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심해지는 계절성 우울증, 햇볕이 답이다
겨울철 심해지는 계절성 우울증, 햇볕이 답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11.0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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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한의학박사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연말이나 새해를 기대하면서 사람들의 얼굴은 한껏 들뜬 표정이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잎이 떨어진 앙상한 나뭇가지만 보고 있어도 우울하거나 아무것도 아닌 일에 비관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계속 잠만 자고 싶을 정도로 무기력해지면서 식욕이 증가해 체중이 늘어났다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큰 병에 걸린 게 아닌가 하고 한의원을 찾아오는 경우가 있는데, 마음의 감기인 ‘계절성 우울증’이 그 원인이다.


계절성 우울증은 보통 낮 길이가 짧고 온도가 낮은 겨울철, 그리고 북유럽과 같이 추운 지역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가을부터 겨울까지 많아지다가 봄이 되면 개선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사람에 따라 그 증상이 지속되어 만성으로 발전하거나 심한 경우 건강 악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다면 왜 겨울이 되면 우울해질까.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 중의 하나인 세로토닌은 극단적인 감정을 조절하고 기분을 좋게 만드는데, 이것이 겨울철에 줄어든다. 이로 인해 신경계의 균형이 깨지면서 감정이 불안해지고 충동적인 성향이 나타나는 등 상대적으로 우울한 감정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세로토닌의 경우 비타민D에 의해 분비가 활성화되는데, 겨울이 되면서 일조량이 적어지게 되고, 비타민D의 최대 공급원인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하게 되면서 우울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봄·여름에는 낮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양기가 늘어나고, 가을·겨울에는 낮의 길이가 짧아지게 되어 양기가 줄어든다. 이것이 우리 몸에도 같이 적용되어 겨울철에는 기울증으로 불리는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다.

계절성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햇볕을 많이 쬐도록 한다. 요즘같이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게 되면 외출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하루 30분 이상 자외선 지수가 높은 오전 10시~오후 2시 사이를 피해 충분한 햇볕을 쬐도록 한다. 일광욕은 기분을 좋아지게 하고, 우울증을 치료하는 역할을 하는 세로토닌 분비가 늘어나게 한다. 한의학에서도 햇빛을 양의 기운으로 본다. 양기는 발산하는 성질이 강해 햇빛을 받으면 기분이 어느 정도 밝아지게 되므로 아침 산책을 통해 양기를 북돋아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실내조명을 밝게 하고 낮에 커튼을 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창문 쪽을 향해 앉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만사가 귀찮더라도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통해 몸을 최대한 움직여주도록 한다. 운동은 뇌의 기분조절 중추를 자극하여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자전거 타기, 조깅 등 가벼운 강도의 운동이 효과적이다.

적절한 음식 섭취도 도움이 된다. 비타민D는 세로토닌의 분비를 활성화시키므로 고등어나 참치와 같은 생선, 말린 표고버섯, 무말랭이 등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한다. 또 단백질의 주성분인 아미노산은 뇌 속 화학전달물질의 흡수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치즈, 우유, 달걀 등의 양질의 단백질과 오메가3지방산이 풍부한 생선과 견과류 등을 섭취하는 게 좋다. 또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통해 미네랄을 공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방에서 칡뿌리를 일컫는 갈근과 구기자를 한방차로 마셔도 좋다. 갈근은 몸에 뭉친 열을 풀어주어 스트레스를 받으면 폭식하는 사람에게 좋고, 구기자는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효과가 있어 꾸준히 마시면 정신적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증상이 있을 때는 자신의 상황을 주변사람에게 알리고 대화를 통해 정신적인 고립에서 벗어나는 게 큰 도움이 된다. 더불어 우울하거나 무기력하다고 느낄 때마다 소리 내어 크게 웃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평소 웃는 습관을 들이면 우울증 개선은 물론 원활한 혈액순환과 긴장감 완화로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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