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언어(中國言語)와 문자(文字)의 발전과정(發展過程)(Ⅲ)
중국언어(中國言語)와 문자(文字)의 발전과정(發展過程)(Ⅲ)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7.2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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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웅/국립경상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강의)교수·진주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장·지리산 막걸리학교 교장

중국문자의 구성방법을 후세 학자들이 귀납한 나머지 육서(六書)로써 그 조례(條例)를 삼았는데, 육서란 명칭은 주례(周禮)에 ‘보씨장양국자, 교지이육서(保氏掌養國子, 敎之以六書)’로서 처음 보였지만, 육서에 대한 아무런 명목을 제시하지 않았고, 그 뒤 유흠(劉歆)의 ‘칠략(七略)’에야 비로소 상형(象形)·상사(象事)·상의(象意)·상성(象聲)·전주(轉注)·가차(假借)라 밝혔다.


이 밖에 허신의 ‘설문해자’에는 지사(指事)·상형·형성(形聲)·회의(會意)·전주·가차로, 또 정중(鄭衆)의 주례주(周禮注)에는 상형·회의·전주·처사(處事)·가차·해성(諧聲)으로 되어있다.

이상 세 사람의 육서에 대한 명칭이나 순서는 각각 다르지만, 그 중에 ‘허신설’이 가장 중요한 정설로 되고 있다. 다만 그 순서를 상형·지사·회의·형성·전주·가차로 바로잡아 지금은 중국문자의 구성을 분석하는데, 누구나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형(象形) - 문자를 창제하는 기본 방식으로 실물의 모양을 선(線)으로 표시했으니, 그림을 간화(簡化)한 것이다. 해(日)를 O, 달(月)을 O따위로 표시한 문자로서 독립된 체재를 지니고 있다.

▲지사(指事) - 단순한 기호로 추상적인 사물을 표시하는데, 때로는 간단한 기호를 어느 상형문자에 덧붙임으로써 위치·성질·동작을 나타내니, 상형문자를 직각적인 관찰로 판별할 수 있다면 지사문자는 인식적인 관찰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곧 상·하·입·대·감(上下立大甘)자 따위를 말한다.

▲회의(會意) - 두 개 이상의 다른 상형, 지사문자를 모아 별개의 뜻을 표시하는 방법으로 칼(戈)을 멈추게(止) 한다는 뜻에서 지(止)와 과(戈)를 합쳐 무(武), 해와 달이 합치면 밝다는 뜻에서 명(明), 사람(人)의 말은 반드시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하여 인(人)과 언(言)을 합쳐 신(信)이라 한 것처럼 문자 자체가 스스로 하나의 이치를 지닌 것들이다.

▲형성(形聲) - 형부(形符)와 성부(聲符)가 서로 한데 모여 하나의 글자를 이룸이니, 절반은 일의 종류를 밝히고, 절반은 글자의 소리를 지니는 것이다. 그러나 성부는 단순히 음(音)을 빌려 쓸 뿐이지, 상관된 뜻을 대동하는 일은 극히 적다. 때로는 성부의 자획(字劃)이 너무 많아 복잡할 때에는 글자의 일부를 삭감한 생성(省聲)을 쓰기도 한다.

한편 형부를 적당히 운용하여 논리적으로 어느 부류에 속한 낱말은 어느 형부에 붙일 수 있거니와 문자와 언어를 기음(記音) 방법을 통하여 연결시킬 수 있어 조자(造字)의 방법으로 발전(發展)시킬 수 있다. 설문해자에 수록(收錄)된 9353자 중에 형성자가 7696자나 되니 조자의 폭이 그만큼 큼을 알 수 있다.

형성자의 운용도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형부(形符), 즉 부수(部首)로 사물의 부류를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성부를 통해서도 글자의 뜻을 알 수 있는 이른바 ‘형성자다겸회의설(形聲字多兼會意說)’이 있다. 예를 들면 '전'이란 성부를 지닌 형성자는 거의 얕고 적다는 뜻이 있으니, 물이 얕은 것을 천(淺), 그릇이 작은 것을 잔(盞), 재물이 적은 것을 천(賤), 나무가 작은 것을 잔(棧), 돈 단위가 낮은 것을 전(錢)이라고 하는 것이나, 또 ‘진(辰)’이라는 성부를 지닌 형성자는 거의 움직인다는 뜻이 있으니, 입이 움직이는 부분을 순(脣), 해가 움직이는 때를 신(晨), 여인네가 임신하여 배가 움직이는 것을 신(娠), 손이 움직이는 것을 진(振), 천지가 움직이는 것을 진(震)이라고 한다.

이처럼 형성자도 과학적으로 귀납하여 연구하면 성부에서도 뜻을 간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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