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점(死點)
사점(死點)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2.1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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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사점(死點):왕복동기관(往復動機關)에서 연간(連桿)과 크랭크(crank)가 일직선 위에 있고, 피스톤(piston)이 충정(衝程)의 말단에 있을 경우를 이름(dead point). 공업용어로 쓰는 명사라고 국어사전에서 풀이하고 있다.


일본의 어느 산 속에는 전원 기숙사 제도의 고등학교가 있다. 학생들은 새벽 4시 반에 기상해 저녁 9시에 취침하기까지 초단위로 생활하면서 몸과 마음을 단련한다. 교장부터 교직원 모두 새벽 2시에 일어난다. 교사와 학생이 혼연일체가 되어 하루 24시간 학교를 훈련소로, 학문을 수련이라 생각하며 가르치고 배운다. 이 학교의 교장은 솔선수범하면서 70세를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교사와 학생들을 이끌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인생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마라톤에는 ‘사점’이라는 것이 있다. 전력을 다해 달리다보면 숨이 막히고 목이 타면서 배가 아파오고 다리가 철근처럼 무거워져 더 이상 달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몸과 마음이 이렇게 한계상태에 이르는 것이 ‘사점’이다. 그러나 사점에 도달한 선수가 거기서 쓰러진다면 그는 영원히 승리자가 될 수 없다. 사점은 하늘이 자네를 큰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기 위해 주는 은혜로운 채찍이다. 전력을 다해 도전하는 사람을 개혁시키기 위한 사랑의 장애물인 것이다.

 첫 번째 사점을 돌파한 선수는 의지와 체력과 인간성이 한 단계 성장한다. 그러나 두 번째, 세 번째 사점이 다가올 것을 항상 명심하고 있어야 한다. 마라톤뿐만 아니라 인생에도 사점이 있다. 전력을 다해서 사점에 도달했을 때 사력을 다해 사점을 돌파한 자만이 자기를 향상시키고 새로운 사람으로 탄생해 일을 완성할 수 있다. 고통을 싫어하는 사람, 시련을 견디고 돌파하는 의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결코 진보란 없다. 사점이 찾아오도록 전력을 다해라. 사점을 즐겁게 맞아 돌파하기 위해서 정면으로 맞서 노력해라. 이렇게 스스로를 끊임없이 개혁시켜라. 이것이 진정한 인생이다.

이 학교에서는 매일 아침 1km를 뛰고 방과 후에는 6km 마라톤, 월 1회의 10km 마라톤을 한다. 당연히 전교생이 참여한다. 입학해서 졸업할 때까지 3년 동안 전교생이 달린 거리를 계산하면 일본 최북단인 홋카이도에서 최남단 오키나와까지 왕복한 것과 같은 거리가 된다고 한다. 학생들의 일기장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있다고 한다. ‘새벽 1시에 일어나 공부를 시작했다. 머리에 잘 들어오는 것 같다….’ 이 학교의 교훈은 ‘목숨 걸고 살아라’라고 한다.

지금 우리사회에서는 IMF위기 때 보다 경제상황이 더 어렵다고들 하고 있다. 지금 이 시련의 시기가 우리나라가 사점의 고비를 넘겨야 하는 시련의 시기가 아닌가? 한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시련의 고비를 넘기는 힘을 모아야 하겠다. 국민이 힘을 한 데 모으느냐 힘을 분산하느냐가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이 된다.

영국 사람은 걸으면서 생각하고, 프랑스 사람은 생각하면서 달리고, 스페인 사람은 달리고 나서 생각한다는 속담이 있다. 행복하고 긍정적인 사람에게는 풀도 꽃으로 보이고, 부정적이고 우울한 사람에게는 꽃도 풀로 보인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추한 것도 아름답게, 아름다운 것도 추하게 보일 수 있다.

초등학교 4학년 중퇴의 학력으로 마쓰시타 전기를 창업하여 세계적 기업으로 키운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기업가로 성공한 일본의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모두가 ‘불경기다, 불경기!’라고 말할 때에는 아직 불경기가 아니다. 모두가 ‘이젠 끝이다!’라고 생각할 때가 정말로 불경기다. 라고 했다.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는 ‘최악’이라고 말 할 수 있는 동안은 아직 괜찮다. 라고 하기도 했다.

공자는 “가장 위대한 승리는 쓰러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쓰러질 때마다 다시 일어나는 것이다. 라고 했고 국가 부(富)의 본질과 원천에 관한 연구로 국부론(國富論)을 저술하여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누가 가장 영광스럽게 사는 사람인가? 한 번도 실패 없이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실패할 때마다 조용히 그러나 힘차게 다시 일어서는 데 인간의 참된 영광이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얼마나 많은 사점을 넘고 또 넘어왔는가. 국방백서에 의하면 993번의 외침을 당한 흔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자연자원의 빈국에서 오늘날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대열에 서 있지 않은가? 한 번 더 ‘대한민국 화이팅’을 외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모으자. 사점을 넘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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