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슬쩍 이루어지는 것들
은근슬쩍 이루어지는 것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5.25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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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우리말에 ‘은근슬쩍’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좋은 의미로 쓰이기 보다는 뭔가 꺼림칙한 상태를 묵인해 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남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은근히 살짝 뭔가가 행해지는 것이다. 은근슬쩍 이루어진 일들이 눈덩이처럼 불어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는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는 사례를 우리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오래된 관행’, ‘사회 통념상’ 묵인해 온 것들이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돌아본다.


세월호 사건이 올해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본다.

미디어가 발달되지 않던 시절에는 이런 은근슬쩍의 행위가 소수의 입막음으로 다수가 모르게 지나갈 수 있었다. 지켜보는 눈이 많아지고 빠르게 소식이 전해지는 미디어 시대에는 불가능하리라 보지만, 언론의 통제, 언론의 컨트롤 타워는 권력층이기에 조심스럽게 문제점을 제기해 본다. 새로운 정부가 시작될 때마다 조금씩은 나아지리라는 기대를 걸어본다.

오래된 관행이라는 명목 하에 권력을 쥔 자들이 시키는 대로 행해지던 것들을 고쳐보고자 누군가는 오늘도 힘겹게 개혁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비정상적인 일들이 정상처럼 행해지는 것들을 찾아 관피아의 연결 고리를 끊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번을 계기로 하나씩 하나씩 제자리 매김하여 올바른 사회 통념들로 구축되었으면 한다. 이번 정부만은 은근슬쩍 만들어지는 일들이 생기지 않기를 희망한다. 적재적소에 제대로 된 인재를 쓰지 못하면 조직의 흥망은 운명을 달리 한다고 한다.

올림픽과 월드컵, 그리고 선거는 4년마다 국민의 관심을 받는다고 한다. 지속적인 관심이 유지되어야 함에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공식선거전에 돌입하기 전까지 4년 동안은 무엇을 했는지 조용히 있다 4년마다 선거철이 되면 굽신 모드로 국민 앞에 선다. 새로운 공약을 내세우면서 시끄럽게 행해지는 길거리 선거 문화를 22일부터 보게 되었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분쟁은 예년과 별 다를 바가 없었다. 지방의회 의원과 지방자단체장인 시장, 청장, 그리고 교육감까지 뽑는 이번 선거에도 새로운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출마자는 하나같이 봉사의 자리라고 말하지만,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권력이라 생각하기에 몇일의 굽신거림은 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도 국민의 몫이고, 이들의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지켜보고 시정을 요구하는 것도 국민의 몫이라는 사실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많은 국민과 관련이 있는 연금법이다. 기초연금에 대해 몇 달 동안 떠들썩하다니 이제는 국민연금 차례인가 보다. 국민연금, 사학연금을 내고 있는 월급쟁이들은 바뀔 제도에 벌써부터 노후 대책에 대한 걱정꺼리가 생겼다. 정부의 국민연금의 잘못된 운용으로 수급자 대비 모자라는 금액을 감안하여 수급 금액을 조정하겠다는 발표에 다들 물가 상승폭을 고려한다면 받을 수 있는 금액으로 생활은 가능할까 하는 것이다.

이참에 국회의원 연금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단 하루를 국회의원으로 일해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국회의원 스스로 제도로 만들고, 예결위에서 다른 예산에 비해 증액 배정, 많은 비중을 차지한 사실들을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평범한 국민은 일정 기간 동안 꾸준히 납입해야지만 노후에 받을 수 있는 것이 국민연금이며 중복 지급이 불가능한 규정 등등 많은 규제책을 앉고 있다. 금액 면에서도 근무일수와 상관없이 금액을 받도록 설정한 국회의원 연금법은 중복 수급이 가능하다는 등등. 국민연금만 손댈 것이 아니라 계류 중인 수정안을 포함 국회의원 스스로의 연금법부터 문제점을 파악하고 합리적인 제도 마련을 우선 했으면 한다. 획일적 지원금 지급이 아니라 근무 일수에 비례한, 모든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로 조속히 개정되길 바란다.

잘못된 관행의 묵인, 은근슬쩍 끼워넣기 식의 진행, 사회통념상의 인정이 아니라 제대로 된 사회, 법과 제도가 제 역할을 하는 그날까지 국민은 깨어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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