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분의 10계명 두 번째 이야기
그 분의 10계명 두 번째 이야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8.1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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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

사랑스런 분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복 십계명 중에 가장 놀랍고 감동적인 건 “다른 사람을 개종시키려 들지 말라”라는 말씀이었다. 이 말씀의 놀라움과 감동은 애초 필설로 다 할 것이 아니지만 저번에 얘기 한 것으로 두고 두 번째로 되새기고 싶은 건 “자신의 삶을 살되, 남들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자”라는 계명이다. 이 계명의 좁은 의미에서 알아듣기와 넓은 의미에서 알아듣기로 나눠보자.


가장 작은 사회적 그룹인 가정에서 위 계명의 가르침을 실천할 때 일어나는 효과를 생각만 해도 마음이 가벼워지고 풍성해진다. 아들은 공대에 진학해서 자동차를 만드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고 하고 아버지는 법대를 가서 판·검사가 되어 떵떵거리며 살라고 아들에게 종용한다. 그러고 보면 이 경우엔 위 계명을 적용시키기 전에 좀 웃기는 경우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대개 이렇게 법대에 가서 판사나 검사가 되어 떵떵거리고 살자고 하는 사람은 자신은 법대에 진학하지 못했고 따라서 판사나 검사가 되지도 못했고 별로 떵떵거리지 못하고 살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자식만이라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원한다. 안스러울 뿐, 별로 드리고 싶은 말이 없다. 거시기가 거시기 아니라서 (ㅇ사, ㅇ사 하는 말이 싫어서) 떵떵거리지 못하면 뭐를 하고 살아도 마찬가질 건데….

어쨌든 위 경우에 그 분의 10계명을 실천하면 당연히 아들은 공대를 가서 만들고 싶은 자동차를 기왕이면 친환경적으로 만들어 행복한 우리살이에 기여하면 자타 행복해진다. 그렇게 되면 아버지가 행복해지지 않으니 이게 걱정이다. 이런 아버지들 많은데 이런 아버지들은 대개 행복에 대해 잘 모른다. 무엇이든 남보다 내가 먼저인 소위 이기적인 사람이기 십상이다. 역시 안쓰러울 뿐!!

잊혀지지 않는 또 하나의 경우는 친구의 이야기다. 친한 친구가 어느 집 맏며느리로 시집을 갔는데 이 시댁이 웃기는 시댁이었던 것이다. 자기 집안에 들어온 며느리들은 명절에 한복을 입어야 한다고 별 야단을 고집했다. 내 친구가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은 사람이지만 새색시가 뭘 어쩌겠는가, 시키는 대로 할밖에. 명절 휴가 3~4일 내내 한복을 입는다고 생각하면 내 머리에까지 쥐가 난다. 막말로 지들은 ‘소데나시’를 입고 별 난리를 피우면서 며느리만 그 불편한 한복을 입고 음식하랴 설거지하랴 … 욕나오네…. 친구는 그 짓 20년 하고 이혼했다. 다행!!

친구의 경우에 행복십계명을 실천하면 시어머니가 이렇게 말해야 할 것이다. “아가, 나는 새색시 때 한복을 입고 폼나게 살고 싶었는데…. 그늠의 일이 뭔지 이날 이때껏 명절에도 한복 한 번 못 입어봤구나. 자넬랑은 명절에 폼나게 한복 입고 노느니 일하소. 힘드는 일은 내가 미리 다 해뒀느니라” 이러면 내 친구는 “한복이요? 일하믄서요? 전 앙 되요, 일을 못하겠어요. 대신 어머닌 한복 입으셔요. 손가락만 움직이시면 되잖아요. 어머니가 손가락으로 시키시면 일은 제가 다 쓱싹 해치울게요, 오케이?” 이러면서 두 사람은 호호야 하하야 웃으며 명절을 보냈을래나 말래나.

가정생활의 경우를 떠나 사회생활의 경우엔? 흥분하지 말고 차근차근 어느 재벌의 경영방침을 예를 들어 간단하면서도 디테일하게 설명하면 행복십계명을 실천하지 않은 경우 예들기 끄~읕!! ‘무노조 원칙’을 고수하는 모재벌의 이야기이다. 극소수 자기네 가족은 삼대를 이어 기업을 사실상 소유하여 ‘재벌’을 이어가며 사람으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걸 누리며 호의호식하고 있다.

반면에 절대다수이면서 직접 일을 하는 사실상의 기업의 주인인 노동자들의 권리행사는 원천봉쇄하고 있다. 복수노조가 허용된다는 법을 교묘히 이용하여 실제적 노조를 설립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어 그 악랄한 무노조 원칙이 지켜지고 있는 게 그 재벌이 소유한 각 회사들의 현재 현실이다. 그러면서 비교적 타 회사 보다 많은 임금으로 불만마저 원천봉쇄하여 사실상 노예화하고 있다.

이 회사에 교황의 행복 십계명을 실천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사측은 노조를 방해하지 않고, 노조는 자유스럽게 활동을 하고 전 사원이 저 거대한 기업체가 ‘내 것’이라는 생각으로 바로 내 기업의 발전을 위해 서로 절차탁마하겠지. 그렇게 된 건 내 생각에는 오히려 그 재벌회사 사원들이 더욱 자신들의 회사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타사보다 높은 임금과 처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

오늘은 이만하고 다음에 또 한 두번 더 사랑스런 분 프란치스코의 행복 10계명을 얘기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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