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유증 남긴 여야 상향식 공천제 도입
후유증 남긴 여야 상향식 공천제 도입
  • 김영우기자
  • 승인 2014.06.03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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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여파 조용한 선거전 막바지 혼탁

▲ 유권자들의 선택의 날이 밝았다. 각 후보자들의 유세를 듣는 유권자들의 표정이 진지하다. 이들의 선택에 후보들의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이용규기자
사전투표제 첫 도입 예상외 높은 투표율


6·4 지방선거일이 밝았다. 이번 선거는 여야가 처음으로 도입한 상향식 공천제와 세월호 참사 여파에 따른 선거운동의 중단사태, 사전투표제의 첫 도입 등 3대 이슈 속에 치러졌다는 분석이다.

상향식 공천제는 경남도내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불공정 경선에 따른 경선 불복 사태와 과열경선에 따른 부작용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고, 세월호 참사 여파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선거운동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상호비방과 고소고발전, 흑색선전이 난무하면서 그 어느 선거보다 이전투구 양상을 보였다. 여기에 이번 선거에 처음 도입된 사전투표제는 경남에서 11.89%의 비교적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각 후보진영의 관심을 모았다.


◆여야 상향식 공천제는 도입됐지만
새누리당은 정당공천제 폐지 약속을 파기하는 대신 상향식 공천제를 도입했고, 새정치민주연합도 이에 가세하면서 국민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경남도내를 보면 새누리당 기초단체장 경선 과정에서 경선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와 재심요청이 잇따르는 등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함안과 거창, 의령, 사천, 산청 등지에서 경선 결과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가 잇따랐으며, 하동군수 선거에서는 과열 경선의 여파로 금품살포가 난무하고 급기야 새누리당 공천자없이 무소속 후보만으로 선거가 치러지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도의원과 시군의원 경선 과정에서도 불복시비가 잇따르는 등 새누리당의 상향식 공천제는 도내 곳곳에서 파열음을 남기면서 도민들을 실망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번 상향식 공천은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공천하려는 욕심 때문에 줄 세우기가 공공연히 이뤄지면서 주민이 후보자를 공천한다는 당초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경선 과정에서 나타난 불공전 경선 논란과 컷오프 탈락에 따른 반발 등 후유증에 대해 지속적인 개선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는 숙제를 남겼다.


◆세월호 참사에 묻힌 선거전…비난전은 고조
지난 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이번 선거의 기조를 한꺼번에 돌변시켜 버렸다. 엄청난 사고로 대다수 국민이 비탄에 잠기면서 전국적인 추모 분위기가 조성, 지방선거의 프레임도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여야 모두 새롭게 부상한 안전 이슈에 대응한 공약을 제시하며 유권자 끌어안기에 나섰다. 엄청난 참사로 선거일정이 한동안 중단되고 각 정당과 후보진영이 너나 할것없이 조용한 선거를 치르자는데 공감했다.
그러나 선거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주요 승부처에서 안갯속 혼전이 전개되자 고소, 고발이 난무하고 후보들 간에 헐뜯기, 인신공격, 몸싸움까지 등장하는 등 막판 과열이 도를 넘고 있다. 후보 등록이 진행된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애도 분위기 속에 '차분한 선거', '조용한 선거'를 치르자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허사였다.

흑색선전과 상호비방 등 네거티브를 넘어 후보자들끼리 고소·고발로 치닫고 있어 정정당당 정책·공약 대결을 바라는 유권자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같은 양상은 주로 도내 격전지에서 벌어져 선거 이후에도 후유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공식선거운동 개시 전후 도내 후보들 사이에 벌어진 고소·고발 건만 10여건에 달한다.

세월호 참사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선거 전반에 팽배하면서 이번 선거 부동층이 늘어나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표심이 선거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상 뛰어넘은 사전투표율 여야 득실은
지난달 30~31일 이틀간 실시된 사전투표 마감 결과 투표율이 11.49%로 예상을 뛰어넘는 열기를 보여 4일 선거일 투표율과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야당이 정부·여당에 대한 ‘세월호 심판론’을 내세워 총공세를 펼치는 가운데 예상을 뛰어넘는 사전투표율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나아가 최종 선거에서도 이같은 열기가 그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사전투표율 돌풍이 50% 안팎에 그쳤던 지방선거 전체 투표율도 끌어올릴 것이란 예상이 적지않다. 동반 상승효과로 60%대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치권에는 투표율이 낮으면 여당에, 높으면 야당에 각각 유리하다는 게 통설이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는 통념을 깨고 높은 투표율이 여당인 새누리당의 승리로 귀결됐다. 높은 사전투표율이 오히려 보수층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이 지난 대선 때처럼 투표 당일 대거 결집한다면 여당에 유리해질 수도 있다는 논리다.

이에따라 도내 여야 각 후보진영이 촉각을 곤두 세우면서 4일 투표율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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