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속의 작은 학교
학교 속의 작은 학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9.18 1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명숙/진주 교대부설초교 교사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은 일주일 중에서 3일은 오전 수업으로 운영된다. 점심을 학교 급식으로 하기 때문에 점심을 먹고 학교에서 실시하는 방과후학교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많다. 우리 반에도 28명 중 20명 이상이 참가한다. 우리 학교의 방과후학교는 학생들이 희망하는 부서를 선정하여 아침 시간과 방과후 시간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취미, 특기를 살릴 수 있는 컴퓨터, 댄스, 현악, 합창, 논술, 서예, 풍물, 관악, 영어회화, 농구, 서양화, 로봇으로 12개 종목이 운영 되는데, 주로 외부강사를 들여 적은 수강비로 운영하고 있다.

오늘도 4교시 마칠 때쯤 ‘선생님 빨리 마쳐 주세요. 로봇 조립하러 가야 돼요.’ 우리 반의 한 학생이 매주 금요일 마다 가는 로봇 조립을 하고 싶어서 빨리 마치기를 재촉하는 말이다. 무거운 로봇 조립 상자를 들고 방과후학교로 발걸음으로 옮기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학교에서 4~5시간 동안 공부를 한 후, 오후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 방과후학교 활동에 참여하고 또, 교문에서 기다리는 학원차를 타고 다음 장소로 가서 집에 도착하는 시간은 저녁때가 되어야 한다.

맞벌이 부모들은 자녀들을 퇴근 시간까지 안전하게 돌보아 주는 곳에 자녀들을 맡긴다. 직장에서도 자녀들의 방과후 시간이 걱정이 되어 경제적 부담은 있지만 그래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곳이 학교나 학원이다. 저학년일수록 시간적 여유가 많아 학교에서 운영하는 방과후학교에 더 많이 참여하고 있다. 저학년 때부터 꾸준히 배워 고학년이 되면 어느 분야에서든 수준급의 실력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매일 정규 수업을 마치고 10분정도의 시간적 여유를 두고 급하게 이동하는 방과후학교!
우리 학교는 유휴교실이 없어서 외부 강사들이 지도하기 힘든 점은 있지만, 학생들을 위하는 마음은 교사나 학부모 못지않아 친절하게 잘 돌봐주며 알차게 배워준다.

요즘은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 보인다. 초등학교에서는 ‘전인적 인간 육성’을 목표로 모든 학생들이 전 분야를 골고루 경험해 보고, 기초를 다지는 데 주력해야 한다. 특히, 내년에는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시행되기 때문에 방과후학교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다. 오늘도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학생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밝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소망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