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의 은은함에 조상의 얼과 교훈 담는다
묵향의 은은함에 조상의 얼과 교훈 담는다
  • 글/한송학·사진/이용규기자
  • 승인 2014.12.1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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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한시서연회 허영태 회장

▲ 허영태 회장은 40여년간 꾸준히 한시와 서예를 공부하고 있는 이 시대의 진정한 학자다.
南冥曺植先生遺跡踏査吟
(남명조식선생유적답사음)

五百前星曺植生 오백년전 조식 선생 탄생하신 그곳을
徒儒鄕校靜修明 향교 유생들과 수학차 유적답사 나섰네
雷龍亭舍文豪轉 뇌룡정사는 뛰어난 문장가들의 학당 같았고
山海書院玉盤擊 산해서원은 옥반같이 그 자리 높아 보였네
不知目今身何寄 지금 이 몸 그곳 답사하면서 몸 둘 바를 모르겠고
追想當時係爭驚 추상컨대 그때 상소 논쟁이 뜨거운 자리였으리라
先賢遺跡鄕村影 선생의 발자취는 산천에 그림자로 남아
敬義無窮又笛聲 경의 사상 그 가르침 그 소리는 무궁하리라
-도암 허영태

제8회 진주한시서연회 생활 속의 예술 자작한시 서예전에서 선보인 진주한시서연회 도암 허영태(도암서예학원 원장) 회장의 ‘남명조식선생유적답사음’이다. 허영태 회장은 40여년간 꾸준히 한시와 서예를 공부하고 있는 이 시대의 진정한 학자이다. 최근에는 진주향교 향시 대회에서 장원급제 다음인 차상에 해당하는 제2인급제 해 그동안의 쌓아온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허 회장은 과거 1.5km 붓글씨 쓰기, 가로 6.4m, 세로 10.7m 의 대형 종이에 반야심경을 담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매년 진주생활한시서예전을 열어 지역민들에게 우리 조상의 얼과 교훈이 담긴 작품들을 선사하고 있다.


다음은 허영태 회장과의 인터뷰.

-진주한시서연회에 소개 부탁한다
▲진주한시서연회는 자음시를 공부하는 모임이다. 서연회에서는 한시의 기초를 공부하면서 서예의 기술을 익힌다. 20여명의 회원이 매월 1~2회 모여 한시 공부를 한다. 또 매년 작품 회원들이 직접 창작한 한시를 서예작품화 해 전시회를 열고 있다.

▲ 지난 9월 진주시청 전시실에서 ‘생활 속의 예술’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제8회 한시서예전에서 무료가훈 써주기 행사를 실시했다.
-최근 전시회는 언제였나
▲지난 9월 진주시청 전시실에서 ‘생활 속의 예술’이라는 주제로 제8회 한시서예전을 개최했다. 한시서예전은 한시를 통한 선현들의 도의정신을 되살리고 점점 쇠퇴해가는 한시 문화전통을 이어가면서 한문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서 이다. 특히 회원들이 평소 일상 속에서 느꼈던 마음들을 묵향의 은은함 속에 풀어내는 자리가 됐는데 30여명의 회원들의 작품 50여점이 출품됐으며 회원들이 평소 사회를 바라보면서 느꼈던 다양한 시선들이 작품으로 승화돼 전시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편안한 마음의 안식처를 제공했다.

-무료가훈 써주기는 무엇인가
▲한시서예전에서 무료가훈 써주기 행사도 함께 실시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전시회 기간 유명 서예작가들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직접 가훈을 무료로 써 드렸다. 좋은 글귀 하나씩 받아 들고 좋아하는 분들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 가정 마다 좋은 가훈 걸어두고 실천함으로서 건전하고 예의바른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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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한시·서예 익혀 자음시 공부
매월 1~2회 모임 작품 전시도

