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좋은 쌍화탕
가을에 좋은 쌍화탕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11.2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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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정/한의학박사
 

봄가을이 점점 줄어 여름과 겨울만 남을 것이라는 사람들의 말처럼 가을도 금새 겨울 문턱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싸늘합니다. 한 낮의 햇볕은 참 좋습니다만 바람이 제법 불고 아침 저녁은 옷깃을 여미는 것으로 부족해 겉옷을 꼭 상비해야 할 정도가 되었지요. 이런 계절이면 어김없이 독감 주의보와 독감 예방접종이 강조되고 감기로 인한 이비인후과 소아과 등의 내원 환자수가 늘기 마련입니다.


한방에서는 이 즈음 쌍화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쌍화탕은 감기약이 아니라 감기 후의 허로해진 몸 상태에서 회복이 잘 안되는 것을 기와 혈을 동시에 보강해줌으로써 회복력을 돋우는 보약에 가까운 처방입니다. 체질마다 감기 증상은 맑은 콧물, 재채기가 잦은 알러지성 비염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목과 코 점막이 부으면서 따갑고 열이 나는 염증성 감기 양상으로 나기도 하며 콧물이 진득해지고 가래를 형성하면서 이것이 코 뒤로 넘어가 기침을 반복케 하기도 합니다. 또한 피부 겉과 속의 근육들이 여기 저기 아픈 신체통(몸살)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하죠.

따라서 감기 증상에 관련된 처방은 각기 체질과 증상의 경중에 근거하여 따로 가루제재로 된 복용하기 쉬운 형태의 감기 치료 한약을 처방 받고 회복력이 떨어질 경우 쌍화탕을 보강하여 함께 복용하는 방법을 권하게 됩니다.

쌍화탕을 좀 더 살펴볼까요? 쌍화탕은 둘 쌍(雙)과 조화로울 화(和)라는 의미로 우리 몸의 음과 양, 기와 혈서로 조화롭게 해준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입니다.

중국 송(宋)나라 태종 때 진사문(陳師文) 등이 황제의 명을 받들어 지은 의서(醫書)인 '태평혜민화제국방'(太平惠民和劑局方)에 처음으로 쌍화탕이라는 표기가 나타납니다. 이후 여러 의서(醫書)에서 허약하고 피로한 증세와 관련한 처방으로 쌍화탕을 언급하고 있으며 동의보감의 잡병편 내의 허로문에도 쌍화탕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피로하고 기혈이 모두 상한 경우, 혹은 남녀 간의 과한 성교관계를 가진 후, 큰 병을 앓고 난 뒤에 허로가 되어 기운이 빠져서 저절로 땀이 흐르는 증상을 치료한다고 했습니다.

쌍화탕은 기혈을 보강해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어 특히 육체적으로 힘든일을 많이 하시는 분들이 피로감이 잦으면서 어지러운 기운이 있다든지하거나 식은 땀이 자주 나고 몸이 말라들어 가는 경우에 좋은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남녀 간의 성관계도 과할 경우 육체피로가 생기는데 쌍화탕은 이런 방로과다(房勞過多)에 특효약이기도 합니다. 또한 감기몸살이나 과로로 인하여 근육통이 생기고 장기간 투병 후 체력이 떨어졌을 때도 좋은 효과를 발휘합니다.

이는 쌍화탕의 군약(君藥)인 작약이란 약재의 효능인데 혈을 보충해주고 순환이 잘되게 하여 뭉친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는 원리입니다. 따라서 평소 노동이나 농사 등으로 근육을 많이 쓰시는 분들이나 고강도 운동으로 근육통이 잦은 운동선수나 매니아들은 이 쌍화탕을 장복하면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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