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44년 개천절을 생각하며
4344년 개천절을 생각하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9.29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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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국학원장
한민족 역사문화공원 원장
세계 각국의 생일은 건국이란 개념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건국기념일 또는 건국절에 따르는 기념일이 있는 나라는 일본(건국기념일)과 우리나라(개천절)뿐이다. 호주도 건국기념일이 있다. 1788년 영국의 필립 함장이 영국의 죄수들, 해병대 병사들과 그의 가족 등 2000여 명을 태우고 잭슨 항에 도착한 1월 26일이다. 그러나 주마다 개념도 명칭도 다르니 기념일, 건국일, 침략의 날 등으로 부르는 데 그중에서도 호주의 날(Australian Day)이 가장 널리 사용된다.

중국은 10월 1일, 국경절로 1949년 10월 1일 중국 공산당이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운 기념일이다. 일본의 건국절은 신무(神武)천황이 일본을 세웠다고 하는 BC 660년, 음력 1월 1일을 메이지유신 때에 이토 히로부미가 양력화 하여 2월 11일로 기념한다. 북한은 1948년 9월 9일을 북한정부수립일로 삼고 있다. 미국은 1776년 7월 4일 제2차 대륙회의에서 독립선언문이 채택됨을 기리면서 독립기념일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국호 대한민국의 대한은 ‘삼한’(三韓, 진한, 변한, 마한)을 하나로 아울렀으므로 이미 아득한 옛 부터 ‘대한(大韓)’이라 하였다. 근세조선 말기인 1897년 10월, 고종이 황제임을 선포하니 조선은 대한의 ‘황제’(帝)의 나라 곧 ‘대한제국’이 되었다. 왕의 나라에서 황제의 나라로 승격된 셈이니 한양(서울)은 ‘황제가 사는 성’으로 ‘황성’(皇城)이라고도 불리었다. 그러나 불과 13년 만인 1910년 8월 22일 일본의 침탈로 나라를 아예 잃게 된다.
대한민국 국호는 1919년 4월 10일에 상해임시정부 의정원(의장 석오 이동녕)에서 신석우(申錫雨) 선생의 제안을 투표로써 결정하여 처음 사용하게 된다. 국민 힘인 3ㆍ1 만세운동의 결과로 태어난 상해 임시정부에서는 정부의 정체성을 국민의 권리를 한껏 인정한 민주주의로 채택하니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개칭된다. 1948년 남한 정부 제헌국회에서 최종 결정되어 오늘의 대한민국(大韓民國)이란 국호를 쓰게 된다.

4344년 전, 제1대 단군왕검께서 10월 3일에 건국하시고, 23년이 되던 해에 도읍을 옮기신다. 이때 ‘아침 해가 밝다.(朝日鮮明)’ 라고 하시니 마침내 조선(朝鮮)이 열린 것이다.(이창환 저, 조선역사) 대한민국의 건국일은 10월 3일이니 개천절(開天節)이다. 대한민국의 건국일을 단군왕검님의 조선 건국일로 이어서 ‘하늘이 열린 경하스러운 날‘이라고 하니 세계 유일의 개념이다.

어떤 뜻일까. 하늘의 장막이 열려 ‘조선’이란 땅덩어리가 뚝 떨어진 것인가. 아니다. 하늘이란 ‘푸르고 푸른 것이 아니고, 가물가물 큰 공간만이 아니니 보이는 물질과 공간을 넘어 보이지 않는 우주의 법도와 진리, 본성을 말한다. 그러므로 닫혀 있던 하늘이 열린다는 개천은, 세상에 진리의 법을 새롭게 편다는 뜻이다. 나의 마음이 본래의 순수한 천성(本心本)임을 깨달아 나를 열면 하늘도 열리고 나를 닫으면 하늘도 닫히는 것을 안다는 뜻이다. 진리의 법을 받아들여 나와 겨레와 모든 존재에게 자신의 마음을 여는 것이다.

국조 단군께서 건국하신 나라는 모든 백성 한 사람 한 사람을 하늘님으로 보는 홍익의 나라이다. 그 하늘님들을 제대로 인정하고, 제대로 모시어, 제대로 살아가시도록 복지교육, 복지문화, 복지정치, 즉 복지대도를 갖춘 나라이다. 사람이 곧 하늘임에 그 ‘가슴에 깃든 하늘이 열린 날’ 이라는 개념은 땅의 인간(地孫)들로서는 감히 생각하기 어려운 천손(天孫)들의 높고 거룩한 마음의 얼개이다. 개천절은 그런 사회제도를 갖춘 ‘새벽처럼 밝고 선명한 나라(朝鮮)’가 시작되었음을 널리 만 천하에 당당하게 고하는 날이다. 나라의 ‘건국일이 곧 개천절’이란 개념은 지구상에서 진정한 단군의 후예만이 그 이름 짓고 기릴 수 있는 무상의 가치이다.

하늘과 땅과 뭇 생명이 내 안에서 조화롭게 하나 되어 어울리니 마침내 하늘이 열린다. 또 다시 새로운 10월 3일이 다가온다. 모두가 하나님이 된 날이다. 하나님들이여, 함께 모여 마침내 하나가 된 역사를 이루자. 올해 개천절에는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전국에서 10만명이 참석해 '제4회 으라차차 코리안 스피리트 페스티벌'이 열린다. 4344번째의 개천절, 가자 서울 잠실로! 모여라 단군의 후예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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