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 방송
공영 방송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5.25 13: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영/소설가

어떻게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이런 일이 자꾸 일어나는가! 푸른집의 인사개입이라니. 가수 심수봉씨가 부른 ‘그 때 그 사람’이라는 노래가 유행하던 시절의 악몽에서나 일어났을 법한 일이 자꾸 일어나는가!! 도대체 믿기지가 않는다. 우리는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 공부까지 최소 16년 동안 우리 사회가 행복하게 잘 살려면 어떻게 해야되는지 배운다. 우리가 행복하게 잘 사는 데 가장 중요한 민주주의에 대해서도 배운다. 우리 모두가 국가의 주인이라는 것에 대해 배운다. 권력의 집중을 막기 위해 삼권분립에 대해서 배운다. 선거를 배우고 그것의 공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배운다. 자유에 대해서도 배운다. 권리와 책임에 대해서도 배운다. 지나치다 싶을 만치 배우다 청춘을 다 보낸다. 배우고 배우고….


아주 특별한 우리나라의 교육 형태에 힘입어 이제 고등학교는 물론이고 대학교를 졸업한 사람이 국민의 대다수다. 이런 시절에 왜 자꾸 국민을 속이려고 하는가. 국민을 뭘로 보는 건가? 국민 전부가 우울증이라도 걸려 봐야 정신을 차릴 텐가. 사람이면 누구나 자기 자신만 잘났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자기만 잘난 줄 아는 사람 옆에 있으면 괴롭다. 한 가정의 가족 중에 자기가 잘난 사람인줄 알고 못난 사람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으면 그 가족은 어쩌면 매일 매일 싸움을 해야 할 것이다. 끝내는 자기가 잘난 줄만 아는 본인이 미치든지 가족이 미치든지 해야 할 것이다.

[김시곤(전 KBS 보도국장) “길 사장이 대통령 뜻이라며 그만두라 했다” “청와대, 해경 비판 자제해 달라 여러 번 연락해 와” 폭로]- 경향 신문-

무슨 이런 이상한 경우가 다 있는가. 이런 이상한 경우를 조간에서 보게 되다니…. 대통령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무식해도 너무 무식하다. 우리는 근 이십 년을 배우는 동안 ‘방송의 독립성’에 대해서도 배웠다. 그런데 그렇게 ‘뜻’을 전한 그 사람은 그것을 안 배웠단 말인가. 배우고도 잊어먹었단 말인가. 배워서 알면서도 자기가 잘났다는 이기적이고 뻔뻔한 생각에 그런 ‘뜻’을 전했는가.

내일 아침 조간을 펼치면 “김시곤의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기사를 읽게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만약 그렇게 되면 우리 국민 대부분, 그야말로 대부분은 정말이지 더는 못 참는다고 거리로 뛰쳐나와서는 그 이상한 짓을 하루가 멀다 하고 해대는 푸른기와집을 향해 돌진할 것이다.

우리는 겨우겨우 참고 있다. 세월호의 비극이 온 나라, 온 세계를 분노하게 하는 이 때다. 제발이지 공영 방송만이라도 공영 방송으로 내버려 둬라!! 아무리 속아주는 순한 국민들이라도 이쯤 되면 열 받는다. 아니 벌써 열 받았다. 이제 푸른 기와집의 주인을 무조건 앵무새처럼 지지하던 노인들도 이구동성으로 “왜 사람을 구할 수 있는데도 한 명도 안 살려냈다니?”한다. 또 어떤 사람은 “불문곡직하고 사람은 살려놓고 봐야혀. 그래야 나중에 할말이라도 있제” 또 어떤 사람은 아예 방송을 믿지 못해서 뉴스를 안 본다. 그래도 들려오는 가슴 아픈 소식에 분노하고 있다.

진실로 바라건데 공영 방송만이라도 믿게 해 달라!! 그것은 모두를 위한 길이다.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왜 자꾸 자기만 잘난 줄 알고 속이려고 드는가. 그렇게 국민을 물로 보면 안 된다. 그만하면 여왕놀이도 끝내야 되는 때다. 너무 국민을 화나게 해서는 안 된다. 국민을 너무 스트레스 받게 해서는 피차 도움이 안 된다. 저 수만명이 모여서, 수천명이 모여서 외치는 소리를 들어보라.

몇백명의 살아있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못 구했다는 이 엄연하고 엄청난 결과 앞에 또 이제는 공영방송의 인사개입이라니!! 물가는 작년의 거의 두 배다. 공영방송마저 푸른집이 저렇게 좌지우지 하니 서민경제의 가장 중요한 장바구니 경제에 대해선 아무 방송에서도 언급조차 안 한다. 마치 물가가 오른다는 사실을 사실대로 뉴스하게 되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이라도 받은 것처럼 언론사들이 침묵하고 있다.

간곡히 당부한다. 푸르른 기와집에 사는 사람은 오월 이파리들처럼 싱싱하고 푸르고 진실해야 되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