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과 급식
도시락과 급식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11.1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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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하동 화개초 교장·시조시인

경남도에서 학생들을 위한 급식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말 때문에 요즈음 떠들썩하다. 이제는 각 시군의 군수와 시장도 동조해서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것에 동조하고 있다. 처음에 경남도에서는 경남교육청에 급식보조금에 대한 감사를 받으라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어떤 법에도 없는 것이었다. 즉 돈을 지원하지 않으려는 속셈을 가지고 언론을 통해서 발표해서 여론을 몰고 가려는 것이었다. 정치하는 사람은 어딘가 달라도 다르다. 자기가 한 말도 수시로 바꿔가며 한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예사로 생각한다. 아이들 보기가 부끄럽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해대는 정치인들을 보고 우리 국민들은 또다시 그들을 정치를 하도록 만들고 있다. 만약 아이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투표권이 있는 대상자라면 어떻게 했을까? 어른들의 생각은 항상 자기중심적이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이기적이라며 안타까워한다.


초등학교 옛날엔 초등학교라고 했었다. 4학년 때의 일이다. 겨울이면 교실에는 나무를 때는 난로를 설치해 놓고 그 위에다가 도시락을 얹어 놓았다가 먹곤 했었는데 겨울의 하루는 난로 뚜껑을 열기 위해 털장갑 낀 손으로 잡았다가 손을 데인 적이 있었다. 그리하여 꽤나 고생한 적이 생각난다. 선생님이 약을 발라주고 많은 관심으로 새살이 돋아나고 아무렇지 않게 나았었다.

또한 나는 학교에 직을 두고부터 급식에 대한 참으로 복을 많이 받은 사람 인 것 같다. 그러니까 1989년 생초초등학교에 발령을 받아 갔었는데 4월인가부터 급식을 하여서 점심 해결은 저절로 됐었다. 물론 그때는 학생과 교직원 모두가 급식비를 내서 급식을 하던 때이다. 그리고 1992년도에 진주에 있는 평거초등학교에 전근을 가게 되었는데 거기에서도 얼마 있지 않아 급식이 이루어져서 밖으로 점심을 먹으러 가거나 도시락을 싸가는 일은 거의 없었다. 점심마다 식단에 따라 매일 달라진 식사를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행운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약 800여명의 아이들이 식사를 하는 식당은 소란해질 수 밖에 없는데도(젊은 교사 때의 생각) 그 때의 교장선생님은 그것이 굉장히 못마땅했었다. 그래서 조용해 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다는 것이 마스크를 착용했다가 밥 먹을 때만 벗으려고 하는 아이디어를 냈을 정도니 말이다. 결국은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아이디어가 되었지만….

그리고 중안초등학교, 지금의 진주초등학교에 1997년도에 전근을 갔었는데 3월 한 달은 점심을 학교 밖에서 동학년끼리 먹으러 다녔다. 그러다가 4월이 되어서는 급식소가 문을 열어 식사를 하였다. 식당에서 먹는 밥은 우리들끼리 이야기를 해가면서 먹을 수 있지만, 점심때가 오기 전에 뭘 먹을 것인지 메뉴를 정해야 하는 고심을 해야 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하지만 급식소에서 먹는 밥은 정해진 반찬 몇 가지와 비용이 저렴한데 반해, 많은 아이들과 함께 먹기 때문에 아이들의 떠드는 소음에다가 아이들 식사 지도도 해야 됨으로 많이 힘든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도시락을 싸오지 않고 급식소에서 밥을 먹게 되니 도시락을 들고 다니는 불편함도 없고 부모님들도 아이들 도시락 반찬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정말로 좋았다. 그러다가 2010년 쯤 되어서부터는 농촌의 아이들부터 급식비를 내지 않고 교육청과 지자체에서 식비를 대어서 먹는 현재 무상급식이라고 하는 것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급식비를 독촉하지 않아도 되었으며, 아이들도 급식비 걱정 하지 않고 먹으니 정말 좋았다. 어떻게 보면 급식비를 내지 않아도 되는 가정이 불우한 아이들 뿐 아니라 모든 학생들이 급식비를 안낸다는 것이 평등하지 않은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아이들에게 좋은 재료로 급식을 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었다. 어른들이 조금만 아끼면 아이들에게 좋은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런데 아이들에게 급식비를 지원해주던 지자체에서 지원을 해주지 않겠단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이들은 그 것을 보고 뭘 배울까?

제발 아이들을 상대로 하여 어른들의 부끄러운 면을 보여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긍정적이고 좋은 일을 많이 보여주고, 좋은 일을 하게끔 해도 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랄지 모르는데 아이들이 먹는 밥을 가지고 그냥 먹게 해주었다가 다시 돈을 내고 먹으라는 것은 참으로 어른들의 부끄러운 소치가 아닐까? 먼 미래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뭐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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