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고찰 사천 봉명산 '다솔사'
천년의 고찰 사천 봉명산 '다솔사'
  • 한송학기자
  • 승인 2014.05.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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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자연의 품 지친 심신 달래줘
▲ 다솔사 대웅전인 적멸보궁

울창한 숲 수려한 경치 관광객 줄이어

넉넉한 자연의 품 지친 심신 달래줘

‘봉명산 다솔사(多率寺)’는 사천시 곤명면 용산리 봉명산(鳳鳴山) 자락에 터를 잡고 앉은 150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고찰이다.

오랜 세월을 견딘 만큼 중요한 가치와 사연을 간직한 유물이나 볼거리가 많아 과거로의 여행을 즐기기엔 더 없이 좋은 곳이다.
영악사 중건비문에 의하면 신라 지증왕 4년(503)에 범승 연기조사가 창건해 최초의 사명을 영악사라 했고 선덕왕 5년(636)에 자장율사가 중창해 사명을 다솔사라 했다.

절 이름인 다솔은 소나무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지만 이 절의 주산이 마치 대장군이 앉아 있는 듯 하기에 군사를 많이 거느린다는 뜻에서 다솔이라 붙여졌다고 한다.

다솔사에는 현존하는 건물중 가장 오래된 조선 영조때의 대양루를 비롯해 극락전, 응진전이 있으며 인근에는 보안암과 서봉암 등이 있다.

무엇보다 다솔사가 유구한 역사 만큼이나 불자들의 순례지와 기도도량으로 신성시되는 이유는 적멸보궁(대웅전) 후불탱화속에서 108개의 부처님 진신사리가 발견돼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솔사 안심료는 만해 한용운 선생이 ‘독립선언서’의 초안을 작성했으며 김동리의 소설 ‘등신불’이 저술된 뜻깊은 곳이기도 하다.

▲ 봉면산에 위치한 다솔사 가는길은 하늘을 찌를 듯한 아름드리 소나무 숲이 일품이다.



다솔사는 우리나라 녹차의 태생지라 할 수 있다.

다솔사를 창건한 연기조사나 의상대사, 도선국사 등이 모두 이름 난 차승들로 알려져 있다. 이때 차 씨앗을 심었는지는 알수 없으나 다솔사 뒤 봉명산 주위에는 1만여평의 야생 차나무가 자라고 있다.

고즈넉한 산사에서 진한 녹차향에 젖어보는 것도 이 곳을 찾는 또 하나의 즐거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 처럼 다솔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찰중 한 곳이다. 유구한 역사는 물론 울창한 숲과 경치가 수려해 불자는 물론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이기도 하다.
다솔사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고 나면 천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 듯한 착각을 불러 일어킬 것이다.

다솔사를 둘러봤다면 다음 발길을 옮길 곳이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봉명산(鳳鳴山)이다.

해발 407m인 봉명산은 가벼운 옷차림과 마음가짐으로 자연을 벗삼을 수 있는 엄마의 품속 같은 곳이다.

입구에서부터 아름드리 소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 뻗어 있고 온갖 잡목들이 어우러져 한 낮에도 어두움을 느낄 정도로 숲이 울창하다.

쭉쭉 뻗은 소나무와 잦나무, 편백 등을 감상하며 숲길을 걷다보면 다솔사를 뒤로하고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된다.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진 등산로는 남여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가는길 내내 숲이 우거져 강한 햇빛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어 여름 등산로로는 환상적이다.

울창한 숲과 경치가 수려해 삼림욕장으로는 더 없이 좋은 곳이며 해발 300여m의 봉암산과 천왕산 등을 연결하는 등산코스도 일품이다.

다솔사에서 보안암으로 가는 고개에 오르면 정자가 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인 뒤 30여분이면 봉명산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시간은 짧지만 이 코스는 경사가 심해 상당한 체력과 인내가 요구된다.

하지만 정상에 서면 힘든 것은 충분히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정자에서 내려다보면 한려해상 국립공원인 다도해를 조망할 수 있으며 남으로 금오산, 서쪽으로 백운산, 서북으로 지리산 웅석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황홀한 경치와 자연이 주는 선물을 가슴에 가득 채웠다면 이젠 보안암으로 하산해 보자.

오를때와는 달리 급경사가 아니라 비교적 하산하기가 쉬우며 정상에서 30여분이면 보안암에 도착할 수 있다.

보안암은 작은 기도도량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석굴로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

보안암석굴(普安庵石窟)은 인공으로 마련된 대지위에 판형의 사암질 자연석을 계단식으로 쌓아올린 분묘형 석굴이다.

석굴 안에는 결가부좌(結跏趺坐)한 석조여래좌상과 16나한상이 봉안돼 있으며 전실(前室)의 목조가구수법은 경주 토함산 석굴암의 구조를 따르고 있는 고려시대의 중요한 축조석굴이다.

보안암을 둘러보고 나면 암자에서 뒤쪽 봉우리까지는 10분, 서쪽 이명산 정상까지는 40여분이 걸린다.

옛날에는 정상에 용지라는 연못이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져 아쉬움을 남기지만 그래도 정상의 탁 트인 조망은 가히 일품이다.

봉명산을 올라 보안암과 이명산을 거쳐 하산하는 데는 보통 3시간 내외가 소요되며 위험한 곳도 없다.

등산로를 따라 끝없이 펼쳐지는 아름드리 소나무의 아름다운 자태와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 산새들의 지저귐까지…그 어느것 하나 환상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

회색빛 도시를 벗어나 넉넉한 자연의 품속에서 나 자신을 뒤돌아보고 지친 심신을 달래고 싶다면 봉명산 다솔사를 찾아보는 것도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사천공항에서 22㎞정도이며 승용차로 남해고속도로를 이용해 곤양 IC로 빠져 곤명방향으로 1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사천에서 곤양까진 30분, 진주에서는 20여분이 소요돼 접근성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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