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축제를 부르는 집시음악
(10) 축제를 부르는 집시음악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9.0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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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년 초 유럽에서 첫 등장해 전역 퍼져

사회적 관습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한 예술인
바이올린이 주는 독특한 정서가 매력적이다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다. 우리고장 진주에서도 개천예술제를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알려진 유등축제가 열리는 계절이다. 유럽에서도 가을에는 축제가 많이 열린다. 축제에서 빠지지 않고 항상 등장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집시(Gypsy)’가 그 주인공이다.

집시에 대한 기원은 대부분의 학자들이 인도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의를 달리하지 않는다. 일설에 의하면 원래 인더스 강 중류에서 상류의 지역, 다르게 말하면 서북부 찬디가르를 포함하는 펀자브에서 카슈미르 일대에 집단적으로 살고 있던 하층계급들이 전쟁이나 기근 등으로 인해 집단적으로 이주하게 된 것이 5~6세기경이라고 한다.
집시라는 영어 호칭은 스페인어의 ‘히따노(Gitano)’, 프랑스어의 ‘지땅(Gitan)’, 이탈리아어의 ‘징가로(zingaro)’와 마찬가지로 이집트인에서 온 말이다.

즉 ‘Egyptain(이집트인)’의 두음 소실에 의한 변형 ‘Gicyan’이 ‘Gipcy’가 되고 이것이 다시 ‘Gypsy’가 된 것이다. 그리고 발칸반도와 터키 일대에서는 이들을 ‘찌간(Tzigane)’ 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밑바닥 계급’을 뜻하는 그리스어인 ‘아싱가노이(Acinganoi)’에서 파생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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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집시 자신들은 스스로를 가리켜 ‘롬(로마어로 사람을 말함)’이라 부른다. 그리고 그들이 사용하는 ‘로마니어’가 저 멀리 동쪽에 있는 코카서스나 서아시아, 그리고 북부 인도의 산스크리트 계통의 언어와 통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이 이집트나 그리스 출신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1400년 초반에 집시들은 영국이 점령하고 있던 프랑스 파리에 처음으로 그 모습을 나타낸다. 대부분 ‘성 드니성당’ 주변에서 천막을 치고 살았던 그들은 도독과 소매치기와 연루된 소문으로 인해 쫓겨나 온 프랑스 땅에 분산되어 퍼지게 된다.

일부는 스페인의 갈라시아지방으로 그리고 또 다른 무리는 남러시아 지방으로, 또는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로 가게 된 무리들도 있었다. 그리하여 15세기에서 18세기 사이에 모든 유럽지역의 대부분 집시들이 살게 되었으며 이때의 집시여인 ‘에스메랄다’가 등장하였으니 유명한 뮤지컬 ‘노트르담의 꼽추(Notre Dame de Paris)’가 태동된 배경이 된 것이다.

집시 사회에서는 유랑하지 않고 정착하며 사는 무리들도 있었는데 ‘께렝게’라고 부르며 유랑하는 집시들인 ‘드로멩게’를 얕보기도 한다. 프랑스에서는 1000만에서 1200만의 집시들중 절반의 께렝게와 드로멩게 들이 분포하고 있다.


집시들은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과거의 전통을 이어받은 ‘라우따리(음악가들)’, ‘아르긴따리(보석상)’, ‘불데니(꽃장수)’, ‘그라스타리(말 거래하는 사람)’, ‘우르사리(곰 조련사)’ 등이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점성술에 대한 호기심으로 집시들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말과 점성술 그리고 집시남녀간에 사랑의 이야기가 배경이 된 집시뮤지컬 ‘사라의 전설(The Legend of Sara)’있다.

사라의 전설에서는 무대연출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마당극처럼 한 가운데에 무대가 있고 무대에는 모래가 깔려있다. 말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또한 집시들에게는 사회적 관습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는 예술가, 지식인들이 있는데 이들을 가리켜 ‘보헤미안(Bohemian)’이라고 한다. 원래 보헤미안은 보헤미안지역에살던 집시들은 가리키기도 한다. 자유분방한 사랑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뮤지컬은 ‘돈 주앙(Don Juan)’이 당연 압도적이다.

스페인에서는 ‘돈 후앙’이라고 발음하는 이 뮤지컬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지오반니’의 주인공과 같은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카사노바(Casanova, Giovanni Giacomo)’ 라고 불리는 스페인 돈 주앙 이야기를 프랑스에서 뮤지컬을 만들었으니 가사는 불어이며 음악은 남미의 정열이 가득하고 이야기의 배경은 스페인 이니, 다국적인 요소들이 가미된 뮤지컬이다.

이외에도 집시가족들로 구성된 가족밴드가 있으니 바로 ‘집시킹스(Gipsy Kings)’가 그들이다. 프랑스 남부지역에 살던 이들은 가족으로 구성되어 현재 집시음악을 가장 세계적으로 알린 밴드이며 그들의 히트곡들도 상당히 많은 편에 속한다.

국내에도 이들의 라이선스 음반을 쉽게 접할 만큼 이들의 음악은 친숙하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집시킹스와 함께 또 다른 집시음악을 월드음악으로 승화시킨 이들이 있으니 바로 ‘집시랜드(Gipsy Land)’가 있다. 이들은 특이하게도 프랑스 출신이면서도 스페인의 플라멩코 음악을 주 레파토리로 삼아서 활동을 하는 밴드이다.

집시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악기가 있으니 바로 바이올린이다. 대표적으로 바이올린의 집시음악을 다루는 아티스트는 ‘세르게이 트로파노프(Sergei Trofanov)’이다.
몰도바 출신의 세르게이는 몇 년 전에 진주의 경남예술회관에서 공연을 했었던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이다. 가수 유열 씨와 함께 조인콘서트를 가졌던 세르게이의 ‘몰도바(Moldova)’ 의 음악을 들으면서 어려웠던 여름을 슬기롭게 이겨내고 한가위를 맞이하는 독자들의 가정에 화목과 평안을 기원해 본다.
*추천음악 : 사라의 전설(The Legend of Sara)
 세르게이 트로파노프의 ‘집시의 열정 (Gypsy Passion)’
  집시랜드의 ‘Viva la Mus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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