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살경기를 하고
풋살경기를 하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11.0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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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

남학생들이 가장 좋아하고 즐기는 스포츠 중의 하나라면 아마 축구일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경기장을 줄이고 인원수도 줄여서 풋살이라는 스포츠를 많이 하고 있다. 경기방법도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축구를 그대로 줄여서 하는 것이라고 보면 맞을 것 같다. 올해 초 학교를 옮기기 전에 있던 학교에서도 스포츠동아리 대회에 출전을 했었다. 아이들이 열심히 했으나 예선 탈락을 하고 말았지만, 그래도 풋살을 직접보거나 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다가 승진해서 옮긴 학교(분교)에서는 하동군 대표로 경남도 대회에 나갔었다. 전교생이라야 30여명의 작은 학교인데 함양초등학교와 첫 상대를 하여서 아깝게 지고 말았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선생님과 아이들의 친선경기를 하기로 선생님들과 의논했다. 10월의 좋은 날에 분교에 간 나는 선생님들과 함께 학생들과 풋살경기를 하였다. 전반 15분, 후반 15분 짧은 것 같은 시간이었는데 막상 시합을 하여보니 긴 시간이었다. 결과는 전반전에 1대 1이었다가 후반전에 우리가 먼저 골을 넣어서 5대 3으로 앞서나갔었는데 학생들이 2점을 만회하여 결과는 5대 5로 비겼다. 아이들은 이기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운 것 같았다. 아이들과 함께 운동장에서 뛰니 아이들도 좋아하는 것 같아서 마음으로 내심 좋았다.


나는 운동 중에 축구를 좋아하였다. 초등학교 때에는 학교에 축구부가 있었는데 나는 탁구부였었는데 축구 시합을 뛰기 위해서 잠시 연습을 하곤 하였다. 옛날엔 축구공에 바람을 넣고 줄을 묶어서 사용하는 축구공이었는데 난 위치가 센터포드 옆의 인나였다. 그 때만 해도 포지션이 공격은 5명 중간하프가 3명 수비가 2명 골키퍼 1명으로 되어 있었던 것 같았다. 군 대회에 나가서 지고 왔지만 그 기회로 해서 나는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계속 반 대표로 학교 체육대회에 나가곤 했었다. 초등학교 때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체험이었다. 그리고 교육대학교에 가서도 나는 항상 축구라고 하면 이름이 나올 정도로 인정을 받았으며 학교 체육대회에서도 반대표로 중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학교 체육대회를 위하여 학급별 축구시합을 하였는데 우리반이 농업과 3학년과 시합을 하였다. 그런데 시합 룰에 학년간에는 0.5점을 주고 하도록 되어 있어서 1학년과 3학년은 1점이라는 차이가 있어 3학년으로서는 힘든 경기를 하였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하여 0대 0으로 비겼다. 그래서 경기룰로 인하여 우리가 3학년한테 경기를 이긴 결과를 가져왔다. 그 때만 해도 한 해 선배가 굉장히 무서웠던 시대인지라 우리는 3학년들이 어떻게 할까봐서 교무실 골마루에 줄을 지어서 선배들의 무서운 기합을 피하였다. 그러자 3학년 선배들은 우리가 다음 경기인 인문계 3학년들에게 꼭 이기라며 봐 주었다. 그러나 우리는 인문계 3학년들에게 지고 말았고, 그 체육대회는 끝이 났었다.

첫 발령을 받은 나는 5학년을 담임했었는데 오후 수업을 마치고 나면 5학년 우리반 학생들을 데리고 6학년 남학생들과 축구시합을 하였었다. 우리가 지면 내가 과자를 사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한 살 차이가 그렇게도 많은 차이가 있을 줄 몰랐었다. 그래서 경기를 할 때마다 우리 편이 져서 과자를 사 준 기억이 오래 남는다. 그리고 반을 맡을 때마다 체육 시간에 가끔 남학생과 여학생으로 편을 나누어서 축구시합을 하였는데 나는 여학생편이었다. 그럴 때면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던지 지금도 그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우르르 몰려다니며 축구공을 차는 아이들, 남학생들은 선생님이 공을 차고 가면 공을 차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의 앞에서 진로를 방해하며 공을 못 차게 하였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축구가 요즈음엔 시골 학교에는 학생들이 줄어들어서 축구의 팀을 만들기가 어렵게 되었다.

본교에서도 아이들과 풋살경기를 하였다. 아이들과 조금 더 가까이 가고 싶은 마음으로 경기를 하는데 이 경기가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는 부담이 되지 않을지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전교생이 응원하는 가운데 아이들과 함께 한 몸이 되어 열심히 뛰었다. 2대2로 비기고 승부차기에서 학생들이 2:1로 이겼다. 덤으로 아이들에겐 선생님들이 아이스크림을 사 줬다. 아이들은 풋살경기를 한다는 말이 있고부터 저희들이 이길 것이라고 큰 소리 치고 있었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선생님들도 비록 졌지만 기분이 좋았다. 단체 사진도 촬영하였다. 5학년 아이들은 저희들과는 언제에 할 것이냐고 야단이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조금이라도 즐겁고 행복한 생활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을의 맑은 하늘에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단풍잎이 바람을 타고 날고 있다. 아름다운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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