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도시의 자긍심 진주문학관의 건립
문화예술도시의 자긍심 진주문학관의 건립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9.14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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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갑석/시인ㆍ전 배영초등학교장
주지하듯이 문학은 정치학이나 법률학 경제학 자연과학 등과 구분하여 인간이 추구하는 정서와 진리의 세계를 문자로 기록하는 학문이다.

인간정신의 합목적적인 순수성과 문화예술이 지향하는 고차원적인 정신세계를 다루면서 삶의 질을 향상시켜나가는 생활의 도구로써 필수불가결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구비문학에서부터 현대문학까지의 역사는 장구하고 그 깊이와 폭은 인간의 역사 그것이라고 하여도 허투로 내뱉는 말은 아닐 듯 하다.

인류가 제정한 수많은 상이 많이 있지만 여섯 개 부문에 걸쳐 해마다 수여되고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권위의 노벨상만 하여도 문학부문은 어김없이 빛나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나라에서 또는 사회단체에서도 해마다 문학상을 제정하여 시상식을 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한 것이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그만큼 문학이 인간생활에 끼치는 영향이 지대함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것이겠지만 태아교육에서 엄마가 동시를 들려주고 동화를 읽어주고 노래를 불러주는 일,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도서관에 가득 차 있는 각종 문학작품을 접하면서 문학교육이야말로 인간을 성장시키고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훌륭한 도구임을 깨닫게 된다.

우리 고장 진주는 영남의 중심도시로서 문화와 예술을 꽃피워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도시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며칠 후면 개최되어 국내외의 수백만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게 될 개천예술제는 본격적인 문화예술 행사로서의 효시(嚆矢)가 되고 있는 바 진주시민 모두는 자랑스러움과 긍지를 갖지 않을 수 없다. 같은 시기에 연출되는 남강유등축제 또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축제로서 문학과 예술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 수많은 인파가 몰려오는 가운데에는 순수 관광객이 대부분이지만 그 속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고 그 지방의 내로라하는 문학인들이 예향의 도시 진주를 찾아오게 된다. 그들은 인터넷을 통하여 진주문학관이나 남강문학관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내 실망스러운 마음에 허탈해 할 것이다. 고 이형기 시인을 비롯한 수많은 시인과 소설가 등 문학인을 배출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경향 각지에서 문학창작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인물들이 수두룩한 진주에 진주문학을 알리고 문학기행을 겸한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학생교육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그 파급효과가 엄청나다고 인정되어 경쟁적으로 마련되고 있는 소담스런 문학관 하나가 없다는 데 그들은 적이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전국 각지에 산재된 문학관은 차치하고라도 경상남도에 자리한 통영의 청마문학관 남해의 유배문학관 하동의 이병주문학관 진해의 경남문학관 사천의 박재삼문학관 등 일일이 열거가 어려울 정도로 그 숫자가 많은 것이다. 되돌아 생각해보면 이런 부끄러움은 그 궁극적인 연유가 우리 진주지방의 문학인들에 있겠지만 그 동안 진주문학인들의 갈구에 화답하지 않은 문화예술관련 행정담당자들의 무관심이 그 정도를 지나쳤다고 보아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본인이 알고 있기로는 문학관 건립에 상당한 재산을 내어놓고라도 뜻을 이루고 싶은 사람도 없지 않았으나 불행히도 그 뜻은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흔히 정치논리의 산물이라고 불평불만을 사고 있는 ‘여성웰빙센터’니 뭐니 하여 불필요한 재정낭비로 말썽만 일으킬게 아니라 만시지탄이지만 진양호반이 내려다보이는 아담한 자리에 얼마만의 땅과 상당액의 건축비를 대어서라도 서부경남을 대표할 수 있는 ‘진주문학관’이나 ‘남강문학관’의 건립을 강력히 주장한다.

시의원과 도의원들은 자기 선거구역을 위해 예산을 확보하기 위하여 애쓰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이 시점에서 우리 진주의 참모습을 알리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시급한 과제가 무엇인가를 고민해 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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