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학동 도인촌 기행 (1)
청학동 도인촌 기행 (1)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0.10 18: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은옥/텍스타일 디자이너
청학동! 가봐야지 가봐야지 맘만 먹고 있다가 지난 여름 방문을 하게 됐다.

주변 사람들은 학창 시절 학교에서 소풍으로 야유회로 방문을 하기도 한다는데… 필자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청학동을 향하는 발걸음은 기대로 가득 찼다. 청학동에는 삼성궁, 도인촌, 청학 폭포, 서당 등 볼거리가 많다고 들었지만 필자는 도인촌이 어떤 모습일까 가장 궁금했다. 그들은 어떤 행색을 하고 있을까. 아이들은 학교를 다닐까. 컴퓨터는 가지고 있을까. 이렇게 교통이 발달되어 있는 사회에서 예전의 모습이 지켜지고 있는 마을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청학동! 드디어 도착한 것 같다.

앞에 갓을 쓰고 한복을 입은 남자가 풀을 베고 있다. 그 옆에는 포터 트럭이 세워져 있고 차 뒤에 짐칸에는 한복을 입고 댕기머리를 한 아이 둘이 장난치며 놀고 있다.

말로만 듣던 도인촌이 있구나! 감탄을 금할 수 가 없었다.

지나가는 행인이 가르쳐준 방향으로 계속 계속 올라갔다. 길가에 오리 모양을 한 가로등이 인상적이다. 마치 잘 다듬어진 목재 조각상 같다.

서당을 지나고 상가를 지나고. 눈앞에 계곡이 보인다. 계곡 위에는 다리가 놓여있다.

그 다리를 건너면 도인촌이 있을 것만 같다. 다리 아래는 외부인들이 피서를 즐기고 있다. 다리를 지나니 숲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길가로 나무가 울창하여 하늘을 조금 가린다. 사람 키의 2배가량  되어 보이는 커다란 나무 조각상들이 무서운 얼굴을 하고 서 있다. 짐작컨대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오래전에 세워진 것들이 아닌가 한다.

마침내 앞에 도인촌이 보인다.

짚을 얹은 집, 돌길, 돌담, 댕기머리를 하고 한복을 입은 꼬마들. 한복은 흙색과 풀색이다.

뭔가 휴식처를 찾은 느낌이다. 순간 ‘세상만사 잊고 여기서 한 달만 살아봤으면…’하는 맘이 절로 든다.
돌길을 걸어 오르니 “하늘과 땅마저 아껴 숨겨 두었다”라는 문구가 쓰인 비석이 눈에 띈다. 도인촌을 구경하기도 전인데 이 말이 충분히 공감됐다.

평평해진 돌길과 돌담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맨 처음에는 울퉁불퉁 바위길이였을 텐데…
맨 처음에는 울퉁불퉁 돌담이었을 텐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러서 울퉁불퉁한 돌들이 평평해졌을까.
비와 바람과 눈과 사람의 손결이 스쳐 만들어 낸 결과물이 아니겠는가!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더 하고 싶은 말이 많다. 나머지는 다음번에 해야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