 대가는 반드시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노력한 만큼 얻어지는 것이 골프라는 운동이기에 욕심을 부린다고 더 많이 얻거나, 어느 날 갑자기의 득도(得道)도 없다는 말이다. 무수히 많은 프로, 전문서적, 동영상 및 레슨자료 등이 나를 도와줄 것 같지만 거의가 그렇지 않다.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꼼꼼히 살펴서 나에게 맞는 스윙을 만들어주는 사람이 진정한 나의 사부이다. 아무리 명망(名望)있는 사람도 나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부디 주변에서 자신을 끝까지 챙겨줄 프로 혹은 골프 멘토(golf mentor)를 찾아서 같이 노력해가는 것이 골프 실력 향상의 지름길이다. 아울러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방적인 가르침과 조언은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 좀 먼저 배웠다고, 좀 안다고 자기만의 개똥 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백해무익(百害無益)하고 오히려 짜증만 날 뿐이다. 누구나 ‘말귀’를 알아들을 수 있도록 차근차근 가르쳐야 한다.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면 몸으로 보여주든, 보조도구를 이용하든 상대방이 알아들을 때까지 가르쳐주어야 한다. 따라서 ‘참된 스승’은 말귀를 알아듣도록 가르치는 사람이다.

둘째, 골프에 대한 완성은 이룰 수 없지만, 하나씩 채워가는 맛과 여유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골프가 언젠가는 정복이 되겠지! 반드시 정복하고 말거야! 하는 마음가짐은 자신을 스스로 불행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골프는 정복의 대상이 아니고 길고 긴 인생의 동반자로서, 나의 나태함과 게으름을 경계하는 시금석(試金石)으로 생각한다면 이 또한 즐거움이 될 것이다. 우리의 삶은 진행형이지 과거형이 아니기에 ‘완성 혹은 정복’이라는 말보다는 ‘채워간다’는 말이 훨씬 잘 어울리고 품격이 있는 마음가짐이라고 생각된다.

이미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이상적인 골프의 스코어는 18홀 동안 1타씩을 줄이는 버디(birdie)를 한다면 18홀 동안 72타가 아닌 54타(-18타)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골프라는 운동이 생긴 이후 이와 같은 스코어를 기록한 사람은 한 명도 없음이 이를 증명하듯 골프는 처음부터 실수를 유발하게 구성된 운동 종목이다. 따라서 잘 치는 사람이란 상황에 맞는 판단력과 실행력으로 자신의 실수를 최대한 줄여서 스코어를 줄이는 사람이다.

오늘도 연습장에서 골프공을 죽어라고 때리는 사람들을 본다. 골프공이 죽기 전에 자신이 먼저 죽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부디 골프공과 즐겁게 놀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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