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비결
행복의 비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2.0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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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짐승은 몸이 성하고 배가 부르면 행복하다. 인간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하지만 인간은 그렇지가 않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조건이 상당히 충족된 상태에서도 결코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충분히 돈을 벌었는데도 즐겁게 사는 데 방해되는 요소가 뭐냐고 물으면 대개 “생존경쟁”이라고 한다.

아니다 “성공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들 있다. 현대인들은 돈이 있으면 여가를 즐기겠다는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돈이 있으면 그걸 통해서 더 많은 돈을 벌고, 돈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면서 더 호사스럽게 살기를 원한다. 그런데 그 호사라는 게 끝이 없다. 문제는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행복의 주요 원천이라고 지나치게 강조되어 왔기 때문이다. 인간만이 자기가 가진 현재의 것에 만족하지 못한다. 끝이 없는 욕망이 인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었지만, 개인이 느끼는 행복은 욕망과는 반비례한다. 많이 가진다는 것은 자유도 주지만, 또한 머리도 아프게 한다.


미국 독립선언문에 보면 「행복의 추구를 삶과 자유와 더불어 이유가 불필요한 인간의 자명한 권리」라고 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행복은 50%는 유전, 10%는 환경, 40%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통계가 발표된 적이 있다. 비슷한 조건에서 행복한 사람은 불행한 사람보다 덜 아프고 더 오래 산다고 한다.

프랑수아 를로르가 쓴『꾸뻬 씨의 행복 여행』에서 저자는 행복의 비결을 다음과 같이 여섯 단계로 구분하여 소개하고 있다. 첫째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행복을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라. 각자 자기 몫의 삶이 있는데 남과 비교하니까 기가 죽고, 불행해지고, 시기심과 질투심이 생긴다. 어떤 개인이라도 그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독립된 존재이다. 둘째 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사람은 행복해진다. 누가 무슨 소리를 하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은 좋은 일이다. 셋째 행복은 집과 채소밭을 갖는 것이다. 채소밭을 갖고 흙을 가까이하며 살아 있는 생명을 가꾼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자신의 땅은 아니지만 공터에 채소를 가꾸는 사람이 더러 있다. 무척 좋은 일이다. 자기가 뿌린 씨앗에서 싹이 트고, 떡잎이 나와 펼쳐지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뿌듯해진다. 아파트 베란다에 채소를 기르면 늘 보살펴야 하니까 부지런해지고, 자연에 대한 고마움과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신비를 느낄 수 있다. 넷째 행복은 내가 다른 사람에게 쓸모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한 개인의 삶은 다른 사람에게 유용해야 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우리에 갇힌 짐승처럼 사는 그런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 사람이기 때문에 관계 속에서 한몫을 하는 것이다. 다섯째 행복은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에 달려 있다. 같은 장미꽃을 바라볼 때 어떤 이는 “이렇게 아름다운 장미에 왜 가시가 돋아 있나.”하고 불만스럽게 생각 할 수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가시에 이렇게 아름다운 꽃이 달려 있네.”하며 고맙게 여길 수도 있다. 여섯째 행복은 다른 사람의 행복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나 자신만의 행복은 근원적으로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사람은 관계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 나눌 때 행복은 몇 배로 깊어지고 넓어진다.

아프리카를 방문한 여행객 일행이 여행도중 노상에서 강도를 만나 차를 빼앗기고 그들의 아지트로 끌려가서 지하실에 감금되었다. 강도들은 여행객들을 어떻게 처리할까 옥신각신하게 되었는데 우두머리가 여행객의 몸을 수색하다가 주머니에서 쪽지를 보고 여행객들을 풀어주게 된다.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행복은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내가 단독으로 쓰고 있는 서재 한 구석에는 투박한 뚜껑이 있는 단지 하나가 있는데 나는 몇 년 째 그 뚜껑을 열어보지 않고 있다. 이제는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단지를 볼 때 마다 그 속에는 행복이 들어 있을 것 같아서 뚜껑을 열어보지 않고 고이 간직하고 있다. 날마다 서재에 드나들면서 행복단지를 보는 나는 따따블로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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