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언어(中國言語)와 문자(文字)의 발전과정(發展過程)(Ⅳ)
중국언어(中國言語)와 문자(文字)의 발전과정(發展過程)(Ⅳ)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7.3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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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웅/국립경상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강의)교수·진주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장·

지난번에 이어 중국 언어와 문자의 발전과정에 대해 계속 알아보겠다.


5. 전주(轉注)
중국문자는 위에서 지적한 대로 형제에 의한 상형·지사와 자의(字義)의 운용에 의한 회의·형성의 방법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와 못지 않게 음(音)의 운용에 따라 글자를 만들고 있으니, 그 구성방법에 있어 형(形)·의(義)·음(音) 세 가지 기본 여건을 운용하면서 발전되어 온 것이다.

그 마지막 방법으로 음을 운용한 것이 바로 전주와 가차의 방법이다. 전주는 형성자와 그 형식이 거의 비슷하다. ‘설문해자서’에는 ‘건류일수 동의상수’라 했는데, 유(類)는 성류(聲類), 수(首)는 이른바 어기(語基)니, 그 성류와 어기가 같아야 서로 같은 뜻으로 쓰일 수 있다 함이다. 예를 들면 고(考)와 노(老)가 같이 ‘장수(長壽)하다’의 뜻으로 쓰이게 됨은 그 두 글자가 똑같이 단옥재(段玉裁)의 ‘고운(古韻)’ 제 3부에 소속됨이 이를 말해 준다.

한편 ‘유’와 ‘요’는 서로 음이 다르지만 ‘고운’ 제 3부에 소속되어 끌어 올리다는 뜻을 지니고 있고, ‘주(走)’와 ‘추(趨)’는 ‘고운’ 제 4부에 소속되어 같이 달리다의 뜻을 지니고 있으니, 그 형식에 있어 형성자와 같지만 운용에 있어 서로 달라지고 있다.

6. 가차(假借)
전주와 더불어 음의 운용방법이다. 특히 옛날에는 글자 수는 적고 표현해야 될 내용은 많아 일종의 편법으로 새로운 글자를 만들지 않고 같은 음의 글자를 빌어 사물을 표현하고 있다. 말하자면 오늘의 별자(別字)에 상당한 것이다. 가차의 방법으로 허신은 ‘본래 그 글자가 없는 것을 같은 소리를 빌어 사물을 표현한다’라 했는데, 그 구체적인 경우는 아래와 같다.

첫째는 본래 그 글자는 없는데 의의상으로 가차할 수 있는 경우를 말하니 봉조(鳳鳥)의 봉(鳳)을 붕(朋)으로, 조서(鳥棲)의 서(棲)를 서(西)로 가차함을 들 수 있고, 둘째로는 같은 소리일 경우에 서로 가차함을 말하니, 의복(衣服)의 의(衣)와 의뢰(依賴)의 의(依), 명령(命令)의 영(令)과 장단(長短)의 장(長)이 서로 통용됨을 들 수 있고, 셋째로 획을 생략한 생자(省字)나 별자(別字)를 가차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금석문(金石文)이나 경전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가차의 방법 때문에 ‘일자다의(一字多義)’의 작용을 발휘하게 되었고, 전주의 방법 때문에 ‘일의다자(一義多字)’의 현상을 처리하게 되었다.

끝으로 위의 여섯 가지 방법을 다시 크게 양분(兩分)한다면 상형·지사·회의 형성은 문자 구조의 방법이며, 전주·가차는 문자 운용의 방법이 되고 있거늘 그 중 가장 많은 형성자요, 그 다음이 회의·상형·지사자순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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