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사라지다니!
국가가 사라지다니!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7.2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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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되지 않는다. 몇백년을 이어온 역사를 가진 한 나라가 사라질 수 있는 것일까! 게다가 격렬한 전쟁을 한 것도 아닌데. 격렬한 전쟁을 해도 그 나라는 어떤 형태로건 유지가 된다. 예컨데 우리나라가 일제 강점기에 놓였을 때도 비록 주권은 빼앗겼지만 실상에 있어서 사람과 삶은 무대는 그대로였다. 해방을 맞아 주권을 도로 찾아 지금까지 삶을 영위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내가 납득되지 않는 상황을 당하는 나라다. 약 60년에 걸쳐서 ‘나라’를 빼앗기기 시작해서 지금엔 말그대로 ‘귀퉁아리’에 몰려 살았는데 그 귀퉁아리마저 내주고 바다로 빠지든지 폭탄을 맞아 공중분해 되든지 해야 하는 상황이다.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는 뒤로 바다를 두고 삼면이 이스라엘에 의해 막혀있는 상태다. 이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내놓으라고 총공세를 펴고 있다.

60여 년 전, 이스라엘 사람 몇몇이 슬그머니 팔레스타인으로 들어왔다. 자신들이 믿는 수천 년 전의 어느 경전에서 '약속한 땅'이라는 어그지를 들이대며 ‘정착촌’을 이루었다. 그들이 실제로 정착할 수 있었던 건 미국과 유럽의 승인 아래였다. 따라서 팔레스타인이라는 국가는 자연 사라졌다. 하나의 국토에 두 개의 나라가 있을 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까. 팔레스타인이 아무리 거부하고 저항해도 강대국과 주변국이 계획을 짜고 착착 진행시키는 데야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이스라엘 정착촌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논란으로 분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하긴,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국사람들이었으니…. 그렇다면 ‘약속의 땅’ 주인도 못되는 사람이 약속의 땅을 차지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날강도가 따로 없는 노릇이었다. 미국의 가난하고 열악한 사람들을 모아다 많은 ‘이주비’로 유혹해한다는 소문도 나돌았다고 한다. 그야 어째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죽이기 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한 치 오차도 없이 차곡차곡 진행시켰다. 어떤 침략에 미국이 개입되면 오차란 있을 수 없다.

국가로 승인받은 후부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내에서 거칠 것이 없었다. 거대한 미국을 등에 업은 그들은 소수일지라도 소수가 아니라 주인이었고 주인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아주 심술궂은 주인으로 군림하였다. 아무 곳에나 정착촌을 건설했다. 대개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동네 위에다 정착촌을 지었다. 그렇게 되면 생활하수를 내려보내기서부터 각종 쓰레기를 밑으로 던진다고 한다. 또 한편으로는 분리장벽을 지어서 몇 걸음이면 서로 왕래할 수 있는 거리도 몇 십리를 돌아서 왕래해야했다. 더 기가 막히는 건 도로도 금을 그어 한쪽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다니게 허락해주고 한 쪽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다닌다. 이런 경우엔 국가로 승인 받은 이스라엘이 주인이기 때문에 훨씬 넓게 차지한다. 야비하기 이를데 없는 침략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그렇게 야금야금 먹어오다가 이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라는 두 쪽만 남기고 사실상 이스라엘의 계획은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 팔레스타인 땅 전부를 토끼에 비교하면 가자지구는 귀에 해당되고 서안지구는 뒷다리에 해당된다. 그렇게 팔레스타인은 국토를 다 빼앗기고 이제 귀퉁아리 조금, 뒷다리 일부분을 지키며 힘겹게 싸우고 있다.

오늘에 이르러 팔레스타인은 비자발급도 못하는 ‘국가’도 못되는 ‘지구’로 전락했다. 물론 약 5년 전부터 유네스코가 선두로 국가로 인정하기 시작해서 최근에는 유엔도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이에 반발한 미국과 이스라엘이 유네스코에 대한 지원을 끊어버리겠다고 협박했지만 유네스코는 굴하지 않고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그나마 고마운 일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이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도 실은 이미 오래전에 계획된 일이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지난달 있었던 이스라엘 소년 저격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빼앗기 위한 단초를 마련하기 위한 자작극이거나 이스라엘에 매수된 하마스의 짓으로 추리된다. 전자든 후자든 야비하기 이를 데가 없다. 전 지구인의 관심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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