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사랑
어머니의 사랑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1.1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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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 전)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어머니 사랑 하나, 한 청년이 아름다운 한 아가씨를 무척이나 사랑했다. 그런데 그 아가씨는 얼굴과는 다르게 아주 독한 마음을 가진 아가씨였다. 아가씨는 청년이 정말로 자기를 사랑하는지를 확인해야 하겠다면서 청년에게 자기를 사랑한다면 어머니의 심장을 꺼내어 자기 앞에 가져오라고 요구했다. 사랑에 눈이 먼 청년은 그녀의 말을 그대로 따랐다. 어머니의 심장을 꺼내어 두 손에 들고 아가씨의 사랑을 얻게 된 기쁨에 아가씨가 있는 곳으로 힘껐 달려갔다. 그러다가 그만 너무 서두른 나머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어머니의 심장이 땅바닥에 툭 굴러 떨어졌다. 청년은 놀란 얼굴로 땅바닥에 떨어진 어머니의 심장을 바라보았다. 그때 어머니의 심장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다. ‘얘야, 어디 다치지 않았느냐? 조심하거라.’

어머니 사랑 둘,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던 한 청년이 그만 교통사고를 당해 두 눈을 잃게 되었습니다. 청년은 어머니의 정성스러운 위로와 간호에도 불구하고 깊은 상실감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쪽 눈을 기증 받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청년은 크게 기뻐하지 않았습니다. 두 눈을 다 기증 받아 예전과 같아지기를 고대했기 때문입니다. ‘얘야, 한쪽이라도 어떠냐. 그래도 수술을 받도록 하자구나.’청년은 어머니의 간청에 못 이겨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붕대를 풀던 날, 왈칵 울음을 쏟아내었습니다. 어머니의 한 쪽 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들을 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얘야, 두 눈을 다 주고 싶었지만, 다음에 앞 못 보는 어미를 네가 돌보아야 할 걸 생각하니 그럴 수 가 없었다.’

모성(母性)이란 이런 것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아까워하지 않는 것. 이런 것이 모성이 아닌가 한다. 화살은 활이 많이 휠수록 멀리 날아간다. 그래서 어머니는 활과 같고 자식은 화살과 같다고 한다. 그러니까 부모의 허리가 휘면 휠수록 자식은 그만큼 멀리 전진하게 되는 것이다. 멀리 날아간 화살일수록 역으로 그 화살을 날려 보낸 활은 많이 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활이 많이 휘어질수록 그 고통이 심한 것이다. 그러나 활은 오직 화살을 멀리 날려 보내기 위해 그 고통을 참고 이겨내는 것이다. 누구 한 사람이 성공을 했다면 그 성공의 이면에는 대부분 그를 위해 희생한 어머니가 있었다.

나는 때로 삶이 힘들다고 느낄 때는 어머니께서 살아오신 희생적인 삶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힘과 용기를 얻곤 한다. 어머니의 거친 손, 남루한 옷차림, 밤잠을 자지 않고 일하시는 초인적인 인내력, 자기를 희생하고 늘 남을 위해 봉사하시는 모습, 이런 것들이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에도 늘 삶의 지표가 되고 힘과 용기가 되었다.

부모님봉양이라는 용어조차 사라진 이 시대… 나는 이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 낱말을 발음해 본다. “어머니” 이 세상에서 이 보다 더 깊이 마음을 적시는 말은 없다. 길을 걷다가 글을 쓰다가 울컥 어머니가 보고 싶어서 가슴이 저미어 올 때가 가끔씩 있다. 그러나 어머니께서는 이 세상에 계시지 않는다. 살아 계실 때 어머니를 잘 모셔야 하는데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시장 길을 걷다 보면 찐빵집도 지나고 어물전·생선가게·과일가게·옷가게·정육점들을 지나게 된다. 나는 어머니께 저러한 것들을 제대로 한 번 사 드리지도 못했다. 내가 어릴 적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 때 어머니께서는 찐빵을 쪄 주셨다. 그런데 그 찐빵이란 게 지금처럼 이스트를 넣어서 부풀어 오르는 그런 찐빵이 아니고 막걸리를 조금 석어서 시큼한 맛이 나는 찐빵이었는데 부풀어 오르지 않고 단단한 빵이었다. 길을 지나다가 보기 좋고 잘 부풀어 오른 찐빵을 사 먹어본다. 그러나 어머니의 사랑이 빚은 그 맛은 아니다. 그 맛은 아마도 다음 세상에 가서 어머니를 다시 만나야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살기가 좀 고달프다고 자기가 낳은 자식을 팽겨 쳐 버리고 발길을 돌리는 어머니들 왜 들 이러십니까? 이러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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