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 결 자
종 결 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9.14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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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병택/진주 동진초등학교장
요즘 각종 매체에서 많이 쓰는 말로 종결자라는 말이 있다. 원래 종결자(terminator, 終結子)는 유전자 DNA 전사(轉寫)를 끝내기 위한 신호가 되는 염기순서를 나타내는 말이지만, 어떤 일을 종결하는 사람(終結者), 혹은 끝을 맺을 정도로 그 분야에서 최고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영장실질심사에서 “오해와 원망이 풀리고 화해와 일치가 찾아왔고, 박교수의 자세가 해프닝에 기초한 권리모드에서 형제애에 기초한 구제모드로 바뀌어 긴급 부조금으로 2억원을 줬다”는 그는 영장이 발부되자 “시련이 닥친다고 해서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 2억원은 불법의 관점에선 몹시 큰돈이지만 선의의 관점에선 적을 수도 있는 금액이다. 진실이 나를 자유케 할 것이다”라는 어느 교육감은 교묘한 말돌리기와 자기합리화의 종결자로 부족함이 없다. 구속, 수감되는 상황에서도 학생들에게, 집회, 시위를 허용하는 학생인권조례를 밀어붙이는 그에게 학생들은 어떤 존재이며, 그의 교육철학이나 신념은 무엇인가. 아마도 그는 학생들을 의식이 없는 민중, 즉자적 민중(卽自的 民衆)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민중은 전체 구성원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착취당하며 문화수단을 갖고 있지 않은 집단이며, 자기의 억압상태에 대하여 의식화를 요하는 집단, 즉 자신이 정치 경제 문화 수단으로부터 소외되고 억압되어 있다는 것을 모르거나 조금은 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운명적으로 받아들이는 의식이 없는 민중을 즉자적 민중이라 하고, 그들의 소외상태를 알고 이를 분개하며 역사의 주인이 되려고 애쓰는 주체성 있고 의식화된 민중을 대자적 민중(對自的 民衆)이라고 한다. 민중교육은 결국 즉자적 민중으로 하여금 대자적 민중이 되게끔 돕는 교육으로 의식화교육, 인간화교육과 다르지 않다. 기필코 집회, 시위권을 부여하겠다는 정책은 학교교육에서 소외되었음을 알고 이를 분개하며 학교교육의 주인이 되려고 애쓰는 주체성 있는 학생, 즉 의식화된 학생을 기르려는 그의 신념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본다.

민중교육, 의식화교육, 민족, 민주, 인간화교육을 핵심으로 하는 참교육의 종결자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혁신학교, 의식화된 정예요원의 방과후교육 참여, 통일안보교육 예산 전액 삭감, 편향된 시민단체와 정신교육 계약 등 그의 행보는 염려되는 바가 적지 않다. 빨치산 추모제와 촛불시위에 학생을 참여시킨 교사, 애국조회는 식민지 문화의 잔재이고, 안보교육은 반 통일교육이며, 충효교육은 정권 유지 교육이고, 검인정 교과서는 기득권 세력의 체제 유지 수단이라는 일부의 주장과 뿌리를 같이 하는 것처럼 보인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하고, 역사를 왜곡하고, 우방들을 모욕하고, 대한민국의 진로를 거꾸로 돌려놓으려는 흐름을 염려한다.

어린 시절에 배워 각인된 인생관, 성품은 바꾸기 쉽지 않다. 그의 교육실험은 학생들이 세상만사를 부정적으로 보고, 잘못된 것은 모두 남의 탓으로 돌리고, 사회에 대한 증오심과 반항심을 갖게 할 위험성이 있다. 우리는 자라나는 세대에게 사회와 국가에 대한 긍정적 사고를, 무한 자유보다, 책임지는 성품을 길러주어야 하며, 그것이 우리의 양심이고,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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