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자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7.1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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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참으로 설레임으로 시작되었던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의 경기가 1무 2패의 성적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실망감으로 마무리하게 되었다. 아직 3, 4위전(13일)과 결승전(14일) 경기가 남았지만 지난 한달 동안 뜨겁게 지구촌을 달구었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경기가 끝난다. 그런데 경기의 성적표는 암담하기만 하다. 아래는 몇몇 매스컴의 제목이다. ‘우리나라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무승(無勝)!’, ‘아시아 축구 몰락! 아시아 축구 전체 성적표 3無 9敗!’


우리나라(FIFA 57위)를 포함한 일본(FIFA 46위), 이란(FAFA 43위), 호주(FAFA 62위)의 아시아 출전국 전체의 성적표다. 4개국 모두 1승도 거두지 못한 아시아 축구의 몰락이다. 8회 연속 월드컵 출전이라고 그렇게 자랑스럽고 가슴 뿌듯했지만 국민 모두가 실망스러움만 더할 뿐이었다. 게다가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월드컵에서의 성적 부진에 대하여 지난 3일 2015년 1월 아시안컵까지 임기 보장을 내세우며 홍명보 감독의 유임을 발표했다가 1주일 후 10일 홍명보 감독과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단장이었던 허정무 부회장의 동반 사퇴로 월드컵 성적 부진에 대한 뒤 늦은 책임을 지게 하는 어설픈 행정을 보여주었다. 지나간 잘못에 대하여 앞으로 차근차근 따지고 앞으로 갈 길을 갔으면 좋겠다. 이웃 나라 일본축구협회는 벌써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 후임으로 멕시코 출신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을 후임으로 내정하여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성적 부진을 철저히 분석하여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먼저 감독의 철저한 임기 보장이 되어야 한다. 이전의 차범근, 조광래 감독 등 여러 감독이 중도에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성적 부진의 이유로 불명예스럽게 교체되었다. 2015년 6월까지 임기 보장을 약속 받았던 홍명보 감독도 결국 자진 사퇴를 하게 되었다. 임기가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독이 어떻게 마음 놓고 선수를 선발하고 훈련시킬 수 있겠는가? 새로운 기술과 전술을 펼치는 훈련보다 오로지 경기에서 이기기만 급급해 할 것이라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둘째, 대한축구협회의 합리적인 행정과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흔히 A대표팀 감독 자리를 두고 ‘독이 든 성배’라고 한다. 누구나 이런 감독직을 맡고 싶어하는 영광스러운 자리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뒤 끝은 늘 불명예스럽게 끝났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냈던 히딩크 감독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명예로운 퇴임은 드물었던 것이 우리나라 축구의 현실이다. 하지만 또 누군가 그 자리를 채울 것이다. 국내파가 되었든 해외파가 되었든 누가 그 자리를 채우든 간에 신임 감독이 자유롭게 팀을 이끌 수 있도록 협회의 모든 행정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기술위원회의 역할이 절실히 필요하다. 현재의 유명무실한 기술위원회는 과감히 해산해야 한다. 과연 무엇이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문제인지 더 나가서 아시아 축구의 문제인지를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이에는 축구인 뿐만 아니라 축구에 관심있는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숲에서는 산의 정상이 보이지 않는다. 산의 정상을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술위원회의 위원이 될 수 있어야 하며, 이들 또한 감독과 함께 생사고락(生死苦樂)을 같이 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4년의 시간이 남아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 축구의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쳐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당당한 모습으로 웃고 돌아올 수 있는 축구대표팀 감독이 있었으면 한다. 그래서 감독에 대한 노고를 축하해주고 계약 기간 연장이라는 소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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