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아이의 숨은 재능을 찾아줄 수도 있다.
스마트폰이 아이의 숨은 재능을 찾아줄 수도 있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1.0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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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 /영산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기술 문명은 불편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는 인간 욕망의 결과물인데, 어느 순간 나에게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빠르게 바뀌는 기술들을 배우고 따라가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흥미롭게 재미있는 기계임은 틀림없다. 핸드폰이 처음 등장했던 20년 전에는 단순히 들고 다니며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던 기계장치에 불과했다. 지금의 핸드폰은 스마트폰이란 이름에 걸맞게 못하는 것이 없다. 별도의 기술들이 한 장치 속으로 융합되어 완벽한 합체물로 많은 역할들을 한다. 전화기, 카메라, 음악 및 영상 플레이어, 컴퓨터가 하던 많은 일들, 신용카드 기능, 전자책 리더, TV와 라디오 수신기, 손전등, 나침반, 내비게이션, 스케줄러 등등. 오늘도 개발자들 손에서 더 많은 기능들이 추가되고 있다. 창업 아이템도, 소프트웨어 창작 대회에서도 개발되는 프로그램도 스마트폰 앱들이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흥미로운 것들이 매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은 세대에 따라 다른 용도로 활용된다. 50대는 전화 기능과 카메라, 메신저 용도로만 사용한다. 40대는 컴퓨터 대용품과 사무기기 용도가 추가되고, 30대와 20대는 스마트폰이 가진 기능을 거의 100% 활용하면서 산다. 그렇다면 우리의 10대들에게는 어떤 용도일까? 부모님이 사 줄 때는 전화기 용도로만 사용하기를 원하지만, 아이들의 호기심은 스마트폰이 가진 수많은 기능들을 주물러 보게 된다. 부모님과 선생님들 눈에게는 공부를 해야 하는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빠져 시간을 소비한다고 생각하기에 “공부해, 공부해”라고 외치면서 손에서 눈에서 스마트폰을 멀리 하라고만 한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하면 누구나 화가 나게 마련이다. 부모이기에 자식에게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자식이기 전에 인간이기에 화가 먼저 나는 것을 참을 수 없고 해야 할 공부에 열중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한 스마트폰을 잘 활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가족이 같이 의논하며 찾아보라 권하고 싶다.
실제 초등학생에서는 스마트폰을 못 쓰게 하는 것 보다는 기계 문명을 잘 활용하는 방법 쪽으로 바뀌는 선생님도 계시다고 한다. 내가 만난 선생님은 수업 현장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사례를 얘기해 주셨다. 학생들이 동영상 보는 것에 익숙한 것을 활용해서 기본 이론을 동영상으로 제작해서 미리 예습을 하고 들어오도록 하고, 수업 시간에는 팀 단위의 모둠 수업에서 학생들이 직접 문제를 출제하고 서로 풀어보는 응용 수업 형태로 진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동영상을 제작하는 앱을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고 스스로 수업 자료를 만들어 보도록 하는 방식이다. 나름 제작 스토리보드도 써 보면서 공부에 대한 흥미도 생기고, 사소한 제작물로 보이겠지만, 이 작업을 통해 콘텐츠 제작 과정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교육 현장과 교육 방식이 바뀌고 있다. 단순한 지식 전달은 이제 교육 현장에서 변모하고 있다.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역할만 선생님은 하면 된다. 신기술로 만든 도구들을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교육에 접목하는 연구를 해야 하는 것이다. STEAM 교육이 이제는 교육 현장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교과서를 들고 수업에 들어가면 되던 시절에서 선생님의 공부는 방향을 다각도로 바뀌어가야 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게임기로만, 전화기로만 쓰고 있는 스마트폰을 잘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들을 가지고 가족이 같이 동영상도 만들어 보고, 원거리로 자주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면 가족 커뮤니티를 만들어 살아가는 모습을 공유해 보면 서로 자주 보지 않아도 서먹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지에 열중하는 아이로 만들지 마시고,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결과물로 확인해 가면서 자기만족이란 걸 할 줄 아는 아이로 키워보라 권하고 싶다. 시간이 좀더 걸리고, 하는게 없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조바심 내지 마시고 기다림을 아는 부모가 되는 것이 좋은 부모이지 않을까. 스마트폰이 아이의 숨은 재능을 찾아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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