한시서예전 무료가훈 써주기 호평
진주향교 향시대회서 차상급제

1.5㎞ 화선지에 천자문 옮기기 나서
대형 반야심경 새로운 도전 화제

먹을 통해서 선현들 도의정신 표현
전통문화 중요성 널리 알리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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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급제 차상을 차지했는데
▲진주향교가 주최하고 성균관유도회진주지부가 주관한 ‘제2회 진주목(晉州牧) 향시(鄕試)’ 재현 행사에서 장원급제 다음인 제2인급제에 이름을 올렸다. 조선시대에는 과거시험 가운데 각 도에서 열렸던 문과·무과·생원진사시를 응시할 때 맨 처음 보는 시험으로 초시(初試)라고도 하며 향시 합격자는 생원·진사가 됐고 성균관에서 수학해 대과에 합격하면 벼슬에 나가는 관문이 됐다. 이날 ‘진주목 향시’ 재현은 지(紙), 필(筆), 묵(墨)과 전통복장인 한복(韓服)과 도포(道袍)를 착용하고 과거시험을 봤다. 시제는 성인부 ‘효(孝)사상을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30명이 응시했는데 2위를 차지했다.

-천자문 1.5km를 화선지에 담았다는데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천자문은 삼라만상의 의미가 다 들어있고 서예를 배우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기본적인 것으로 민족전통예술인 서예의 중흥을 위해 도전에 나섰다. 아쉽게도 세계기네스북 등재는 좌절됐지만 도전에 실패한 것이 아니고, 기네스북에 도전하는 방식 등이 잘못됐었다. 
당시 나이가 환갑이 넘었는데 하루 만에 천자문을 1.5㎞의 화선지에 옮겼다. 진주성지 촉석루에서 화선지를 펼쳐놓고 천자문을 한자씩 쓰서 야외공연장을 거쳐 호국사, 영남포정사까지 진주성 산책로 한바퀴 도는 대기록이 나왔다. 8시간이 걸렸다. 한지(폭 1m, 길이 60m)에 가로 세로 80㎝ 크기로 천자문의 한자한자를 써내려갔으며 이번 도전에는 종이를 잡아주고 천자문을 보여주고, 붓을 먹물에 적셔주고, 종이를 부착하는 등 인원만도 10여명 동원됐다. 종이 1.5㎞, 먹물 400ℓ가 들어갔다.

▲ 허영태 회장이 2008년 진주 청곡사에서 가로 6.4m, 세로 10.7m 의 대형 종이에 반야심경을 담았다.
-대형반야심경 제작으로 또 한번 화제가 됐는데
▲진주성 세계기록 도전 이후 4년만인 2008년 세계에서 제일 큰 반야심경 현장휘호를 제작했다. 진주 청곡사에서 가로 6.4m, 세로 10.7m 의 대형 종이에 반야심경을 담았는데, 고급한지 등 소모된 비용은 800만원 정도 됐다. 인원도 50여명 정도 동원됐는데 청곡사 국보 302호 괘불탱화 전시에 쓰이는 반야심경 전문을 직접 써 기증하기 위해서였다.

-축구사랑도 남다른데
▲어린시절 축구선수 생활을 잠시 했다. 이런 이유로 평소 축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었다. 그래서 2005년 경남FC 사무실을 방문 해 주식 200주를 청약하고 직접 제작한 병풍 20벌을 전달했다.

-현재 서예학원을 운영하는데
▲1981년 서예에 입문했다. 이후 각종 서예대회에 출전해 상을 수상했다. 1999년에는 경남 서예대전 초대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예 학원은 2000년에 개원했다. 현재는 상대동 동일스위트 아파트 상가에서 도암 서예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철도청에 몸 담았는데
▲1969년 철도청 고용직으로 입사했다. 1999년 입사 30년 만에 명예퇴임했다.

-책을 펴내기도 했는데
▲지난해 70세의 삶을 돌아보는 고희집을 펴냈다. 책 제목은 ‘도전하는 삶의 아름다운’으로 도전을 좋아하는 저의 삶을 책으로 담았다. 살아온 동안 큰 업적이랄 것은 없지만 정성을 다해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기 위해 책을 엮었다. 

-꿈이 있다면
▲한시를 통한 선현들의 도의정신을 되살리고 점점 쇠퇴해가는 한시 문화전통을 이어가면서 한문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한시 작품전을 통해 우리네 삶의 정서를 표현하고 나아가 예향 문향의 고장에 향기를 전하고 싶다. 특히 전국의 권위 있는 한시 대회에서 장원을 해보고 싶다. 지금까지 공부를 해 온 것에 대해 실력을 평가받고 싶다. 또 다른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다. 글/한송학·사진/이용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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