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전(中國古典)을 읽어야 할 이유(Ⅰ)
중국고전(中國古典)을 읽어야 할 이유(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9.0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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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웅/한국국제대학교 석좌교수
지리산 막걸리학교 교장
학생들이 학교과목 외의 공부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만일 강의실에서 배우는 과목에 급제점을 따는 것만으로 할 일을 다하였다고 할 수 있다면 여러분의 대학진학은 한갓 졸업증명서를 얻으려고 하는 것이지 결코 학문을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분의 인격의 향상은 이미 문제 밖의 일이 되고 마는 것이며 나아가서는 이러한 부류의 사람은 틀림없이 ‘창의력’을 갖추지 못하여 학문하는 사람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사물을 처리하는 데에도 지도적 인물은 결코 될 수 없는 것이다.

학교과목 외의 공부는 물론 독서만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실험을 한다든가 자연계를 관찰한다든가 하는 것이 매우 좋은 일이다. 그러나 과목 외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적어도 과목 외의 학문으로서 주요한 부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독서의 취미를 길러야 한다. 전문학자가 되려고 생각하는 사람은 물론 그래야 하거니와 사업을 하려는 사람에게도 그것은 필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들이 공장에서, 사회에서 또는 강의실에서 하루의 일과를 마친 후에 수시로 그 자리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운 친구로서 책보다 나은 것이 없고 그보다 간편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차 이러한 쾌락을 누릴 수 있는가 없는가는 대개 학생시절에 결정되는 것이라 하겠다. 왜냐하면 독서의 습관을 길러야만 독서의 재미를 맛볼 수 있고 일생의 습관은 학업을 마치고 교문을 나설 때에는 벌써 틀이 잡혀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학생시절에 과외서를 읽고 자발적인 독서의 습관을 기르지 않는 사람은 바로 자기의 일평생의 행복을 스스로 포기해 버리는 것이 되는 것이다.

독서는 물론 중국고전을 읽는 데에 한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인은 중국고전에 대하여 적어도 외국 서적과 동등한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 여러분이 그렇게 중국고전을 대우해 주면 중국고전은 여러분에게 매우 즐거운 보답, 적어도 외국 서적을 읽어서 얻는 만큼의 즐거운 보답을 해줄 것이다.

중국고전은 현대적 학문의 견지에서 충분히 정리되지 못했으므로 읽어내기가 어렵다는 것은 사람마다 공인하는 바이다. 그러나 학문을 할 줄 아는 사람은 재미가 바로 이 점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차려놓은 밥상을 대하듯이 쉽게 책을 읽는 것은 가장 멋없는 일이고 가장 자발성이 없는 사람이나 좋아할 일이다. 어떠한 문제를 남이 이모저모로 잘 요리하여 교과서식으로 짜놓은 것을 읽게 된다면 읽어 내려가는 데에 물론 조금도 힘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이와 같이 힘을 들이지 않은 결과 우리의 사색은 문제를 치밀하게 파고들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다만 이런 종류의 팩만을 읽기 좋아하는 사람은 결국 자기의 창의력을 고갈시키게 되는 것이다. 뉴욕이나 시카고의 시원히 뻗어있는 거리의 최신식 빌딩의 사무실에 앉아서 기분좋게 한세상 지내는 사람은 실상 아무런 의미도 없는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 할 것이다. 만일 참으로 의미 있는 생활을 하려고 한다면 콜럼버스가 처음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한 때의 그것이어야 할 것이다.

중국의 학문세계는 천 년 미개발의 광산이나 다름없다. 광맥은 지극히 풍부하나 우리들 자신이 머리를 째고 땀을 흘리지 않으면 결코 개발될 수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여러분이 머리를 짜내고 땀을 흘리기만 한다면 당연히 그만큼의 성과를 거두는 것이고 흥취도 그만큼 있게 마련이다.

이른바 중국화의 광맥은 물론 서적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며 자연계와 사회상태가 모두 지극히 주요한 것이다. 그러나 서적은 과거의 자료를 보존하는 보고이며 또한 현재의 각 실제분야의 안내자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들은 중국고전의 광범하고 심대함에 대하여 기뻐하고 감사할망정 싫어해서는 아니 된다. 왜냐하면 우리들의 사업을 공장건설에 비긴다면 물론 원료의 공급은 풍부하면 할수록 더욱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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