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롭고 근사한 마음
향기롭고 근사한 마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3.0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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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표/경남한국화가협회장

사람은 누구나 갈등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인간을 ‘갈등의 동물’이라고 한다. 나이 들어감에 따라 우리의 신체활동 기능이 점점 약해지기에 여간해서 마음먹지 않으면 갈등을 잘 처리하기가 어렵다.

인간의 갈등구조를 쉽게 표현하면 분노, 증오, 화와 같은 것이고 두 번째가 동정심, 세 번째가 질투심이다. 그런데 이 분노, 증오, 동정심, 질투심을 끌어안고 사는 사람은 행복할 수 없다. 싫어하고 미운 사람을 떠올려 보면서 시간을 끌게 되면 도움이 되는 게 없을뿐 아니라 감성지수가 점점 떨어진다. 그래서 미움이 밀려오는 순간에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먼지를 떨어 버려라” 라는 성경 구절을 떠 올리곤 하는데 지금 내가 누구를 미워하고 싫어하고 증오하는 순간 내 몸속에서 독극물이 나와 암세포가 수만, 수십만, 수백만 개식 생긴다. 그리하여 부글부글 끓는 감정을 삭이지 못하고 침몰하면서 결국은 내가 죽는 것이다.

미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우며 보통 사람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미움을 포기 할 수 있다. 등산을 하거나 다리를 다쳤다면 지팡이를 짚어야 편하다. 그러나 산에서 내려오거나 다리가 완쾌되었을 때 지팡이를 들고 다니면 귀찮기에 버린다. 미워하고, 분노하고, 싫어하는 것은 영혼의 쓰레기다. 음식물 쓰레기를 안방이나 침실에 두는 일은 없을 것이다. 돈 주고 산 귀한 음식물도 버리면서 마음속에 있는 영혼의 쓰레기는 왜 쌓아 두고 있는가? 버리면 내가 행복해지는 것이다.

지나가다가 꽃 한 송이를 보고 멋지게 스케치 하면 꽃이 행복한 것이 아니고 내가 행복한 것이다. 평소 고군분투 하면서 오랜 세월 다져지고 형성되어온 질그릇 같은 성격형성 자체가 우리네 인생살이이기에 좋지 않는 감정과 큰소리로 대화를 주고 받으면 갈등밖에 생기지 않는다. 나는 어릴 때부터 말을 듣는 쪽으로만 무척 발달한 것 같다. 어머님의 성격은 남과 소통을 잘하는 성격이었기에 항상 주위에 사람들이 많이 모였는데 이웃 아주머니들끼리 모여 수근거리는 작은 소리의 반응에도 매우 익숙해져 있었다.

어린 시절을 회상해 보면 말을 듣기만 했지 말을 하는 기회는 없었던 것 같다. 갈등을 이겨내려면 말을 유창하게 잘 해야 한다. 우리는 말을 가르친 적이 없다. 그럴 필요도 없는 민족이었다. 농경, 산악, 정착 국가였기에 이동을 하지 않았다. 시집을 가도 옆 동네로 가기에 동네 숟가락 숫자까지 다 알았기에 말을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대를 살아가려면 말을 잘 해야 한다. 말을 잘 하려면 요약력이 있어야 한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면서 상대 말이 옳은지 내가 옳은지 분별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은 교양을 뜻하는데 상대의 말이 옳으면 무조건 인정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왜 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버릇될까봐 그런다고 하는데, 인정하면 내가 덕을 보는 것이다. 내 말이 옳으면 조용히 설득을 해야 하고 안 되면 포기해야 한다.

우기는 것은 사람을 바꾸는 것인데, 사람은 그런 식으로는 결코 바뀌지 않기에 설득하다 안 되면 포기해야 한다. 현대사회는 분위기에 맞는 말과 재치 있는 말을 하면서 즐겁고 신나게 말할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은 늘 얼굴에 따뜻한 웃음을 띠우고, 다른 사람 칭찬을 잘 하고, 영혼이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마음이 넉넉한 사람들이다. 내가 지금 웃고 있는가? 내 마음이 열려 있는가? 내 얼굴이 편안한가? 내 생각이 넉넉한가? 남의 좋은 점을 보고 칭찬하는 말을 달고 다니다 보면 어느 새 향기롭고 근사한 마음의 소리들이 날개 짓 하며 내게 다가옴을 느낄 것이다. 사소한 생각들이 큰 업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평소에 좀 더 재미나게 살걸! 그때 좀 더 베풀 걸! 그 때 좀 참을걸! 이 세 가지가 마지막 가장 큰 후회라고 한다.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해서 향기 나고 건강하게 살아가도 모자라는 게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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