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테오(Coram Deo)의 老兵(노병)
코람테오(Coram Deo)의 老兵(노병)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1.08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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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작심삼일이 될지라도 필자도 신년계획을 세웠다. 그것도 거창하게 하나님(Deo) 앞에서(Coram) 말이다. 거짓말 안하기와 더욱 겸손해지기, 작은 것이라도 나누고 건강해지기이다. 그런데 사실 이 계획들은 지내온 세월동안 늘 꿈꾸었던 일인데 항상 실천이 안되었다. 바꿔 말하면 거짓과 허영·죄악 속에서 한가지라도 떳떳할 수 없는 인생이었음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반인에겐 생소한 용어까지 들먹이면서, 비록 석양 길에 서 있지만 마음을 한 번 더 추스려 보고파서 라틴어 코람테오를 인용했다.
사업을 벌렸던 전역후의 십여년은 야먕과 교만, 하늘을 찌를듯한 열정과 패기로 거칠 것이 없었는데, 따져보니까 살아야 한다는 필사의 각오와, 전술 전략 같은 사선에서의 긴박했던 순간들이 반복되어서 타성이 된 듯 했었고, 그 탄우 속에서 살아남았음이 어설픈 자신감과 교만으로 가득차게 한 것 같았다. 비근한 예로 부산 대면동인지 남천동인지 문현고개 넘어 UN묘지를 수시로 들락날락 하면서도, 우리의 자유를 수호하다 전사해서 그곳에 묻혀있는 용사들에게 감사할 줄 몰랐었다. 수많은 전우를 이역만리에 남겨두고 왔음에도… 자유와 평화 위해 피흘린 당사자 임에도 정작 내안의 자유평화엔 무심한 꼴이었다. 사업이 번창해지면서 거드름을 더했는데 누군가 한치 앞도 모르는게 인생이라더니, 난데없이 부메랑 되어 전상후유증에 인생이 폭삭 꼬꾸라져 버렸었다. 그제서야 겸손해지고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알게 되었고, 건강의 소중함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새옹지마였다. 부산 유엔묘지의 이방인 전사들의 고마움도 진정으로 알 수 있었고, 전후방 장병들에게 선배로서 또한 참전용사로서의 경험과 철학을 강의하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스스로가 나라 있고 자유 있음에, 국민의 모든 것을 지켜주는 장병 있음에 얼마나 고마워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원전 때문에 마음조린 국민들, 집단이든 개인이든 혹은 북한이든, 고도의 해커기술로 체르노빌이나 후꾸오까 아닌 우리 안방에서도 재앙을 일으킬 수 있다니까 얼마나 두려워 했던가. 특정종교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윤리나 상식 법률 속에 녹아있는, 도적질 안하기, 간음·살인 안하기, 이웃 물건 탐내지 말고 이웃사랑·부모공경, 남색하는 자(동성애자) 돌로치기 등 누구나 알고 접하는 양심을 지키는 일들을 코람테오, 하나님 앞에서 실행한다면 2015 새해부터 우리사회가 동해 일출의 태양처럼 찬란한 희망의 꽃이 활짝 피어나지 않을까 하고 백발의 노병은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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