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치(中國政治)의 전개과정(Ⅵ)
중국정치(中國政治)의 전개과정(Ⅵ)
  • 한송학기자
  • 승인 2014.12.28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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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웅/국립경상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강의)교수·한국국제대학교 석좌교수·진주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장·지리산 막걸리학교 교장

 
지난번의 유가(儒家)에 이어 사가(四家)를 중심으로 정치사상에 대해 알아보겠다.
• 道 家 : 인간을 중심으로 펼쳤던 유가와는 달리 자연계를 중심하여 도를 모든 우주자연의 핵심 역량으로 보았던 도가는 그들의 철학의 주류가 무위(無爲)였던 것처럼 정치사회 또한 자연무치(自然無治)를 주장했다. 자연무치에는 개인적이요, 비사회적이요, 비인치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기에 그 말류(末流)는 개인주의와 무정부주의에 귀결되게 마련이다.
그것은 무엇보다 철저한 자유와 절대적인 평등에 대한 추구에서 결과된 것이다. 때문에 그들이 동경하는 사회는 귀진반박(歸眞返樸)의 자연사회였고, 더구나 그들이 추구하는 이상향은 배와 가마가 있어도 쓸모없고, 수많은 군사가 있어도 쓸데가 없고, 잘 먹고 잘 살면서 이웃나라끼리 서로 맞대어 닭 울고 개 짖는 소리가 들릴지라도 끝내 그 자리에 죽을지언정 오고가지 않는 「소국과민(小國寡民)」의 사회였으니, 말하자면 원시적인 작은 부락을 자연 그대로 방임하는 것이 정치의 도라는 것이다.
장자에 있어서고 노자의 소국과민의 사회와 같은 원시적인 부락사회를 동경했다. 보다 자연과 밀착된 유토피아를 기원한 나머지 외부와 절연한 채 금수와 한데 어울려 생활하면서 나무 위 새둥지를 들여다보아도 새가 놀라지 않고, 백성 또한 들사슴처럼 뛰노는 지덕지세(至德之世)를 동경했던 것이다.
이런 자연과 합치 상태를 이룬 무경쟁의 상태로 국민을 인도하는 방법은 역시 자연무치를 골자로 했지만, 그를 돕기 위한 부차적인 방법을 제시했는바, 그 첫째는 모든 유위적인 행동과 어느 특정인에 대한 숭배, 그리고 지혜와 욕망을 배제한 일련의 우민(愚民)정책이다.
우민정책을 실현하는 데는 무엇보다 지식과 욕망과 물질숭배 관념의 단절과 포기였었다.
여기서 노자도 제왕의 존재를 인정했지만, 제왕된 자의 차원엔 네 가지 등급이 있다고 전제하고, 그 중 국민이 도대체 제왕이 있는지 없는지 그 존재조차 의식치 못하는 제왕이 상등이고, 인정을 베풀어 백성으로부터 찬사를 받는 임금이 차등, 폭정으로 백성이 공포하는 위정자를 세 번째로, 권위의 실추로 백성의 모욕을 당하는 위정자를 네 번째로 분류했다. 이를 현대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국민이 안정된 복지 속에 생활을 즐길 뿐, 정권의 소재를 묻지 않는 태평성대로 해석될 수 있다.
이 밖에 이상정치를 실현코자 구체적인 정책으로 세금에 의한 기아를 감안한 나머지 세수(稅收) 감면과 국가의 형벌이 너무 가혹하여 국민이 자포자기할까 두려워한 나머지 형벌을 생략하자는 주장들이 그렇다.
이상은 모두 무치의 주장이요, 그것이 현실성을 띠어 보았자 무치에 대한 응용에 불과했다. 말하자면 국가란 것을 부정하지 않은 범위 안에서 되도록 인위적인 간섭을 제거하여 마치 작은 생선을 지지는데 휘젓지 않듯이 자연발생적인 촌락국가(村落國家)에 외부의 혼란과 간섭을 가하지 말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더러는 현실 정치술도 제시한 바 있어 주목된다. 마치 병가(兵家)의 이론 같기도 하지만 모두 부드러운 것이 견고한 것을 이긴다는 「유승강(柔勝剛)」의 원칙에서 발전된 것이니, 국민을 탄압하려면 먼저 풀어주고, 상대를 빼앗으려거든 먼저 준다는 요령 같은 것들이다.
한편 장자도 군병(軍兵)이나 상벌 ‧ 예법 같은 것을 비록 덕이나 가르침, 정치의 최후 방법으로 그 가치를 격하시켰지만, 그것들이 사회를 구성하는 데 필요하다고 긍정을 표하기도 했다.
여기서 도가들에게 파괴적이고 격렬한 혁명사상의 일맥도 엿볼 수 있었으니, 노자가 이 같은 정론을 전개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가 역시 당시의 정치에 대한 불만의 폭발이었기 때문이다.


국립경상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강의)교수
한국국제대학교 석좌교수
진주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장
지리산 막걸리학교 교장
강신웅(姜信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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