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의 뾰루지? 혹?
내 얼굴의 뾰루지? 혹?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9.1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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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경/BBC성형외과 피부과 원장

진료를 하다보면 얼굴이나 귓불, 등, 엉덩이에 작은 혹이 생겨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이 많다는 걸 알수 있다. 문진을 해보면 이들은 대부분 처음에는 뾰루지라고 생각해 손으로 혹을 짜보았으나 오히려 환부가 붉어지고 더 커지기만 할 뿐 좀처럼 혹 속 피지가 배출되지 않았다고 하며, 환부를 자주 손으로 만지다 보니 해당 부위에 염증과 통증까지 발생해 당황했음을 토로한다. 이처럼 피부 위로 돌출된 작고 딱딱한 낭종(혹)이 발생한 경우, 이 혹은 표피낭종일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 시행한 보고에 의하면 양성 피부종양은 전체 양성종양의 4.9~9.7%에 이르며, 양성 피부종양 중 표피낭종(14.8%)은 멜라닌 세포성 모반(점, 14.9%)에 이어 발병율이 두 번째로 높았다. 이처럼 표피낭종은 흔하게 발생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뾰루지 정도로 가볍게 생각해 초기에 제대로 된 치료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표피낭종은 말려들어간 표피 또는 모낭의 상피에 의해 주머니 모양의 낭종벽이 진피 내 혹은 피하조직에 형성되고, 그 내부에 피지, 각질 등의 지방이 풍부한 조직파편이 채워지며 발생한다. 털피지샘 단위가 막혀 표면의 표피세포가 진피내에서 증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이외에도 표피세포의 진피 내 외상성 주입(귀뚫기), 태생기 융합면을 따라 생존한 표피 잔여물이 증식하는 경우도 발생 가능하다.

또한 여드름 환자의 경우, 여드름을 손으로 짜면서 생기는 모발-피지선낭의 파열로도 종종 발생한다. 전 연령층에서 발생 가능하나 특히 청장년층에서 잘 생기며 남녀비는 1.5:1로 남자에서 약간 더 많다.

발생부위는 주로 몸통과 목, 얼굴, 고환, 귀 등이며, 외상과 관련이 없는 표피낭종은 위쪽 몸통, 목, 얼굴에 호발하고, 외상과 관련이 있는 표피낭종은 손바닥, 발바닥, 엉덩이에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표피낭종은 증상이 없고 천천히 자라며, 단단하거나 부드러운 돔형의 낭종이다. 드물지 않게 낭종 위에 짙은 각질의 마개가 있어 피부 표면과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낭종의 크기는 수mm에서 5cm 정도로 다양하며, 낭종은 섬유화가 별로 없으면 대개는 유동적이다. 환자들은 흔히 개구부로 악취가 나는 치즈양상의 분비물이 배출되는 경우, 피지가 찼다고 호소하며 병원을 찾게 되거나, 크기가 점점 커지고 이물반응 혹은 세균 감염으로 염증이 발생하여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고약한 냄새는 세균 감염과 연관이 있다.

표피낭종과 감별해야 할 질환들로는 섬유종, 지방종, 비립종, 새열낭종, 유피낭포, 점액양 종양, 이하선 종양, 모낭종, 갑상설관 낭종, 가드너 증후군이 있다. 표피낭종은 임상소견만으로는 피부의 다른 질환들과 감별이 곤란한 경우가 있어 확진을 위해서는 병리조직학적 검사가 필요하다.

치료는 외과적 절제, 절개와 배액, 전기소작, 냉동수술, 화학주사요법 등이 있다. 대부분의 경우, 외과적 절개를 통한 낭종벽과 그 내용물의 완전한 절제술이 치료의 원칙이나 명백한 흉터를 남기게 되어 안면부에 발생한 표피낭종의 경우 적용하기에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다. 이에 최근에는 안면부에 발생한 표피낭종의 경우 2~3mm의 최소 절개를 통해 낭종의 내용물과 낭종벽을 적출해 내는 최소 절개 수술법이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완벽한 절제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어 재발 가능성이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표피낭종은 천천히 자라며 자극을 주지 않고 그냥 두면 특별히 통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병변이 아니기 때문에 방치할 수도 있지만, 눈에 쉽게 띄는 얼굴이나 귓불 같은 부분에 발생하게 되면 환부를 자꾸 손으로 만지게 되거나 임의로 압출을 시도하게 된다. 이런 경우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염증반응이나 조직유착, 색소침착 등이 일어 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무리한 압출로 얇아진 낭종벽이 터지거나 2차감염이 발생했다면 되도록 빨리 병원을 찾아 환부를 보이고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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