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숨쉬는 우리길 건강이 숨쉬는 트레킹
자연이 숨쉬는 우리길 건강이 숨쉬는 트레킹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0.0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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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걷는가. 건강에도 좋고 삶에도 좋다. 강은 어떤가.

▲ 전남 나주 산림자원연구소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은 아름다우면서 서정적인 풍경을 연출하는 길이다.
바야흐로 걷기 열풍이다. 산도 좋고 들도 좋다. 왜 걷는가. 건강에도 좋고 삶에도 좋다. 강은 어떤가. 이 땅의 강가에서는 절창이 줄곧 흘러 나왔다. 강으로 가보라. 수천 년의 노래가 숨 쉬고 이야기가 꿈틀거린다. 강을 걸으라. 조상들의 애환과 유수한 풍취가 반기리. 오천년 이 나라 백성의 어미이며 아비인 곳, 강의 숨결 속으로 가자.
산길도 있고 바닷가길도 있다. 그런데 하나가 빠졌다. 강길(가람길)이다. 인류문화가 강을 중심으로 꽃 피워다는 점을 감안하면 희한한 일이다. 우리에겐 역사와 문화 자연이 숨쉬는 가람길이 있다.

◆가람길은 자연·문화·예술을 만나는 길

회사원 임덕규(59)씨는 최근 가족과 함께 경북 예천의 회룡포 부근을 여행했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회룡대에서 내려다본 내성천이 절로 그려진다. 안동 하회마을처럼 포구를 굽이 돌아가는 모습은 신비로움을 자아냈다. 내성천을 가로지르는 뿅뿅다리를 건너 맨발로 걸었던 강변의 모래밭도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았다. 바닷가 백사장은 봤지만 강가의 모래밭은 처음인 조카들의 즐거워하는 모습이 특히나 좋았다.
강가의 길이 걷기 여행의 새로운 요람으로 떠오르고 있다. 강길(가람길)은 걷기 여행에 더없이 좋은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길을 따라 풍부한 이야기가 존재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문화와 문명이 강을 따라 번성했다는 점을 생각해 보라. 강은 선사시대 이래로 한반도의 역사와 문화가 춤췄던 공간이다. 강을 따라 마을이 들어서고 문물이 오갔으며 문화가 꽃피웠다. 그러니 가람길을 걷는 것은 단순한 도보가 아니라 수많은 조상이 만든 이야기를 따라가는 시간 여행이라고 할수 있다.

◆수천 년 풍요의 땅에 이어진 천년고도의 길

전남 나주는 수천 년을 이어온 풍요의 도시다. 영산강을 타고 내륙과 해양이 활발하게 교류하고 너른 들판의 소출은 넉넉했다. 고려 이후 호남의 중심도시였으니 그 문화적 깊이 또한 남다르다. ‘풍류락도 영산가람길’은 풍요로운 나주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길이다. 국밥, 홍어, 장어 등 나주가 자랑하는 남도음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길은 시간을 거슬러 고대에서 시작한다. 삼한의 유력자들이 잠들어 있는 반남고분군이 출발점이다. 수천 년을 견딘 고분들이 옛적 그대로 여기저기 누워 있어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들판을 통과해 자미산 망대에 오르면 나주평야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나주영상테마파크부터는 영산강을 거슬러간다. 금강을 볼 수 있는 영산나루마을을 지나 금강정에 오르면 영산강을 내려다볼 수 있다. 이어지는 강변길에서는 황포돛배 나루터, 죽산교, 소요정 등이 자리해 정감 있는 강가의 문화를 느낄 수 있다. 이 길은 먹을거리의 길이기도 하다. 천연염색관을 지나 조금만 더 나아가면 구진포 장어거리와 영산포 홍어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여정은 천년고도 나주를 일주하며 마무리된다. 태조 왕건이 아내를 맞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완사천, 일제에 대항한 나주 학생들의 의기가 서린 나주역, 유교문화의 중심이었던 나주향교, 나주읍성의 동문인 동접문과 나주목의 객사인 금성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그 유명한 나주국밥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곰탕거리도 이 길가에 있다.

▲ 창녕 우포늪을 찾은 탐방객들이 자연습지를 둘러보고 있다. 우포늪 생태탐방로는 자연생태학습장으로 손색이 없다.

◆창녕 우포늪 길 원시자연 눈으로 보고 느껴

창녕의 우포늪은 국내 최대의 원시자연 내륙습지다. 우포, 목포, 사지포, 쪽지벌을 통틀어 우포늪이라 부른다. 1998년 람사르협약에 등록된 후 환경부 습지보호구역(1999년), 천연보호구역(2011년)으로 지정됐다. 우포늪 생태탐방로에서는 1억4천만년 전의 원시자연늪의 자연생명체를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다.
우포늪 생태탐방로 주위로는 얕으막한 언덕 사이로 아기자기한 논밭들이 끝없이 펼쳐진다. 일명 ‘밭두메길’로 불리는 창녕군 대합면 신당마을에서 사지마을에 이르는 1코스와 대합면 주매마을과 장재마을 소목마을에 이르는 호젓한 산길 2코스, 두 가지의 생태탐방로가 나 있다. 두 코스 모두 정겨운 시골풍경을 볼 수 있다.
‘가시연꽃마을’로 불리는 신당마을에서 사지마을에 이르는 논밭길은 사지포(모래벌)로 연결되는 시골 논밭길이다. 매년 8월말 사지포는 토종 연꽃인 가시연꽃이 만발해 장관을 이룬다. 가시연꽃이 만발해 마을 이름도 가시연꽃마을이라 일컫는다. 가시연꽃마을에서는 민박은 물론 다양한 농촌체험 활동도 할 수 있다. 신당마을에서 하차해 살구나무와 자두나무가 늘어선 도로를 따라서 곧장 걷다 보면 길 끝에 붉은기와집이 보인다. 기와집을 마주하고 왼쪽으로 돌아 논밭길을 걷다 간이화장실과 얕으막한 언덕이 보이는 곳이 생태탐방로 1코스 시작점이다. 이곳까지는 차로 진입이 가능하다. 자가용으로 이동시 간이화장실 옆 공터에 주차하면 된다.
둔덕을 넘으면 길 사이로 아기자기한 논밭들이 펼쳐진다. 약간의 오르막을 시점으로 두 명이 나란히 걷기에 충분한 논밭길을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걷다 보면 금세 종점인 사지마을에 이른다.
코스 전체가 6.6km에 불과해 구간 내에 큰 볼거리나 체험거리는 없는 편이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사지포에 만개한 가시연꽃, 가을철에는 사지제방에서 보는 억새군락, 겨울철에는 일몰이 장관을 이룬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탐방 코스는 물론 자연생태 학습장으로도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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