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면 녹슨다
쉬면 녹슨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5.1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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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철/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산업설비학과 교수

우리나라에서 자전거가 언제 처음으로 사용되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개화기였을 것이라고 추측되고 있다.


일설에 의하면, 고휘성(高羲誠)이 1896년에 장안 거리를 자전거를 타고 다닌 것이 처음이라고 하고, 같은 해 서재필 박사가 독립문 신축 현장에 갈 때 처음으로 탔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이때 사람들은 자전거를 ‘괴물 차’ 혹은 ‘나르는 새’라고 하며 신기하게 여겨 그 후 약 2년이 지난 1898년에 윤치호(尹致昊)가 하와이로부터 도입해 왔는데 이것이 두 번째다. 통 타이어를 사용한 이 자전거는 매우 엉성하였지만, 당시 매우 인기가 있었다.

굴곡이 많은 길을 종횡무진으로 달린다 하여 ‘자행차(自行車)’, 또는 ‘축지차’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인기가 많았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차츰 한 대씩 들어오게 되었는데, 1903년 가을에는 조정의 관리들을 위해 100대의 자전거를 도입했던 것으로 미루어보아 자전거의 인식이 호전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후 자전거는 교통수단으로, 그리고 운반 수단으로 그 사용이 많이 늘어났으며, 대표적인 자전거 도시는 경상북도 상주이며, 이곳의 자전거 역사는 1910년부터 행정의 효율성을 돕기 위하여 각 면에 자전거를 보급하게 된 것이 시초였다.

이때 보급된 자전거는 주로 ‘라지’와 ‘후지’자전거가 주로 보급되었으며, 자전거의 크기는 28인치로 한국 사람에게는 높아서 타기가 힘들었다. 그 당시 자전거의 가격은 약 30원(쌀 한가마니가 3원이므로 10가마니 가격)이나 되는 엄청난 가격이었다.

또한, 1928년경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 교수로 있던 이용설은 여가 선용으로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고 하며, 우리나라에서 자전거 제조는 수리용을 주로 한 부품 생산에서 시작되어 1950년 후반에 이르러 생산이 본격화되었다. 1994년도에는 118만6400대를 생산하여 세계주요 자전거 생산국이 되었으며, 차종도 실용 중심에서 레저용 등으로 다양화되었고, 수출도 많이 하게 되었다.

자전거 타기(Riding)는 등산, 조깅, 마라톤 등과 달리 관절에 부하를 주지 않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이 때문에 자전거 운동은 하체 관절에 이상이 있는 환자, 골다공증 환자, 고혈압, 당뇨, 노약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운동하기에 아주 좋다.

고도일 신경외과 대표원장은 “앉아서 타는 자전거는 체중이 분산돼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아 관절염 예방은 물론 많은 칼로리 소모로 체중 조절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비만 환자는 운동 시 50% 정도 운동 강도로 1시간 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한데 달리기나 걷기 운동은 과체중 때문에 하체 관절 손상 위험이 있지만, 자전거 운동은 전혀 그러한 위험이 없어 비만 치료를 위한 운동으로도 적합하다”고 설명한다.

자전거를 타면 심장과 온몸의 혈액 이동이 원활해지면서 영양물질과 산소 공급이 좋아지고 노폐물과 이산화탄소 제거가 빨라져 순환기 계통 기능 향상은 물론 혈당 조절을 쉽게 해주고, 고혈압 환자는 평균 혈압을 10㎜Hg 정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권길영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자전거 운동은 몸에 이로운 HDL콜레스테롤을 늘리고 해로운 LDL콜레스테롤을 줄여 면역력을 높이고 심폐기능을 향상시키는 등 단점이 없는 가장 이상적인 운동 중 하나”라고 말한다.

권 교수는 “비타민D 합성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이 야외에서 자전거를 타면 일광욕을 통해 비타민D 합성을 촉진할 수 있어 뼈 건강에도 더욱 좋다”고 지적한다.

혼자서도 시간과 관계없이 연중무휴, 주야불문, 할 수 있는 두 바퀴 운동이야말로 운동에는 최고이다.

폐활량, 근력, 허리운동, 콜레스테롤 해소 등 성인병 예방에 수영과 더불어 의사들이 권하는 최고의 유산소 운동이다.

또 자전거를 타는 순간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나이를 약 10~20년 뒤로 보낸다.(그래서 젊은 오빤가?ㅋㅋ)

모르는 사람들은 우리나라는 자전거 탈 곳이 없다고 하는데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자전거 탈 곳이 제일 많다. 전 국토의 70%가 산이고 특히 산림청에서는 입장료를 안 내는 데도 수백억을 들여 계속 임도를 만들어 주고 넘어지지 말라고 수시로 평평하게 보수를 하여준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또한 문화, 애향의도시 진주처럼 하천둔치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어 철저히 관리해주는 지역도 흔치 않음에 정말 자전거 마니아들의 천국이다.

진양호 물 박물관까지 당차게 오른 뒤 호숫가에 비춰지는 야경을 보며, 하루 피곤을 날려 버리는 맛이야말로 천금과도 바꾸지 않을 두 바퀴 운동 페달링을 모두에게 드리며, 비스듬히 읽어도 좋으니 아침의 일과처럼 삼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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