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강대국, 이제는 소프트웨어 교육에 힘을
IT 강대국, 이제는 소프트웨어 교육에 힘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7.2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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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외국인에게 한국의 우수성을 물으면 스마트폰, 인터넷 등을 들면서 ‘IT 강대국’이라 주저 없이 얘기한다. 한국의 IT는 하드웨어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지난 2000년대 초반까지도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위치는 지금처럼 힘들지 않았다. 국제 경제가 불황기에 접어들면서 한국의 소프트웨어 분야는 거의 SI(시스템 통합) 분야에 초점이 맞추어졌고, 연구 개발 분야는 스마트폰과 게임, 인터넷, 영상 관련 소프트웨어가 주축을 이룬다. IT 기업 중 영업을 잘 한다는 기업들은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를 끼워 파는 형태의 기업, 정부가 발주하는 공공 소프트웨어 구축 물량을 빼면 개발이란 찾아볼 수가 없고, 현상 유지하기도 힘들다. 현실이 이러하니 소프트웨어 산업은 쉽게 일하고 싶고 안정적인 직장만을 찾는 젊은 세대에게는 3D 업종이라 분류될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에서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중 우리가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외국산 소프트웨어와의 경쟁에서 밀려 거의 대부분 사라졌다. 지금 여러분의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보면 알 수 있다. 겨우 살아남은 것이 한글 프로그램 정도이다. IT 분야 자격증만 보아도 사무용 소프트웨어 활용 능력은 MS사 Office 제품, 그래픽이나 디자인 분야는 Adobe사 제품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를 평가한다.

한국의 콘텐츠 산업에 주축을 이루는 게임 분야도 형편은 마찬가지다. 상용화되는 게임을 보면 알 수 있다. 게임의 핵심인 엔진은 모두 외국산 게임엔진을 사용한다. 국내 게임 엔진 개발 회사는 유지조차 힘들어 대부분 문을 닫았다. 연구소를 중심으로 자체 엔진 개발에 많은 자금을 투자했지만, 외국산 소프트웨어의 안정성과 다양성을 가진 개발 기술을 따를 수 없었다. 안정적으로 단시간에 성공을 바라는 게임 회사들은 모두 외국산 게임 엔진을 활용으로 눈을 돌려 버려 사용하는 게임회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취업이 주요 평가 지표가 되고 회사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실용 기술 교육에 초점을 맞춘 대학은 이에 맞추어 기업이 사용하는 엔진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학교의 컴퓨터 교육은 하드웨어 활용이 주축이다. 중등학교의 기술, 가정 과목에 일부의 교육 내용으로 포함되어 있거나 초등학교의 교육 내용은 단순한 컴퓨터 사용 능력 위주의 교육이 컴퓨터 교육이라 생각하고 지난 10년 동안 진행되어 왔다. 실업계 고등학교의 전공에서 전산 관련 학과는 수요자가 없기에 축소가 되고, 전산 교과목이 없어지면서 재직 교사는 재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전공으로 바꿔 교사 생활을 하는 사례도 흔히 볼 수 있었다.

스티브잡스와 빌게이츠 덕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프트웨어 분야에 새바람을 일으키는 것 같다. 소프트웨어가 국가 산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고, 미래 동력 산업으로 선포한단다. 산업간 융합이 활발히 진행되는 요즘, 모든 산업의 중심에 소프트웨어가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에 필요한 인재는 ‘컴퓨터적 사고’를 하는 창의 인재라 한다. 절차적 논리성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

대통령께서는 우리 나라가 IT강국으로 지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라며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산업 혁신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 실현을 반드시 이뤄야한다고 선포하셨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이제는 절름발이 IT 강국이 아닌 제대로 된 IT 강국으로의 방향타를 잡았다고 본다. 선진국과 같이 초등학교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자는 움직임이 이제 뿌리를 내릴 시발점을 찾았다. 올해를 소프트웨어가 산업의 중심이 되는 원년으로 한단다.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을 위한 범국가적 지원과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산업 전체의 변화를 내다보고 단계적 실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교육은 내년부터 중학교가 의무 교육으로 실시하고, 초등학교는 2017년부터 정규교과목으로 운영, 2021년에는 대입 수능에서 선택 과목으로 추가된다. 교육을 포함하여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제대로 된 교육 프로그램에서부터 기반이 튼튼한 국가로 성장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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