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읍장으로 섬세하고 따뜻한 행정 펼치겠다
여성 읍장으로 섬세하고 따뜻한 행정 펼치겠다
  • 산청/정도정기자
  • 승인 2015.03.03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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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군 최초 여성 읍장 민명숙 사무관

▲ 민명숙 읍장은 “돌아가신 부친께 부끄럽지 않은 딸로 최선을 다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했다.
산청군 최초 여성면장출신으로 항상 낮은 자세로 열심히 임하는 민명숙 산청읍장은 지난 2월 11일 산청군 정기인사로 고향인 오부면장에서 산청읍장으로 전보발령을 받은 후 “남은 임기동안 공무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돌아가신 부친께 부끄럽지 않은 딸로 남기를 바란다”며 그동안 정들었던 오부면에서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싶은 간절함이 있었으나 존경하는 허기도 군수님의 뜻을 받들어 산청읍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현장 위주의 행정을 펼치겠다는 민명숙 산청읍장을 만나 보았다.


다음은 민명숙 읍장과의 일문일답.

-공무원의 길을 선택한 계기는
▲어린시절에 면사무소에 근무하신 부친께서 퇴근을 하신 후에도 동네 주민들이 수시로 집으로 찾아와 가정사까지 털어놓고 애로사항을 토로하는데 부친께서는 전혀 이런 점들을 귀찮아 하지 않으시고 친절히 상담하고 주민들의 일을 마치 내 자신의 일처럼 돌봐 주시는 모습이 존경스러워 자연스럽게 공무원이 되겠다는 생각을 한 후 대학 진학도 포기하고 공무원의 길을 걷게 되었다.

-남편은 어떤 계기로 만나게 되었나
▲군청에서 근무하던 시절 다른 과 직원이 10월 연휴기간을 맞아 지리산 등반을 제안했고 그 자리에서 당시 노총각이던 남편을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는 말수가 적어 호감이 가지 않았지만 등반하는 동안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예전엔 미처 알지 못했던 장점들을 많이 보게 되었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인생의 동반자로 서로 위하고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

▲ 민명숙 산청읍장이 사무소 직원들과 회의를 가지고 있다.
-최근 부친상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픔이 많았을 텐데
▲10년전 직장암 수술을 받고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었으나 1년 전 경운기 사고로 면연력이 많이 저하되면서 암이 재발되어 한달가량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사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버지가 너무 생각나고 보고 싶어 눈물이 난다.
아버지는 나에게 아버지 이상의 존재였다. 선배 공무원으로서 평생 나의 곁에서 멘토 역할을 해주셨다.
공무원으로 근무하신 아버지께서 생전에 이루지 못하신 면장발령을 받아 근무하는 딸인 나를 너무 대견스러워 하셨는데 하늘에서 보고 계실 아버지를 기억하며 부끄럽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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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아버지 따라 공무원 길
산청군 최초 여성면장 출신
여성 편견 깨기 위해 많은 노력

솔직한 표현으로 현장행정 수행
마을경로당 등 직접 찾아다니며
작은 목소리에도 귀담는 신뢰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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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면장으로서 직무수행이 힘들지는 않았나
▲처음 고향인 오부면에 발령을 받아 갔을 때 태풍 볼라벤과 산바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은 상황이었고 가는 곳마다 복구사업을 해달라고 아우성이라 밤에 잠도 오지 않을 정도로 걱정이 많았다.
또한 주위에서 여자가 무슨 일을 제대로 하겠느냐며 편견의 목소리도 많았지만 용기를 내어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숨기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질문하고 또 다시 모르면 재차 물어가면서 관심을 가지고 현장위주의 행정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해야 할 일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면정업무를 수행하면서 때로는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항상 면장을 믿고 격려해 주신 오부면민들이 있어 많은 보람을 느낄 수 있었고 지금도 그분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오부면장 시절 주요성과는
▲면민들과의 진솔한 소통과 화합이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상대방이 자신의 일에 관심을 가지고 귀 기울여주면 마음을 열기 마련인데 면장이기 이전에 인심 좋은 이웃집 아줌마로 때론 누나, 동생, 딸 같이 격의없이 다가가 가족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면민과 화합한 것이 가장 큰 성과인 것 같다.

