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敎師)를 아이들 곁으로!
교사(敎師)를 아이들 곁으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8.10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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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지난 6·4지방선거로 교육의 수장(首長)격인 새로운 교육감들이 선출되었다. 7월 1일부터 4년의 임기가 시작된 것이다. 저마다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이들을 지켜보고 있다. 중도니 보수니 개혁이니 참 말들도 많았던 지방선거였다. 그러나 이젠 찬찬히 이들의 공약(公約)을 살펴봐야 한다. 경남의 ‘박종훈 교육감’도 전임 ‘고영진 교육감’을 누르고 새로운 교육감으로 당선되었다. 우리는 간절히 신임 교육감에게 바란다. 제발 아이들이 행복하고 즐거워하는 학교로 만들어 달라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사(敎師)가 행복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과거 수많은 장관과 교육감들이 교원의 업무경감을 부르짖다가 공염불(空念佛)에 그치고 말았다. 결국 말로만 떠들다가, 시늉만 하다가 임기가 끝나버려 현장에서 업무경감을 체감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이전 경남의 ‘고영진 교육감’ 재임시절인 올해 4월 경남교육청에서 업무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매뉴얼’을 개발·보급했다고 하지만 이 또한 현장에서 그 효용성을 체감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현 ‘박종훈 교육감’의 주요 선거공약이 바로 ‘교원의 업무경감’이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바로 교원의 업무경감의 중요성을 서로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현장에서는 또 하나의 업무가 신설되어 잡무가 또 하나 늘어나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고 있을지 모른다. 바라건대 교육감의 생색내기가 아닌 실질적인 교직원의 업무경감을 바란다. 그래서 교사를 아이들에게 돌려보내 주어야 하며, 살맛나는 학교 분위기가 우리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지름길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무엇보다 불요불급(不要不急)한 공문을 줄이고 교사는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학교 교육의 전문가는 교사임에 틀림없다. 전문가에게 맡기고 다른 구성원들은 각자 할 일을 열심히 하면 된다. 아이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은 바로 교사이기 때문이다. 관리자인 교장과 교감은 어떻게 하면 교사가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늘려줄 수 있을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여기에는 지역교육청, 도교육청 및 교육부, 더 나아가 국회(국회위원 요구자료)도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부디 하나의 공문 시행이 정말 필요한 업무인지를 한번만 더 생각하고 내려 보내 주길 바란다. 2012년 모 초등학교 교장의 칼럼(멀어지는 꿈, 업무경감) 중에 매월 약 1000건의 문서가 생산된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것도 메일 형태의 공문을 제외한 양이라고 하니 하루에 대략 40건 이상의 공문을 해결해야 한다. 그러니 현장에서는 퇴근시간이 없고 매일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하루 40건 이상의 공문을 처리하려면 교사 1인당 공문 1~2건씩을 해결해야 한다. 그럼 언제 공문을 처리해야 하는가? 수업 시간이나 방과 후에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아이들을 방치해야 한다. 좋은 표현으로 자습(自習)이다. 왜 수업 시간에 공문을 처리하냐고 물으면 참 답답한 노릇이다. 공문에게 물어봐야 하나? 답은 간단하다. 공문을 처리하려면 교내에서 동학년이나 동료 교원들에게서 필요한 자료 및 정보 수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처리해야 할 공문 중에 지역교육청이나 상급인 도교육청에서 내려온 공문은 하루라도 처리가 늦으면 교감, 교장 더 나아가 지역교육청 장학사가 해당 학교로 “왜 제 때에 보고하지 않냐”고 명령조의 언어가 난무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래서 농담 삼아서 아니꼬우면 관리자로, 장학사로 승진하란다.

교사의 행복은 멀지 않다. 담임을 맡았으면 맡은 반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지도하면 된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잘 가르칠지, 교재 연구로 고민하면서 밤을 밝히는 교실이 전국에 몇 곳이나 될지 의문이다. 정치적인 성향을 떠나서 진정 무엇이 아이들을 위하는 올바른 길인지를 고민하는 교육감을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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