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의 영웅이자 멘토이신 이순신의 정신을 기리며
만인의 영웅이자 멘토이신 이순신의 정신을 기리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8.1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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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배급사의 독점이 이유일 수도 있겠지만, ‘명량’이라는 영화가 연일 최고 기록을 갱신하면서 많은 이들이 봤고 보려고 할 것이다. 이는 나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로 하는 것, 아쉬워하는 것들을 다루고 있기에 많은 이들의 호응을 받는 것이라 본다.


420년이 지난 지금 이순신 장군의 뛰어난 지략과 두려움을 용기로 바꾼 리더십은 익히 잘 알고 있는 성품이지만, 고뇌에 찬 인간의 애절함과 연민은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만큼 힘든 일도 없기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은 것이다.

부하들의 용맹스러운 전투행동과 필승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 하셨던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반드시 살 것이다”는 이 말씀은 지금도 우리에게 필요한 명언 중 하나이다. 모두가 포기해야 하는 전투라고 얘기할 때 죽음을 무릅쓰고 솔선수범으로 판옥선의 장점과 울돌목의 파도의 움직임을 이용한 ‘충파’로 왜군을 수장시켜 나가는 모습. 이를 지켜보기만 하던 장군들의 비급한 마음과 목숨 부지만을 희망하는 나약한 백성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우리에게는 의미를 주는 것 중 또 다른 하나는 ‘상유십이(尙有十二)’의 정신이다. 이 네 글자 속에는 이순신 장군의 신념, 용기와 충성심이 내포되어 있다. 신은 아직도 싸울 수 있는 열두 척의 배가 남아 있고, 미천한 신하는 죽지 않았다고 임금님께 고하는 문서 내용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게 반드시 필요로 하는 지도자들의 모습이지 않을까 한다. 조그마한 어려움에 봉착하면 쉽게 포기하거나 각종 상황을 핑계되어 빠져나갈 여지만 찾아 불평을 일삼는 사람들이 기억해야 할 명언이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모습들은 우리 일상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이들을 다루고 있다.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면서 실천하는 인간상,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조국을 지키겠다는 격군과 정탐꾼 같은 인간상, 상황에 따라 처신하겠다고 관망하는 인간상, 간신배나 배신자의 인간상, 자신의 이익이 우선인 인간상 등을 묘사하고 있다. 하나의 조직 속에는 항상 다양한 캐릭터들이 자신의 눈높이에 맞추어 자신의 잣대로 제 역할들을 하고 있다. 다양한 캐릭터가 공존하는 조직에서 지도자가 관망만 해도 문제, 잘못된 처방전을 내놓는 것도 문제이다.

조직에서 지도자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지도자의 리더십은 태평성대를 누릴 때가 아니라 전시와 같은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을 때 빛을 발하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지도자는 아부와 직언을 구별할 줄 아는 지도자, 현실을 직시하고 올바른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는 지도자, 자신의 사리사욕보다는 구성원을 먼저 배려할 줄 아는 지도자의 모습이다.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해내신 이순신 장군처럼 외향적 치장이나 인기 목적의 단발성 일에 치중하지 말고, 구성원의 힘을 한 곳에 모아 올바른 길로 이끌어갈 지도자가 필요한 것이다.

과연 이순신 장군과 같은 지도자만 있다면 사회가 잘 될까?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이미 우리 모두가 잘 알 것이다. 개인 개인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아무리 위대한 지도자가 있다고 해도 사회는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구성원의 마음이 포기와 관망의 자세라면 더욱 그러하다.

겉으로 보기에 어설퍼 보이는 시스템 속에서도 제대로 돌아가는 조직도 있다. 한 치의 오차도 허락하지 않는 철저한 일 중심으로 구축된 조직 보다는 따뜻한 인간성으로 서로를 위할 줄 아는 조직이 오래 살아남지 않을까 싶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서로가 받쳐주면서 살아가는 따뜻한 사회가 본 우리 사회의 모습이었다. 서구의 자본주의가 우리의 국민성마저도 바꾸어 놓았다. 경쟁과 비교의 삶 보다는 칭찬과 배려, 감사의 삶이 우리를 행복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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