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새해다!
와 새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1.1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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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
 

새해라고 호들갑을 떨어봐도 새로울 것이 없기는 하다. 빠르기는 왜 이리 빠른지. 누가 쫓기라도 하는 것처럼 달려가는 시간이다. 벌써 1월이 기울고 2월이 저만큼 나를 넘본다. 이러다 3월이 지나고 나면 이내 더워지고 '상반기'가 지나가겠지. 그때쯤이면 더위는 또 얼마나 기승을 부릴 것인가. 덥다고 덥다고 늘어지며 짜증을 내고 쌩난리를 피워서야 더위는 한풀 꺾일 것이다. 그리고 원수 놈의 '하반기'가 밀어닥칠 것이다. 그렇다고 총알처럼 빠르고 폭력적인 시간 앞에 당하고 살면 안 될 것이다. 암, 절대 안 되고 말고!!


괴테의 이 말을 생각해 본다. '하루의 순간순간은 어제와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절대 방심하지 못하게 하는 그 무엇이다.' 아마도 괴테라는 사람은 일생을 진짜 치열하게 산 사람임에 틀림 없다. 그의 저서를 읽다 보면 매순간의 '집중'에 대해 열변한다. 그가 말하는 집중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전하면 '매순간 가장 탁월한 것을 창출하는 데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가 말한 절대 방심하지 못하게 하는 그 '무엇'은 바로 가장 '탁월한 것'을 창출하는 과정일 것이다.

가장 탁월한 것은 어떻게 탄생하는 것일까? 무엇이 가장 탁월한 것인가? 이 두 질문 중에서 후자가 우선 고려되어야 하겠다. 그것이 바로 인생의 목표일 테니까. 여기서 나는 몹시도 조심스럽다. 인생의 목표라고 하면 소위 '돈 되는 직업'들을 생각할까봐. 물론 그것들도 인생의 목표이다. 그러나 여기서의 인생목표를 굳이 말한다면 매순간의 목표이자 인생의 궁극적 목표라고 생각해보자. 매순간의 목표이자 인생의 궁극적 목적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아주 뚜렷하다. 그것은 행복이다. 따라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탁월한 것은 바로 행복이다.

이제 가장 탁월한 것은 어떻게 탄생하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우리는 행복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라는 질문으로 바꿔도 된다. 행복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바로 인생이다. 인생은 행복을 만들어내는 과정 그 자체인 것이다. 사람은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일들을 하며 일생을 보낸다. 그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일들이 결국엔 '행복'하기 위해 하는 일인 것이다. 사람은 행복을 생산하든지 불행을 생산하든지 둘 중 하나다. 실은 중도라는 건 없다. 이렇게 인생을 과단순화시켜 보면 사실 별것 아니다. 근데 또한 그것이 방심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사람은 행복을 생산하든지 불행을 생산하든지 둘 중 하나다’ 라는 말은 또 ‘사람은 삶을 살든지 죽어가든지 둘 중 하나다’ 라는 말로 바꿔 말할 수 있다. 이제 무엇이 행복이며 우리가 매순간 행복을 어떻게 생산할 수 있는지 조금 또렷해졌다. 행복은 삶의 또 다른 이름이다. 우리는 살기 위해서 태어났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태어났다. 행복은 매순간을 죽게 하지 말고 살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는 사람이기에 나도 살게 하고 남도 살게 하는 것이다. 나는 살게 하고 남은 죽게 해서는 행복이 아니다.

세월호에서 누군가 산 사람은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걸 알았다면 우선 모두 살리고 봐야한다. 배가 가라앉는다면 그 안의 사람은 빨리 빠져나와야 살 수 있고 문을 열었어야 했다. 그런데 누군가의 지시를 기다리느라, 누군가의 지시가 없었다고 살게 할 수 있었는데 죽게 했다. 명백한 범죄다. 삶이 행복이다, 라는 건 인생의 헌법이다. 또 서서히 저질러지는 범죄도 있는데 생활 속의 범죄들이다. 평소에 소주 두 잔이면 기분이 참 좋다면 두 잔을 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이런 저런 이유로 더 마시게 된다. 두 잔이 넘으면 취기가 짙어지고 술이 더 '땡기고' 코가 삐뚤어지게 되고 술을 자주 찾게 되다가 중독이 되고 환자가 되고 결국엔 살아도 사는 게 못되고 죽어가게 된다. 자신을 죽이는 것 또한 명백한 범죄다. 주사가 심해져서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들도 괴롭히면 이 역시 가족들의 삶을 방해하는 명백한 범죄다.

실은 우리는 어떻게 하면 매순간 행복이 생산되는지 불행이 생산되는지 충분히 알고 있다. 단지 실천이 안 될 뿐이다. 실천을 못하는 데에 또 여러가지 변명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변명이 변명이 아니라 이 '재벌주의 사회- 재벌기업이 사실상의 지배를 하는 사회'에서는 눈만 뜨면 TV, 스마트폰, 권력과 재벌과 함께 가는 나쁜 언론들이 하는 소비선동에 행복생산을 훼방당하기 십상이다. 그러니 정신 차리자, 내 자신의 삶이다. 내 자신의 행복이다.

아직은 상반기, 그 중에서도 정월이다. 새롭게 시작해 볼 일이다. 새롭게 시작할 일을 기를 쓰고 찾아내서 실천하자. 하다못해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때 자, 이만큼 잤으면 됐어, 일어나 행복을 생산해 볼까? 하고 이불을 걷고 일어나는 게 행복을 만들 것인지 생각해 보자. 그것이 아니면 “아, 정말 지겨워,” 라며 늦잠을 자서 불행을 생산할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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