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의 고장ㆍ천년의 숲 함양 상림공원
선비의 고장ㆍ천년의 숲 함양 상림공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8.2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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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ㆍ덕유산 품고 산수가 수려
▲ 상림공원 내 최치원 산책로

초가을의 문턱, 주말 또는 하루를 이용해 부담 없이 편안한 복장으로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하고자 하는 이들은 함양군의 상림공원을 찾아 볼 것을 권한다.


상림공원이 위치한 경남 함양군은 지리산과 덕유산을 품고 있는 고장으로 과거 벼슬아치들이 ‘울고 왔다 울고 간다’고 할 정도로 오지 중의 오지로 꼽혔던 곳이다.

그러나 경상 우도의 유학을 대표하는 선비의 고장으로 산수가 수려해 곳곳이 누각과 정자가 산재해 있고, 사대부와 관련된 문화재가 많은 양반 골이기도 하다.
 

▲ 함양군 상림공원내 척화비가 역사속에서 외로이 서 있다.


타지에 나가 사는 함양사람들에게 고향의 가장 그리운 장소를 꼽으라고 하면 열에 여덟은 상림공원을 꼽는다. 그렇게까지 함양군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상림공원은 어떤 매력을 지녔는지 직접 만나보자.

함양상림공원은 천연기념물 제154호이며, 면적은 205,842㎡. 함양읍의 서에서 동으로 흐르고 있는 위천(渭川)가를 따라서 조림한 호안림(護岸林: 제방의 보호를 위한 숲).이다.

▲유래 및 전설
함양 상림공원은 통일 신라 시대인 9세기 말엽 문장가로 유명한 최치원이 선생이 함양태수로 있을 때 조성한 숲으로 함양시내의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만들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최치원 선생은 매년 홍수의 피해가 커지자, 백성들을 동원해 물길을 시내 외곽으로 돌리고 그 자리에 둑을 쌓고, 둑 안쪽을 따라 나무를 심고 ‘대관림 이라 이름 짓고 숲을 가꿨다고 한다.

세월이 지나 숲의 가운데가 훼손 되면서 마을이 형성 돼 상림과 하림으로 나뉘어졌는데,
현재 하림은 거의 없어지고 상림만 남아 함양군민들의 마음의 안식처이며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는 공원이 됐다.

이곳 상림은 많은 이들의 추억과 낭만이 서려있는 장소지만, 최치원 선생의 애민사상이 가장 잘 나타난 정치적 실천 무대이며, 작금의 정치꾼들이 꼭 본받아야 할 덕목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또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인공림이며, 현재는 풍치림의 구실도 하고 있다.

한편 상림공원은 최치원 선생과 관련된 많은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금호미 한 자루로 나무를 다 심었다는 것과 상림에는 뱀, 개미, 지네 등의 미물들이 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전에 의하면 효성이 지극했던 최치원은 어느 날 저녁 어머니로부터 상림에서 뱀을 만나 매우 놀랐다는 얘기를 듣고 상림으로 달려가 “이후 모든 미물들은 상림에 들어오지 마라!” 하고 외치니 그 후 상림에는 뱀, 개미 등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다소 주술적이고 황당한 이야기지만 함양사람들은 지금도 상림에는 뱀과 개미 등이 없다고 믿고 있다. 숲 속에는 1923년 최치원의 후손들이 세운 신도비가 있다.

▲상림의 풍경
함양8경중 제 1경인 상림은 봄의 신록,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 등 사계절을 통해 각기 다른 풍경을 느낄 수 있으며, 특히 무더위가 시작되는 지금의 상림은 어릴 적 어머니가 우물물로 등목을 해 줄때 살 속까지 느껴졌던 시원함을 숲속 나무 그늘 아래에서 체험할 수 있다.

또 숲속 오솔길은 연인들과 가족들 간에 한적함에 취해 사랑도 나누고 가슴속 깊은 대화도 나누는 사랑의 숲길이다.

현재 상림에는 함화루, 사운정 등 아름다운 정자와 만세기념비, 척화비, 역대군수 현감선정비석과 역사인물공원, 이은리 석불, 등 다양한 볼거리도 산재해 있다.

상림 숲은 120여종의 낙엽활엽수가 1.6km의 둑을 따라 조성돼 있고 큰 나무는 갈참나무, 졸참나무, 등의 참나무 종류와 느티나무와 팽나무 등으로 조성 돼 있다.

또 다람쥐와 곤충, 수중생물 등 다양한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어 어린이들의 자연학습원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척화비(斥和碑)]와 역사 인물공원
상림의 시작점인 입구에는 역사속의 척화비가 입장객을 맞이하고 있다. 척화비는 1871년(고종 8년) 흥선 대원군이 쇄국양이정책(鎖國攘夷政策)을 국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전국의 주요 도시에 세운 비석으로, 현재 상림공원에 1기가 보존 돼 있다.

또 상림 한편에는 함양 출신이거나 함양을 거쳐 간 인물들로 역사인물공원을 조성 해 놓았다.

함양의 선비 정신을 1100여 년 동안 굳건하게 지켜온 최치원, 정여창, 김종직, 박지원, 노 계, 유호인 등 함양을 빛낸 인물 11명의 상반신상이 늘어서 있고, 그 옆엔 함양을 다스렸던 수령들의 선정비가 즐비하게 서있다.

그리고 인물공원 반대편엔 조선 세종왕자 한남군 묘가 있어 학생들에겐 역사와 자연을 배우는 학습의 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초록 상림과 오묘한 조화를 이룬 연꽃단지는 상림공원과 연계해 2만 여평의 부지에 열대수련원, 수생식물원, 백련지, 홍련지 등 300여종의 연꽃을 심었다.

만개한 연꽃이 뿜어내는 색채의 향연에 이끌리다 보면 화려함과 수줍음을 함께 간직한 연꽃의 고귀한 매력에 누구나 도취되고 만다.

웅장하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조용히 사색을 즐길 수 있는 함양의 상림공원을 찾는 발걸음은 아주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몸 만 훌쩍 떠나오면 된다.

승용차가 없으면 어디서든 함양 편 버스를 이용, 터미널에서 내려 10여분만 걸으면 1000년의 푸른 역사가 답답한 여행객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줄 것이다.

무료 주차장 인근 식당들은 정갈한 반찬으로 돌솥밥, 오곡밥, 연밥 등 흔히 접할 수 없는 특별한 메뉴로 여행객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 줄 것으로 이번 주는 가족과 함께 또는 홀로 함양 상림공원으로의 여행을 계획 해 보자 천년의 숲이 여러분을 기다릴 것이다.

▲ 함양군 상림 인물공원에는 최치원, 박지원, 유호인, 노 계 등 함양을 빛 낸 11인의 동상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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