-산청읍장으로서의 각오는
▲고향면에 근무하다가 읍장을 맡아 마음의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나 그 동안의 면장업무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원로, 사회단체, 주민들과 함께 손을 맞잡고 늘 주민과 마주하는 현장중심의 행정을 펼쳐 나가겠다.
또한 첫 여성 읍장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여성의 섬세함과 따뜻함을 내세워 사회적 약자를 보듬고 소통과 화합으로 소외되는 읍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읍정을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

-산청읍의 미래 가치와 경쟁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산청읍은 산청군의 주요지로서 북서쪽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800m 내외의 산지이며 웅석봉(1099m), 둔철산(812m), 기산(611m)이 솟아 있고, 경호강의 청정한 맑은 물에 둘러싸인 군내 교통의 중심지이다.
특히, 경호강에서는 눈과 마음을 힐링하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더불어 국내 최고의 래프팅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보고, 즐기고, 체험하는,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관광벨트가 두루 연계되어 있어 군정목표인 관광산청·부자산청 슬로건에 자연스럽게 접목되어 관광 휴양지로서의 품격을 더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삼한사랑채아파트의 인구유입과 더불어 점차 늘어가는 귀농·귀촌으로 학생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기숙형 중·고등학교 설립이 추진된다면 특성화된 교육환경으로 교육산청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되며, 읍 전역에 쉼터와 소공원을 조성하여 가든산청으로 변화시킨다면 사계절 볼거리가 가득한 녹색산청이 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산청읍은 천혜의 자연경관과 더불어 쉼터 및 소공원 조성으로 관광·녹색산청으로 거듭날 것이며 인구유입과 함께 특성화된 교육환경으로 교육산청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사업분야 활성화 방안은
▲기초연금 지급 등으로 소외계층의 삶의 질이 다소 향상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분들이 많다.
이러한 가정을 발굴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주요 기관·사회단체와 연계하여 복지사각지대 발굴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주요 군정시책인 마을대표자를 요양보호사로 양성하는 사업을 적극 활용하여 우리 지역에서 소외받는 세대가 없도록 빈틈없는 복지정책을 펼쳐 나가겠다.

-주민과의 소통을 위한 비결은
▲오부면 근무시절 마을경로당을 찾아다니면서 할아버지, 할머니 손을 꼭 한번씩 잡아드리고 돌아왔다.
처음에는 악수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손을 내밀면 많이 쑥스러워 하셨는데 지금은 오히려 먼저 손을 잡아주시고 좋아하신다.
그리고 출장길에 주민들이 부탁하는 이야기는 경청하고 메모하여 다음에 잊지 않고 결과를 알려드렸는데 결과가 어찌됐던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주고 신경 써 준 것에 대해 너무나 고마워하고 행정을 신뢰해 주셨다.
소통을 위해 특별한 비결이 있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먼저 상대방에게 손 내밀어주고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것이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 민명숙 산청읍장이 현장행정을 펼치고 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소위 요즘 말하는 워킹맘으로서 원만한 직장생활과 충실한 가정생활을 양립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지금은 여성직장인에 대한 육아휴직 등 다양한 복지정책이 마련되어 있고 맞벌이 부부가 대부분이지만, 그 당시에는 집안에 무슨 일만 생기면 일을 그만 두라는 이야기를 당연한 것처럼 들어야만 했다.
어느덧 내 자식들이 아이를 낳아 키우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아이들이 어릴 때 옆에서 살뜰히 챙겨주지 못해 미안한 맘이 크지만 그저 예쁘게 잘 자라준 우리 아들, 딸들이 지금도 너무 고맙다.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오부면장 시절 생초천공사가 준공되면서 오전2교가 새로 생겨 우회도로 짜투리 부지에 소공원을 조성하고 정자를 세웠었다.
현판식 하던 날 주민들이 이제 오전지구에도 사랑방이 생겼다며 너무 좋아하셨는데 지난 여름 무더운 한낮에는 정자에 앉아 막걸리 한잔을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고, 야간에는 운동을 하며 체력을 다지는 모습을 보고 면장으로서 많은 보람을 느꼈다.
그리고 규격화된 박스가 없어 취나물, 시래기 등을 일반상인에게 싼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을 보고 급히 농업소득증대사업 포장박스제작비를 요청하여 규격별로 박스를 제작하여 포장된 상품을 제값을 받고 팔면서 오부면 홍보와 더불어 주민들의 소득 증대로 이어져 특히나 보람됐다. 산청/정도정기자

■민명숙 읍장은
-산청군 오부면 방곡리 출생
-오성초등학교 졸업
-마산대학 사회복지학과 졸업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인테리어 재료공학과 졸업
-차황면, 산청읍, 금서면, 단성면, 산청군청 주민복지과, 재무과 근무
-사무관 승진후 의회사무과 전문위원
-오부면장
-산청읍장(현)
-남편(최경호)과 1남 2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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